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서는 발길질 하는 아이, 욕하는 아이, 집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는 아이 등 다양한 형태의 문제를 가진 아이들이 등장한다. 이 아이들을 바로잡아 주기 위해 프로그램에서는 전문가를 초빙해 원인을 찾고 치료해주는 솔루션을 진행한다. 그런데 솔루션을 진행하다보면 문제의 원인은 대부분 아이의 성격 자체에 있었다기 보다는 잘못된 부모와 가정환경 탓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여기 오디션프로그램계의 ‘문제아이’가 탄생했다. 최근 예리밴드 TOP10 이탈을 통해 자극적인 편집 논란이 불거진 ‘슈퍼스타K3’(이하 슈스케3)가 그 주인공이다. 방송에서 비춰지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편집 때문에 비난의 화살은 대부분 ‘슈스케3 제작진’ 그리고 ‘악마의 편집’에만 쏠려있다. 그러나 사실상 논의는 한 발짝 더 나아가 그러한 편집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었던 현재 방송 시스템을 두고 얘기 해야 한다. ‘슈스케3’ 사태의 본질적인 문제의 원인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방송 시스템은 자본의 힘에 의해 돌아가며 방송사는 이윤추구를 목표로 한다. 방송사가 얻는 이윤의 대부분은 광고를 통해 창출된다. 광고는 프로그램이 얼마나 대중적인 인기도를 가지고 있는지, 다시 말해 대중성을 갖추었는지에 따라 집행된다. 이때 대중성을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지표가 시청률이다. 방송사를 돈벌이로 여기는 현 시스템에서 시청률을 높여 광고를 끌어들이는 것은 방송사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 때 방송사는 시청률을 높일 수 있도록 시청자들이 가지고 있는 욕구를 찾아내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편이다. 

김그림이나 신지수를 악역으로 만든 것뿐만 아니라 콜라보레이션 미션을 통해 갈등요소를 부각시키는 것, 그리고 자극적인 편집을 하는 것 모두 대중의 심리 속에 잠재되어있는 욕구들을 반영한 것이다. 때문에 슈퍼스타K를 ‘시청률에만 눈먼 천박한 프로그램’이라 욕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 스스로를 천박하다고 인정하는 것일 수 있다. 방송사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실히 반영했을 뿐이다. 문제가 있다면 자극적인 편집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케이블TV방송 시스템에 있다.  


  ‘슈스케3‘ 사태의 핵심은 문제 아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문제 부모를 바꾸는 것이다. 다시 말해 ‘슈스케3‘의 악마의 편집과 예리밴드 사태는 ’슈스케3’만의 고질적인 문제가 아니라 현재 방송사가 가지고 있던 구조적 문제가 밖으로 표출된 것이다. 때문에 방송사의 구조적 문제를 바꾸지 않고 ‘슈스케3’만 착해지길 바라는 것은 도마뱀의 꼬리만 자르는 것에 불과하다. 그렇게 되면 제2, 제3의 예리밴드사태, ‘슈스케3’사태는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