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타기로 뽑는 대의원 – 녹색당 더하기 대의원 전원 추첨제
종이비행기에 이름을 적고 가장 멀리 날아간 사람이 당첨되는 뽑기, 사다리타기, 제비뽑기. 위 방법들은 야식으로 치킨을 누가 살지 정하는 복불복 뽑기가 아니다. 녹색당 더하기에서 당원들이 추첨으로 대의원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녹색당 더하기는 오는 10일 첫 번째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우리나라 최초로 대의원 전원을 추첨을 통해 선출했다. 기존 정당들이 추천이나 투표로 대의원을 선출하는 방식에서 벗어난 참신한 시도다. 하승수 녹색당 더하기 공동운영위원장은 “우리나라 정당들이 선거나 추첨제로 대의원을 선출해 영향력이 크거나 인맥이 넓은 사람만이 뽑히는 부작용이 드러났다”며 “대의원 전면 추첨제는 누구든지 대의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한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이며 우리나라 대의민주주의의 새로운 대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녹색당 더하기는 지역·성별·연령을 고려해 대의원을 추첨했으며 추첨대의원의 10% 이내 범위 내에서 소수자에게 별도로 정원을 할당했다. 추첨 방식은 각 지역에서 자율적인 방법으로 진행됐다. 대의원을 1순위부터 3순위까지 3배수의 인원을 추첨하고 1순위로 추첨된 당원들부터 의사를 확인해 대의원을 선출한다.
종이비행기 멀리 던지기를 통해 대의원 추첨을 하고 있는 녹색당 더하기 당원들 ⓒ 녹색당 더하기 이형석
대전, 충북, 소수자를 제외하고는 각 지역에서 대의원이 선출이 완료된 상태다. 선출된 대의원은 당의 최고 대의기관인 대의원대회에서 주요 정책과 사업계획, 그리고 예‧결산을 의결을 하게 된다.
추첨을 통해 대의원이 된 송유일(29) 씨는 “나는 그냥 음악 전공하는 뮤지션이고, 대의원이라는 말보다는 기타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더 잘 어울린다”며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관심가지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고 뽑힐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제가 뽑힐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추첨제로 선출된 대의원의 전문성과 책임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에 하 공동운영위원장은 “그러한 점들을 보완하기위해 지역별로 대의원들을 상대로 대의원제도와 안건을 익힐 수 있는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할 것이다”며 “평범한 사람들의 의견이 직접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이 의미있는 시작이 될 것이다. 많은 당원들이 이러한 의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대의 방향에 대해 송 대의원은 “난 가장 보통의 대표다. 최저임금과 버스비도 모르는 사람들의 정치보다는 그것이 생활인 보통 사람. 그러니까 내가 내 이야기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처음엔 정치의 방법적인 부분을 몰라서 어려울 수 있지만 열심히 배워서 그들의 정치가아닌 우리의 정치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9대 총선에서 2%미만의 지지율을 얻어 등록 취소된 녹색당은 지난 10월 녹색당 더하기로 당명을 바꾸어 재창당했다.
녹색당 추첨민주주의 기획 1편: 녹색당 더하기가 부르는 가장 보통의 대표
녹색당 추첨민주주의 기획 2편: 추첨민주주의를 연구해온 이지문 교수 인터뷰
녹색당 추첨민주주의 기획 3편: 추첨민주주의 실험장, 녹색당 대의원대회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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