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학 원서 접수 기간이 끝났다. 우리나라는 학생 수보다 대학 입학 정원이 많은 나라다. 때문에 대학들은 더 많은 학생을 확보하고자 광고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이러한 모습은 낯설지 않다. 수능을 치룬 세대들이라면 누구든지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변화가 일어났다. 광고지면에 ‘사이버대학’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고려사이버대학, 방송통신대학, 세종사이버대학, 경희사이버대학, 한국외국어사이버대학 등등. 모두들 '명문'을 자처하며 등장하기 시작했다. 사이버대학들도 요즘은 간판시대라는 것이다. 이런 시대에, 사이버대학의 의미를 다시 되새길 필요가 있다.

사이버대학은 2001년 ‘평생교육법’에 근거하여 9개의 학교가 설립된 것이 최초였다. 이후 2008년에는 ‘평생교육법’에서 벗어나 ‘고등교육법’의 적용을 받고 정식 고등교육기관으로 변화된다. 이로써 사이버대학도 검증된 공식 고등교육의 하나의 장이 되었다. 사이버대학의 첫 출현이 ‘평생교육법’에 근거 했듯이 사이버대학의 순 목적은 상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이나 주부 또는 새로운 공부를 하고자하는 많은 이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일반대학과의 동등한 학위를 부여하는 것에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사이버대학에 뜬금없이 ‘명문이다.’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다. 소위 '명문대학'이란 학교의 이름을 가져다 쓰기 시작한 것이다. 

명문이라는 단어는 사람을 혹하게 한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속담이 있다. 그들은 이러한 효과를 노린 것이다. 하지만 명문의 지향점이 잘못되었다. 그들이 말하는 명문은 기존 오프라인 대학의 네임을 그대로 차용한 것에 불과하다. 한 서울의 명문대학에서는 본교의 사이버대학 재학생들에게 오프라인 재학생들처럼 도서관 열람실 이용과 병원 이용 시 할인혜택을 적용해 준다고 한다. 이들은 사이버대학 재학생들에게 부분적으로 명문대학 캠퍼스 라이프의 꿈을 판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러한 사이버대학들은 상대적으로 순수 온라인 사이버대학에 비해 수업료가 비싸다. 서울디지털대학의 경우 1학점 당 6만원이지만 경희사이버대학과 한양사이버대학의 경우 1학점 당 8만원을 받는다. 


기존 오프라인 대학의 네임을 이용한 ‘명문’은 잘못되었다. 이렇게 명문으로 불리는 사이버대학들은 재학생들에게 꿈과 현실사이의 괴리만 증폭시킬 뿐이다. 또한 명문 간판을 차용한 대학들은 비싼 수업료를 스스로 정당화 하고 있다. 사이버대학의 순 목적을 되새겨 보자. 상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과 주부들에게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자 설립된 학교들이다. 물론 지금은 사이버대학의 재학생의 연령층이 갓 20살이 된 청년부터 노인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다양한 연령층의 등장 때문일까? 사이버대학들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좀 더 많은 학생들을 확보하고자 명문을 내세운다.

현재 사이버대학들의 명문 내세우기는 각 대학의 컨텐츠나 오프라인 활성화 측면에서의 차별화를 통한 경쟁이 아닌, 비슷한 대학들의 '도토리 키 재기'에 불과하다. 진정한 사이버 '명문대학'으로 불리기 위해선 IT기술을 통한 무한한 컨텐츠의 개발과 함께, 재학생들끼리는 물론 교수들과의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을 활성화시켜 한층 나은 교육을 지향해야 함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