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대학이 주위의 상권을 좌지우지한다. 한 대학의 수천 혹은 수만의 학생들은 대학가 근처의 업주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고객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단 가게 업주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부동산 업주들에게도 대학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원룸촌을 보면 알 수 있다. 올 방학에도 원룸촌은 집짓는 소리와 리모델링하는 소리로 요란했다. 한 빌라 안에 보통 방이 20개 이고 월세가 30~40만원인 것을 생각한다면, 건물주의 1년에 억대의 수입을 얻는다. 이처럼 대학가의 인근 주민들은 대학생들을를 평생고객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원룸촌과 상권의 대거 진입을 그다지 반가워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바로 이곳에서 평범한 생활을 하는 그 지역의 원 주민들이다.
 

쓰레기 냄새가 진동하는 원룸촌

새 학기가 시작될 무렵이면 새로 생긴 원룸빌라들과 리모델링된 원룸빌라들이 한껏 멋을 부려 학생들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도 잠시 얼마 시간이 지나면 원룸촌은 쓰레기 냄새로 악취가 진동한다. 일부 학생들 혹은 건물주들이 쓰레기를 불법 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들은 음식쓰레기와 일반쓰레기를 구분하지 않고 보통 건물 앞에 바로 쌓아놓는데, 이로 인해 여름이면 정말 그 악취가 심각하다. 인근 주민들은 쓰레기냄새가 방안까지 들어와 고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여름이면 방안까지 냄새가 들어와 정말 짜증나요.”라고 38살 이모씨가 말했다. 또한 겹겹이 쌓였던 쓰레기로 인해 아예 바닥에 그 냄새가 베여 쓰레기를 수거해도 그 냄새가 남는 경우가 허다하다. 종종 원룸빌라가 3개정도 붙어있는 곳이면 그 거리를 지날 때 코를 막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밤만 되면 고성방가

대학가의 밤은 그 어느 때보다 밝다. 밤거리의 온갖 네온사인은 밝게 빛나고 사람들은 옹기종기 앉아서 술판을 한창 신나게 벌인다. 이러한 모습은 대학이라면 당연하게 보이는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보통 그들의 술판은 이러한 술집에서 끝나지 않는다. 돈이 얼마 없는 대학생들의 특성상 그들은 자신의 원룸에 친구들을 불러 2, 3차를 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곧 문제가 되곤 한다. 일부 학생들은 술에 취해 원룸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거나 아니면 가는 길에 소리를 지르곤 한다. 이때의 시간은 보통 새벽 1, 2시. 평범한 가정생활을 하는 직장인이면 일반적으로 자는 시간이다. “직업이 택시기사라 새벽출근이 잦은데, 학생들 때문에 잠을 못자겠어”라고 47세 강모씨가 말했다. 이렇게 밤마다 끊이지 않는 고성방가에 인근 거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한다. 밤만 되면 학생들이 시끄럽게 떠들어 도대체 잠을 잘 수가 없다는 얘기도 종종 민원으로 들어오곤 한다. 어떤 이들은 대학가에서 왜 일반가정집을 꾸리고 사냐고 얘기하곤 하지만 대학가니까 그들에게 이사하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멋진 대학생 그리고 청결한 거리

이렇듯 대학생들과 일반거주민들의 마찰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대학생들이 사는 주택이 모여있는 거리에는 악취가 나고 밤에는 고성방가로 거주민들의 밤을 설치게 한다. 어떤 이들은 우리가 이 지역 거주민들의 생계를 책임져 주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우리는 대학4년 동안 잠시 이 지역에 머물러 있다가 떠나는 이들이다. 사실 어찌 보면 철저한 이방인이고 때문에 이곳 주민들의 생활에 철저히 무관심하기도 하다. ‘아름다운 사람은 떠나간 자리도 아름답다’고 한다. 우리가 이곳 주민들에게 철저한 이방인이 아닌 잠시 머물다간 멋진 이들로 기억 될 수 있게, 조금 더 배려하고 노력하는 것이 정말 멋진 대학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