남들과는 조금 다른, 자신들의 길을 걷고 있는 20대 모임을 만나보는 ‘습격! Variety 20’. 고함이 첫 번째로 습격한 모임은 ‘고함’과 함께 FUN20 Club에서 활동 중인 Worldact20입니다.

Worldact20은 국제 이슈에 관한 연구 모임인데요. 국제적 쟁점들에 대한 국내의 입장, 그리고 세계의 여론들을 정리해서 살펴봄으로써, 국제 이슈에 관한 사고의 스펙트럼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름대로의 국가관과 세계관을 정립하는 것 또한 이들의 목표입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토대로 단행본 발간도 준비하고 있다고 하네요.

한 주에 두 번씩 세미나를 갖는 Worldact20의 세션에 슬쩍 다녀왔습니다. 조사하고 공부해 온 자료들을 토대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그들의 회의는 정말 뜨거웠는데요. 국제문제에 관련된 관심을 적극적으로 치열하게 표현하고 있는 그들을 지금부터 만나봅시다!


People in the Worldact20



앎을 향한 열정으로 가득찬 대학생,
배진주 (춘천교대 2학년)
세계 평화를 지향하는 아름다운 청년,
이정명 (한국외대 중앙아시아어학과 3학년)
법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김혜림 (국민대 법학부 3학년)
항상 마음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싶은, 엄초롱 (성균관대 심리학과 4학년)
UNESCO에서의 민속사료 Archiving을 꿈꾸는, 윤혜진 (이화여대 문헌정보학과 3학년)



Worldact20이라는 모임 이름은 무슨 뜻인가요?

혜진 : World, Act, 20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누면 의미가 명확해질 것 같아요. 먼저 World는 아무래도 저희가 국제 이슈에 관한 모임이다 보니, 넓은 시야와 국제적인 감각을 갖추겠다는 의미이구요.

Act는 국제적인 감각을 가지려는 노력들을 단순히 머릿속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행동, 그리고 자신의 미래와도 이어질 수 있는 선상에서 노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20은 20대가 모여 있는 모임이라는 것을 상징하죠. 저희는 혼란스러움 속에서 열정적으로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꿈꾸고, 실제로 행동하는 당찬 20대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이름이 많은 의미를 담고 있네요. 아무래도 Act라는 부분에 관심이 가는데요. Worldact20이 어떤 Act(활동)들을 하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혜진 : Act의 의미를 ‘운동’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저희가 말하는 '행동(Act)‘은 일상에서 흔하게 쓰는 의미의 행동이에요. 국가관과 세계관을 가지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들이죠.
 
중요한 국제적 이슈와 가치들을 연구하는 행동이 현재로서는 가장 중요한 활동이에요. 연구 주제로 삼는 이슈와 가치라 하면 전쟁, 세계 빈부 격차, 문화의 획일화, 인권, 평화, 정의 등을 들 수 있겠지요. 구체적인 주제를 정하고, 여러 자료들을 읽고 영상 자료를 보고, 토론하고 이러한 것들을 통해 단행본을 내는 것까지가 저희의 주된 활동이에요.

이러한 기본 활동을 토대로 기후 변화, 자연 환경 등 조금 다른 차원의 활동이 함께 필요한 경우에는요. 실제 국제기구에 근무하시는 분의 인터뷰를 하러 간다던지, 사회적인 캠페인을 벌인다던지,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의 활동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와우, 굉장히 멋진 일을 하고 계시네요. 이런 모임을 도대체 누가 기획하게 되신 건가요? 어떤 계기로 이런 준비를 하게 되셨는지 설명해주세요.

초롱 : 저희가 다들 FUN20 Academy 국제기구 섹션 1기를 수료했던 친구들인데요. 실제 현장에서 뛰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강연을 넘어 더 진전된 논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모이게 됐어요.

정명 : 국제기구 섹션 마지막 강연이 끝나고, 뒷풀이 자리에서 FUN20 Academy 대표님이 ‘이런 모임이 계속 유지되었으면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하셔서 더욱 더 불이 붙었던 것 같아요. MT를 가서 더욱 더 지금의 모습으로 구체화되었죠.


매주 2번의 세미나, 또 그것을 위한 준비도 많이 필요할 것 같구요. Worldact20 활동이 힘들진 않으신가요?

혜진 : ㅋㅋㅋㅋ 일단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저희들 표정으로 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

(Worldact20 분들이 지쳤음을 온 몸과 표정으로 표현해 주셨습니다. 테이블에 가득한 영문 자료들과 함께 보니 저는 더욱 ‘덜덜덜’하게 되었어요.)



혜림
: 학교 시험기간하고 겹치거나 하면 많이 힘들 때가 있긴 한데요. 각자 담당한 부분에 대해서 진행도 해야 되고, 다른 사람이 진행하는 부분도 따라가 줘야 하구요. 하지만 준비를 철저히 하게 되면 뿌듯함도 있고,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것들을 알아가는 기쁨도 있어요. 많이 힘든 만큼 다 같이 성장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진주 : 저 같은 경우엔 방학 때 합류해서 학기 중에 겹쳐서 힘들고 이랬던 적은 없어요. 사실 처음 지원에 관한 메일을 받으면서부터 ‘이거 좀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 토론 준비도 하고, 공부도 하고, 글도 써야 하구요. 저는 토론은 즐겁게 이야기하는 것이어서 덜 힘든데, 단행본에 들어갈 글 쓰는 것이 좀 어려워요.

혜림 : 힘들 때는 도망가고 싶기도 한데 ㅋㅋ 사람들이 좋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것도 아니까요. 이런 생각 가지고 있어요. ‘죽이 되던 밥이 되던 하는 데까지는 해 가자’ 이런 마인드랄까요?


정말 소위 ‘빡세’보이는 일들을 소화하고 계신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런 일을 하시려는 이유가 특별히 있을까요? 개인적 측면도 있지만 사회적인 측면도 있을 것 같은데요.

초롱 : 제 시작은 굉장히 개인적이었어요. 졸업반이 되었는데도 4년간 공부한 것에 대한 떳떳함이 생기지 않았거든요. 평범한 사람으로 사는 게 그동안 많이 두려웠는데, 성공한 사람의 기준을 능력, 재력으로 따지다보니까 끝도 없고 자괴감이 많았어요.

FUN20이라는 곳을 알게 되고 활동하면서, 나한테만 관심을 가지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과 관심을 주고 같이 성장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가장 성공한 사람이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국제기구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이러한 제 흐름 속에서 일어난 것이에요.

활동을 하면서 사회적인 목표도 생겼죠. 책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거든요.

팽배해 있는 20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이러한 다른 생각들이 있다는 것을 기성세대에 보여주기도 하구요. 우리 같은 20대와도 이러한 생각들을 공유하고 희망을 보여주는 그런 사회적인 생각들도 함께 꿈꾸고 있습니다.

혜진 : <타블로의 꿈꾸는 라디오>를 듣다가 와 닿는 오프닝 멘트를 들은 적이 있어요. ‘돈은 됐으니까, 꿈 좀 꿔주세요’라는 말이었어요.

사람들은 어렸을 때, 그리고 처음 대학생이 되면서 모든 걸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잖아요. 그런데 흔히 사람들이 ‘현실을 안다’라고 말하는 여러 가지 것들에 부딪히면서 처음의 마음을 많이 잊곤 하죠. 경기가 어려워져서일까요?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요.

20대들이 특히 그런 것 같아요. 대학에 들어오기 전에 자신의 꿈을 ‘대학에 붙고 나서’라는 생각으로 눌러왔던 것처럼, 오늘날의 20대들은 ‘취업해야 돼’라는 생각으로 꿈들을 누르고 있는 것 같아요. 20대 A가 A의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의해서 만들어진 A의 인생을 살게 되는 거죠.

우리들은 철이 없고, 시간낭비 같아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원래 가지고 있던 그 꿈을 실천하고 싶어요. 만들어진 꿈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온 꿈에 사회를 맞추겠다는 생각으로 그러한 사람들이 모여 꿈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죠.

이러한 우리의 생각들이 다른 20대들과도 소통이 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활동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일은 어떤 것이었나요? 에피소드 같은 것 좀 말해주세요!

혜진 : 글을 써야한다는 압박감에 머리를 쥐어뜯다가, 커피를 엎어서 노트북을 아예 생으로 갈아야 했던 적이 있어요. 으악. 그 때 결국엔 글도 못 써서 벌금도 내야 했어요. ㅠㅠ

혜림 :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돌아가셨던 그 때가 생각나요. 요즘 20대들이 그런 집회 같은 곳에 참여하는 것을 어려워하기도 하고 부담스러워 하기도 하고 뜻이 안 맞기도 하고, 그런 경우가 많잖아요.
멤버같이 뜻이 맞아서, 어떻게 보면 시대적으로 참여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다 같이 참여했다는 것이 정말 좋았어요. 그런 의미에서 저한테 Worldact20은 숨쉬기 좋고, 호흡할 수 있는 ‘창’ 같은 곳이에요.


(Worldact20 이야기, 2부에서 계속됩니다! - 2부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