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의 대학교들은 신입생을 맞이할 준비로 바쁘다. 대학교에선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는데 그 중 신입생을 위한 행사로 새내기 배움터(이하 새터)를 기획한다. 새내기 배움터라고 명명된 이 행사에선 행사명과는 달리 매년 문제를 일어나고 있다. 작년의 모 대학의 새터에선 신입생들에게 음란물을 모방하는 포즈를 취하는 게임을 시켜 문제가 되었고, 또 다른 대학에선 새터 불참비를 걷고 학생들에게 참여를 강요해 사회에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과도한 음주로 인한 추락사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새터에 관한 진단을 해 봐야 할 때이다.

새내기 배움터 = 음주 배움터 ?

새내기 배움터는 말 그대로 새내기, 즉 신입생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기 위한 자리이다. 고등학교를 벗어나 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기 위해,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신입생들끼리 만나서 미리 얼굴도 보고, 선배들과도 어울려 좋은 관계를 만드는 자리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취지의 행사는 매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술은 사람사이의 관계를 원활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그래서 새터에는 술이 빠질 수 없다. 실제로 대학생들의 인식에는 새터=술 이라는 공식이 성립한다. 주최 측에서는 술을 준비하고 어색할 수 있는 자리를 즐겁게 만들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술에는 개인의 기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술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술을 먹지 않는 사람도 존재한다. 하지만 새터에선 이 개인차를 무시하고 술을 권하기 때문에, 술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이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지 못해서 사고가 일어나는 것이다. 

대학교 입학을 앞둔 A양은 “새터 가는 게 겁나요. 술을 잘 마시지도 못하고 냄새만 맡아도 머리가 어지러운데...주위에서 술을 못 마실 거면 안 가는 게 낫다는 소리도 들려서 차라리 안갈까 생각도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넷 포탈에서 새내기 배움터에 대해 검색을 해보면 A양과 같은 고민을 가진 이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배들의 장난에 신입생들은 울상

폭음의 피해자는 대부분 신입생이다. 신입생이라는 이유로 술을 거부하기도 어렵고 평소 많이 접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선배들보다 알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일부 선배들은 술을 권하기만 하고 정작 자신들은 먹지 않기도 하고, 일부 과에선 대야에 차마 먹기 힘든 음식들과 술을 마구 섞어 신입생들이 다 나눠먹게 하기도 한다. 이런 비상식적인 문화는 학교 내 권위주의의 산물이다. 권위를 내세우는 선배들이, 자신들이 이전에 겪고 기분 나빴던 새터 술 문화를 "너도 당해봐라"식으로 답습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것은 전통처럼 내려와 매년 반복되어 행해진다. 



작년에 모 대학에서 했던 신입생에게 음란물을 모방하는 포즈를 취하는 게임도 권위주의의 발상에서 나온 것이다. 자기는 선배고 우리가 게임을 하지 않을 것이니까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다. 신입생을 위해 가는 새터가 선배들의 놀이터가 되고 신입생들은 그들의 재미를 위한 광대가 되는 셈이다.

더 이상 술을 마시기 위한 새터는 하지 말아야 한다. 새터는 신입생을 위한 행사이다. 모두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행사를 만들어 선후배 모두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비싼 돈을 들여 연예인을 부르고 정신을 놓아 버릴 정도로 음주를 일삼는 행위가 전통적으로 자리잡아버리면 이제 더 이상 새터의 존재의 의미자체가 없다. 연예인을 부를 돈으로 저명한 명사를 초청해 강연을 기획하는 것을 어떨까? 대학에서의 새터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 진정으로 새내기의 대학생활을 위해서 도움이 될 만한 일을 고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