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이 태평한 태평성대를 보았느냐. 내 마음은 지옥이기에 그나마 세상이 평온한 것이다.”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 속 세종대왕의 대사이다. 자신의 백성들을 품에 안으며 백성만을 위해 쉼 없이 고뇌하느라 임금인 자신은 한시도 편할 수 없다는 것을 전달하고 있다.  ‘뿌리 깊은 나무’ 속 세종대왕은 편안한 왕의 삶보다는 백성을 위해 지옥과도 같은 삶을 택한다. 역병이 퍼질 것이라는 방을 붙이지만, 어려운 한자를 몰라 수많은 백성이 역병으로 죽음을 당하자 세종대왕은 우리만의 글자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한다. 실제로 당시 조선은 중화사상이 사람들의 정신 속 깊숙이 뿌리박혀있던 시대였다. 즉, ‘중국의 문자인 한자 이외의 문자를 쓰는 것은 오랑캐다.’ 라고 당연시하게 생각해오던 때였다.

그런 시대에 세종대왕은 자신의 뜻과 생각을 백성들이 글자를 통해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한글창제를 결심하게 된 것이다. 중화사상이 뿌리박혀있던 시대에 말이다. 드라마 방영 후, 누리꾼들은 현 정부와 비교하며 세종대왕에게는 찬사를, 현 정부에게는 비난을 쏟아냈다. 세종대왕의 ‘희생적 리더십’은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22일, 국회에서는 최루탄이 터지고 욕설이 오가는 분위기 속에서 한미FTA 비준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되었다. 그 날 저녁 국민들은 또 다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정부는 국회의사당 주변으로 경찰병력 72개 중대 5000여명을 배치시켜 만일의 무력사태에 대비하였다. 국가는 지키지 못하면서 국회는 최선을 다해 지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정부의 이와 같은 진압은 국민들의 원성만 드높일 뿐이다. 한미FTA에 대한 여론조사나 장단점 등을 국민들에게 자세히 들려주는 것은 고사하고, 국회에서 결정된 안건을 반대하는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나왔으면 국민들에게 말로써 설득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설득은 하지 않고, 안전히 국회를 빠져나가는데 급급했다.

다음 날인 23일, 국민들의 反한미FTA 시위는 계속 이어졌다. 1만 여명의 인원이 모인 가운데 시위는 시작되었다. 열린 집회 후, 시위대는 도심 행진을 시작하였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배치된 경찰들이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쏜 사실이 알려졌다. 급격히 영하로 떨어진 추위에도 물대포를 쏜 사실은 국민들을 오히려 자극시켰다. 소셜 네트워크 상에서는 현 정부에 대한 비난이 줄기차게 이어졌고, 한미FTA를 반대하는 정치인들 또한 정부를 앞장서서 비난하기 시작하였다. 민주당 정동영의원은 “엄동설한에 시위대에 물대포를 쏜 것은 인권 유린이고 살인 행위이다. 물대포는 기본권을 짓밟는 것이므로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서라.” 라며 일침을 가했다.

                                                                    

                                                                                                     < 사  진  출  처 - 연  합  뉴  스 >

정동영의원의 말대로 정부는 물대포로 국민들을 인권 유린하였고 살인 행위나 다름없는 잔인한 짓을 하였다. 하지만 분노한 국민들이 물대포에 맞서기 위해 선택한 것은 우비와 우산 그리고 두꺼운 차림의 옷뿐이었다.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물대포보다 한미FTA 이후에 올 세상이 더욱 무섭다. 그래서 이 추위에 물대포를 쏜다고 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시위를 나오게 되었다.’ 라는 입장과 함께 비준무효를 외쳤다.
                           
오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비준안에 대한 서명이 남아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앞서 "어려운 과정을 거쳤지만 오늘 한미 FTA가 비준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그간 한미FTA에 대해 절대적 지지를 보여준 국민들께 감사드린다. 오랫동안 한미FTA 비준을 위해 애써온 의원들에게 고마움 표한다."고 말했다고 최금락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의 촛불은 물대포 한방이면 언제나 그렇듯이 금방 수그러 들것이라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답할 것이다. “겨우 폭력이라니.. 지랄하고 자빠졌네.”

 <'뿌리 깊은 나무' 드라마에서 밀본이 광평대군의 목숨과 거래를 해오자 세종대왕은 "겨우 폭력이라니..지랄하고 자빠졌네."라고 답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