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인 어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제 19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율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연령대별 투표율은 60세 이상이 68.6%로 가장 높고, 20대 후반이 37.9%로 가장 낮다.”는 것이다. 이 분석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언론들은 이 부분을 헤드라인에 걸기 바빴다. 동시에 20대는 ‘SNS에서는 떠들썩하게 요란을 떨면서, 정작 참여는 안 하는’ 한마디로 ‘빈 수레가 요란한 녀석들’이 되어버렸다.

가만히 보니, 어딘가 이상하다. 분명 선관위가 발표한 자료에는 “제 18대 국회의원선거와 비교 시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투표율이 증가하였으며, 특히 19세(33.2%→47.2%), 20대 전반(32.9%→45.4%), 20대 후반(24.2%→37.9%) 등 젊은 층의 투표율이 대폭 상승하였음.”이라고 정확히 기재되어 있다. 20대 투표율이 상승한 것이 사실임에도, 이를 제대로 보도한 언론은 찾아볼 수 없었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지난 4월 11일에 총선이 실시되고, 정확한 분석 결과가 나오기까지 두 달 남짓한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많은 ‘헛소문’이 돌고 돌았다. 누가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어쩜 그리 다들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는지, “20대 투표율은 27%정도다.”부터 시작해서, “특히 20대 여성의 투표율은 10%에도 미치지 않는다.”까지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결국 결과가 발표되니 모든 게 거짓임이 드러났다.

그런데 앞·뒤 없이 “20대 후반의 투표율이 37.9%로 가장 낮다.”고만 하니, 결국 돌아온 건 20대를 향한 차가운 시선이다. 이런 식의 투표율 분석 관련 보도를 접한 누리꾼들은 당연히 20대에게 분노를 품을 수밖에 없다. “20대는 그 시간에 어디에 있었을까, 롯데월드로 데이트 다녀오셨나.”와 같은 반어적 댓글은 물론, “그런 식으로 할 거면 반값등록금 얘기는 꺼내지도 말아라.”와 같은 공격성 댓글도 많았다.

참 억울한 일이다. 물론 20대 투표율이 타 연령대에 비해 낮은 건 인정한다. 그렇다고 20대가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무지한 이들은 아니다. 20대 투표율이 18대 총선보다 현저히 상승한 것은 이를 방증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20대 투표율이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20대를 ‘정치적 도구’로만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20대를 ‘정치적 도구’가 아닌 ‘정치적 주체’로 인정해준다면, 20대 투표율은 더 상승할 것이다.

20대, 억울한가? 이러한 억울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어쩌면 너무 뻔한 말일지 모른다. 오는 12월 19일 대선에서 보여줘야 한다. 이번 대선이야말로 끊임없이 회자되는 ‘20대 개새끼론’에서 벗어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