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 거세당한 시대다. 요즘 2030 세대는 자신을 연애포기, 결혼포기, 출산포기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부딪혀 자신들을 삼포세대로 인식하고 있다. 최근 취업포털 사람인은 최근 20, 30대 성인 2,192명을 대상으로 경제적 이유 때문에 연애, 결혼, 출산 중 포기한 것이 있는가 라고 물은 결과 42.3%가 “있다”고 답했다고 1일 밝혔다.
 

구직자의 61.4%가 자신을 삼포 세대라고 했다. 대학 및 대학원생은 47.5%, 직장인도 45.9%가 삼포 세대라고 느낀다고 답했다. 특히 현재 대기업에 다니면서도 자신이 삼포 세대에 속한다고 답한 직장인의 비율이 33.3%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이 포기한 것으로는 ‘결혼’이 51.5%(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연애’ (49.1%) ‘출산 ’(39.6%) 순이었다. 삼포 세대가 된 이유로는 ‘모아놓은 돈이 없어서’(53.5%·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사람인생에 가장 중요한 사랑이라는 행위를 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왜 2030세대들은 자신을 삼포 세대라고 인식하고 있을까?

ⓒ MBC피디수첩

                                                                     

학생들의 가장 커다란 짐, 등록금
 


10년 새 국립대학 등록금93%, 사립대학 등록금 68%인상!
                                        (『이명박 정부의 등록금 정책 진단』, 김상희)
 
대학 및 대학원생의 가장 커다란 짐은 바로 등록금이다. OECD 국가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등록금은 학생을 죄인으로 만든다. 학생들에게 부담 할 수 없는 짐이기에 대다수 학생은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가계 부담이 크기에 단순히 손을 벌릴 수만은 없다. 결국 대학생들은 수업시간을 쪼개서 아르바이트를 나가야 한다.
 

아르바이트를 나가도 그들에게 돌아오는 돈은 겨우 최저임금인 4,580원이다. 보통 일주일에 하루 6시간씩 일한다면 약 19만 원 정도 얻는다. 그렇게 한 달 일하면 76만 원 정도 번다. 한 달 평균 집세 30만원에 평균 생활비 42만원을 포함 하고 기타  생활비를 충당하면  데이트는 사치다.

아르바이트를 안 해도 되는 좋은 조건(?)의 학생의 경우 

그나마 돈을 벌 필요가 없고 어느 정도 삶을 유지 할 수 있고 부모님께 지원을 받는 학생들이라도 시간은 없다. 충남대 재학중인 진호종 씨는 “서로 각자 전공 공부하고 자격증 공부하고 이러면 일주일에 여자 친구를 두세 번 만나는 것도 힘들더라고요” 라고 했다.
 

아르바이트를 안하더라도 그 시간에 더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하루 대부분 시간을 들여 스펙 쌓기를 해야기 때문이다. 봉사활동, 학점관리, 자격증, 영어 등 이런 기본적인 스펙을 채웠다 해도 끝은 아니다. 요즘 기업들이 신입에 원하는 것은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사람이다. 현장에 바로 투입할 만한 자격을 얻기 위해 인턴으로 일하려고 한다면 시간은 더욱 부족하다.

ⓒ 헤럴드생생뉴스

                                                                      


그렇게 열심히 스펙을 쌓아서 졸업해도 졸업증서는  빚더미 증서일 뿐이다. 한국 장학재단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 정책이 처음 시행된 2005년 2학기의 정부보증학자금 대출액은 5223억이었으나 올 1학기는 1조3205억으로 152.8% 증가했다. 또 올해 6월 말 기준 학자금 대출 연체금 총액은 2663 억 원으로 지난해 말 1759 억 원 에 비해 51.4%나 증가했다. 2005년부터 학자금 대출액이 급격히 증가했고 청년 실업률이 심각해지면서 연체자 또한 늘어나고 있다. 또한 대학 졸업 후에도 대출금 상환을 위해 쉴 새 없이 일해야 하지만 비정규직 증가와 저임금이라는 열악한 고용환경이 기다리고 있다.
 


더욱 불안정해진 청년층 고용환경


정부 통계와 노동계 분석에 다소 간의 차이가 있지만 이미 우리 사회의 청년 층 임금 근로자 2명 중 1명이 비정규직 신세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비정규직 숫자는 599만 5000명으로 전체 임금 근로자 1751만명의 34.2%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15세 이상 29세 이하의 청년 비정규직은 모두 124만 3000명으로 전체 비정규직 숫자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또 15세 이상 29세 이하에서 전체 임금 근로자 대비 비정규직 비율은 50.5%(15~19세 69.4%, 20~29세 31.6%)로 2명 중 1명은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한국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지역불균형은 지역 청춘에게 더욱 가혹한 추가 조건이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펴낸 ‘e-KIET 산업경제정보’에 따르면, 수도권을 제외한 6대 광역경제권에서 대졸 인력이 수도권에 취업하는 ‘인력유출’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충청권의 경우 대학생의 수도권 유출률은 2005년 15.9%에서 2009년 51.0%로 수직 상승했다. 강원권도 같은 기간 27.0%에서 56.4%로 두 배 넘게 올랐다.
 

보통 지역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취업을 하면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가기 때문이다. 대전지역 경우 특정산업이 없으며 이공계 석박사의 고급인력 중심의 연구 단지이다 그래서 20-30대를 대규 모로 고용할만한 산업 및 기업이 없다. 결국 연애를 하다가도 취업을 하면 서울로 가야하는 현실에 서로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


스펙경쟁에 밀린 현대의 사랑이여

 

예수도, 마르크스도, 그리고 시인 김수영도 한결같이 사랑이 충만한 사회를 꿈꾸었다. 인간을 행복으로 이끌려는 그들이 어떻게 사랑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있었겠는가. 인간은 사랑하고 사랑받아야만 한다. 그것은 인간의 본질이자,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사랑이 인간의 본질이라면 우리는 현재 이 악화일로의 상황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필요하다. 사랑을, 연애를 방해하는 현재의 상황을 인식하고 우리는 그에 대응할 전략을 강구해야한다. 더 이상 자기혼자 스펙경쟁을 하는 것은 현 문제를 타개할 수 없음을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