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노?" 한글 파일에 입력하면 빨간 밑줄이 그어지는 단어다. 그에 비해 "뭐해?" 이것은 빨간 밑줄이 그어지지 않는다. 뜻은 같지만 다른 언어로 취급된다. 빨간 밑줄이 그어지는 순간 반드시 바르게 고쳐야만 하는 사투리. 우리는 평소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언어임에도 불구하고 표준어가 아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수정을 거쳐야만 한다. 표준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느끼지 못 할 사투리의 불편함을 지방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사투리의 불편함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사투리 사용만으로 판단되는 그 사람의 이미지


사람의 첫인상은 3초 만에 결정된다고 한다. 첫인상이 어떻다 하는 것은 사람에 따라 판단하기 나름이지만 말투와 억양은 사람의 이미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하다. 표준어는 우리나라의 공용어이기 때문에 바르다고 인식한다. 서울말로 "밥 먹었니?"는 전형적인 말로써 바른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사투리의 경우, 지역마다 사용되는 사투리가 다르다. 이 때문에 지역들은 자신들 만의 이미지를 가지게 된다. 강원도는 "밥 먹었드래요?" -'순박하다', 충청도는 "밥 혔슈?" -'구수하다', 경상도는 "밥 뭇나?" - ‘억양이 세고, 날카롭다’, 전라도는 "밥 먹었냐" - ‘드세고, 우직하다’라는 이미지가 그려진다. 그 사람의 성향에 따라 각각의 이미지는 조금 달라지겠지만 ‘표준어’와 ‘사투리’만 두고 봤을 땐, 사투리가 표준어의 전형성을 따라갈 순 없으므로 표준어가 쓰는 사람으로 하여금 바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당연하다.

사투리는 웃음거리?
방송에서는 예전보다 연예인들이 사투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어진 건 사실이다. 누구든 사투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있고, 실제로 국민 MC라고 불리던 강호동도 몇 년 동안 예능 프로그램의 MC를 맡으면서 사투리를 고치지 않고 사용했다. 하지만 사투리를 사용하는 연예인이라면 언제나 이슈 거리가 된다. 최근 모 예능 프로그램에서 갓 데뷔한 여성 아이돌 그룹의 한 멤버에 관한 일화다. 초반엔 서울말로 자기소개를 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색해보였다. 그러다 토크가 좀 더 진행되자 그녀는 아이돌 같지 않게 구수한 사투리로 패널들을 놀라게 했다. 사람들은 그녀의 평상시 말투가 재미있다며 웃음을 보냈다. 사투리는 그녀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지만, 그녀의 일상 언어가 희화화 되었다고 보여 진다. 방송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말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만약 아이돌 멤버가 뜻밖에 사투리를 사용한 것에 놀라움을 가졌다면, 그것 자체가 사투리에 대한 편견이 아닐까?

면접 볼 때 불리한 사투리
면접에서는 표준어 사용이 스펙만큼이나 중요한 사안이다. 면접관 앞에서 표준어 사용이 원칙처럼 지켜지고 있으며, 사투리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의무적으로 사투리를 교정한다. 면접에서 사투리 사용은 편파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표준어에 약한 지방 사람들은 사실 불리하다. 준비해야할 것이 한 가지 더 늘어난 셈이다. 최근엔 사투리를 교정하는 스피치 강좌까지 생겨나면서 고유한 체계를 가진 사투리 사용의 체계가 무너지고 있다.
 
사투리를 재밋거리로 생각하면 사투리의 사용은 한없이 불편해진다. 사투리도 일상적인 언어다. 우리의 특색 있는 언어가 외면 받는 현실은 없어야 한다. 다양한 언어의 독창성만큼이나 사투리는 사투리 나름대로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사투리는 일상적으로 쓰이는 평범한 언어다. 우리는 틀린 말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다른 말을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사투리의 사용은 부끄러운 것도 아니고, 특이한 것도, 틀린 것도 아니다. 사투리에 대한 편견은 이제 없어져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