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청 직원曰 “고양이가 쥐 잡듯, 개가 고양이 잡는다.”

서울 성북구에서 굶주린 유기견들이 길고양이를 사냥하는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단순히 영역표시를 하기 위해 길고양이를 죽이는 목적이 아니라, 살기 위해 길고양이를 사냥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산책 나온 반려동물까지 공격하는 사례가 있었다.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다 큰 진돗개로 추측되는 유기견 3마리가 무리지어 정릉, 성신여대 부근에서 많이 목격되고 있다. 성북구 주민 이혜란 씨는 1년 전부터 유기견들이 길고양이들을 잡아먹는 장면, 형체를 알 수 없게 훼손된 고양이 사체 등 목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밖에 이혜란 씨와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캣맘(주인 없는 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주며 자발적으로 보호활동을 하는 사람들)들이 돌보는 길고양이들 대부분 죽임을 당했고, 유기견들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공격당한 길고양이들의 사체들은 별다른 대책 없이 발견한 당사자가 직접 처리하고 있다.

고양이가 쥐 잡듯, 개가 고양이 잡는다

피해가 심각하다 느낀 이혜란 씨가 올해 1월 구청에 문의 했지만, 성북구청 직원은 고양이가 쥐 잡듯, 개가 고양이 잡는 것도 똑같다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 후 그녀는 개인적인 인맥을 통해 유기동물 포획하는 전문 업체에 도움을 청했다. 업체 측에서도 현장을 보고 성북구청에 “상태가 심각하다. 유기동물을 방치하는 것 또한 직무유기 아닌가”라고 말하자 통발 하나를 내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다 큰 진돗개를 잡기엔 통발은 별 소용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인터넷으로 올리겠다고 구청직원에게 말하자 구청직원은 마음대로 하라고 말하며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했다. 이혜란 씨는 인터넷을 통해 이번 사건을 알렸으며, 지금까지도 목격한 사례는 반려동물 관련 카페에 계속 업로드되고 있다.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유기견들의 길고양이 사냥 사건은 인터넷 상에서 꽤 큰 충격을 주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던 이혜란 씨는 네티즌,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동물농장에 제보하게 이른다. 최근 동물농장이 이번 사건에 본격적으로 기획화하기로 하자, 성북구청은 그때서야 유기견들을 포획하기 위한 차 두 대를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그곳에 있던 캣맘들은 성북구청의 섣부른 조치가 오히려 유기견들을 내쫓아 또 다른 피해를 키울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혜란 씨는 “유기견 길고양이 사냥사건을 심각한 문제라 인식하지 않는다면 처참한 현장을 직접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들은 얌전한 수준이다. 너무 잔인하고 참혹해 올리지도 못한 사진들도 있다. 현재 이번 사건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곳은 동물농장 뿐이다”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