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행복의 조건 운전자에겐 탁 트인 도로가 행복의 조건백수에겐 백수탈출이 행복의 조건, 직장인은 승진이 상인은 대박이 엄마에겐 자식 잘 됨이 행복의 조건, 싱글은 사랑과 밍글하는 가슴 속 팅글거리는..." (드렁큰 타이거 "행복의 조건" 中)

누구에게나 행복의 조건은 다양하다. 20대에게는 대학생활, 동아리활동, 여행, 어학연수, 등 열정과 패기와 같은 활동이 행복의 조건으로 떠오른다. 그렇지만 오늘날 20대의 행복의 조건은 높은 학점, 다양한 스펙, 대기업취직과 같이 남들과 똑같은 현실이다. 오늘날 20대가 학점과 스펙을 행복의 조건으로 여기고 있을 때 여기, 이제 막 20대의 문턱에 들어온 목원대 광고홍보언론학과 1학년 이지민양은 자신에게 행복의 조건은 봉사활동이라고 말한다.



Q. 인터뷰제안이 들어왔을 때 어땠어요?

A. (잠시 생각하면서) 제안이 들어왔을 때 엄청 당황했어요. "내가 인터뷰할 만한 대상인가?" 하고 의아해하면서 내심 기대했어요. 왜냐면 인터뷰는 유명한 사람 혹은 가치가 있는 사람만 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인터뷰가 처음이라 긴장했고. 지금도 긴장 되네요.



Q. 봉사활동을 자주하나 봐요?

A. 자주하지는 않아요. 매주 수요일 독거노인 가사봉사활동, 금요일에는 저소득층 밑반찬배달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주말에는 충북음성에 있는 꽃동네에 가서 장애인분 들 도와드리고 있어요. 이번 주 토요일에는 기아체험진행스텝으로 봉사활동 하러 가요. 아! 아들도 키우고 있어요. (웃으면서)



Q. 아들이 있어요?

A. 제가 낳은 자식은 아니고요. (웃으면서) 에티오피아 결연아동 후원하고 있어요. 한 달에 3만원씩이요. 만난 지는 1년 10개월 정도 지났어요. (후원아동 ID카드를 보여주면서) 제 아들을 소개하자면, 이름은 Betiglu(베티글루)이고 나일강 근처에 살고 있어요.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지금 11살 이예요. 초등학교에 다니고 축구를 좋아해요. 자기 꿈이 축구선수래요. 축구하는 모습도 사진으로 받았어요. 2달마다 서로 편지도 주고받고 있어요. 하루는 제 사진을 보고 뽀뽀를 했다는 편지를 받았는데 기분이 매우 좋더라고요.



Q. 많이 하네요. 언제부터 봉사활동을 하기 시작했어요?

A. 중 2때부터 봉사활동을 하기 시작했어요. 다른 사람들처럼 과제로 시간 채울려고 봉사활동을 시작했어요. 지하철 개찰구에서 장애인들이나 어르신들 안내하는 봉사활동을 했어요. 하지만 봉사활동을 마친 후 "내가 뭘 한거지?", "시간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허무했어요. 그러다가 아버지가 봉사동호회에서 활동을 하시는데,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이 과제 때문에 갔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말동무 해드리고 집 청소하는 . 그래서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거고요. 봉사활동이었는데. 자꾸자꾸 하다보니까 재미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문득 행복이란 단어가 떠오르더라고요. "이런 게 행복 이구나"라고 느꼈어요

Q.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힘들거나 지겹지 않아요?

A. 힘들면 봉사활동으로 인터뷰하지 않았겠지요. (웃으면서) 힘들지 않아요. 제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요. '좋아서 한다는 말'은 다른 봉사자 분들도 비슷하게 생각하실 거예요. 억지로 하는 봉사활동이라면 한 가지 정도 쉬운 활동으로 했거나, 하다가 그만두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제 성격상 억지로 하는 건 절대 못하거든요.



Q.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다면, 사회복지학과로 전공을 선택할 수 있을 텐데, 왜 광고홍보언론학과로 전공을 선택했어요?

A. 제 주변사람들이 의아해하는 점이기도 해요. ‘봉사활동을 좋아하면 사회복지학과를 가지 왜? 광고홍보언론학과를 선택했어?' 라고 친구들이 많이 물어봐요. 물론 사회복지과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봉사활동을 하며 만나는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의 목에 걸려있던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항상 반짝반짝 빛나보였거든요. 그 자격증이 참 멋있어 보여서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하고자 했죠.

어느 날 사회복지사 선생님께서 마더테레사의「삶 그리고 신념」이라는 책과 장 지글러의「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을 추천해주셨어요. 우연찮게 읽은 추천도서를 통해 난민들을 알게 되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더 힘든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예요.

대부분의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물을 틀어놓고 양치질을 하잖아요. 그런데 저기 지구 반대편에서는 그 물이 없어서 죽고 있대요. 우리는 배부르다고 남긴 음식, 편식하면서 남긴 음식인데 지구 반대편에는 그 음식이 없어서 사람들이 죽고 있대요. 5살 6살 아기들이 부모의 빚을 갚기 위해 노동을 착취당하고 있대요. 학교도 못가구요. 이런 사람들이 지구 반대편에 정말 많대요.

우리나라에도 도움이 필요한 많은 분들이 있지만 저는 이런 난민들을 홍보하는 일을 하고 싶어 광고홍보언론학과에 진학했어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난민을 홍보해 그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게 하고 싶어서요. 이제껏 광고 공모전만 나갔는데 홍보공모전도 나갈 거고, 이번에 개강하면 듣게 되는 홍보학 과목 열심히 공부해서 꼭 좋은 점수 받을 거예요.



Q. 대학교 1학년이면 봉사활동보다는 다른 활동을 더 하고 싶어 할 텐데, 연애나 동아리활동이나 여행, 공부 등 신입생이면 해보고 싶은 다양한 활동이 있지 않아요?

A. 물론 저도 신입생이니까 해보고 싶은 건 많아요. (웃으면서) 지금 광고홍보 동아리하면서 공모전 준비하고 있고, 혼자 여행도 다니고, 이쁜 카페에 가서 친구들이랑 수다 떠는 것도 좋아해요. 최소한의 제가 할 건 하면서 봉사활동을 해요. 하지만 다른 활동 하는 것 만큼 봉사활동을 더 하고 싶어요. 




Q. 진부한 질문이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있어요?

A. (고민하면서)음... ... 하나하나 모든 게 다 기억에 남지만, 굳이 뽑으라면 두 가지 정도가 있어요. 작년 크리스마스 때 "산타의 행복"이랑, 2012년 5월에 열린 월드비전에서 주최한 '사랑의 동전 밭' 행사요. 산타의 행복은 말 그대로 자원봉사자가 산타가 되는 거예요. 크리스마스 이브에 저소득층가정에 방문해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봉사활동 이예요. 아이들이 진짜 저를 진짜 산타로 믿는 걸 보면 뭉클하더라고요. 그리고 색다른 봉사활동이었고요.

"사랑의 동전 밭"행사는 매년 시행되는 행사로 언론에서도 보도되는 큰 행사예요. 전 이 봉사활동을 고2때부터 알았지만, 나이제한 때문에 참여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대학생이 되자마자 바로 봉사활동에 참여했어요. (웃으면서) 이 봉사활동이 청계광장에 만든 거대한 밭을 동전으로 채우는 거예요. 전 동전을 기부하러온 시민들을 안내하고, 해외아동이랑 결연을 홍보했어요. 그때 제가 한 시민 후원자랑 후원아동을 연결시켜 줬는데 그게 기억이 남아요. 봉사를 다른 사람에게 전도 했다는 생각에 뿌듯함이 느껴지더라고요. 


"봉사는 중독! 하면 할수록 봉사의 매력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어요" 



Q. 대학생이 봉사활동을 한다면 대게 주변사람들이 "스펙준비를 하는 구나"라고 생각을 해요. 지민양이 다양한 봉사활동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부지런히 스펙을 준비한다고 오해 할 꺼 같은데?

A. 저를 아는 친구들은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봉사지민’이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로 제가 진심으로 좋아서 하는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해줘요. 처음 보는 사람에게 제가 취미나 특기를 소개할 때가 있어요. 그때 봉사활동이라고 얘기 하면 스펙 때문에 하냐고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럼 아니라고 얘기하며 자연히 저의 봉사활동에 지론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되요.



Q. 스펙을 위한 봉사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A. 요즘은 봉사활동이 중요하잖아요. 대입에서의 비중은 많이 줄었지만, 취업할 때도 참 중요하고 뭘 하든 봉사활동은 스펙의 좋은 요소가 되잖아요. 요즘은 기업에서도 이미지를 위해서도 봉사활동을 많이 하구요. 그래서 스펙 때문에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요. 그러면서 그런 편견이 생긴 것 같아요.

저는 보여주기만을 위한 봉사활동이 아니라면 좋다고 생각해요. 활동을 하는 중에 열심히 안하거나 봉사시간만을 채우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대충하고 사진만 찍고 끝나는 봉사활동이라면 그건 봉사활동이 아니죠. 안 하는게 더 나아요. 그런데 그런 경우가 아니라 스펙을 쌓으려고 봉사활동을 했지만 진심으로 도움을 주려는 마음으로 열심히 활동에 임한다면 괜찮다고 생각해요. 







Q. 봉사활동을 하면서 행복을 느꼈다고 했는데 그럼 이지민양은 행복이 뭐라고 생각해요?

A.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가치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만족?"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최고의 가치라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거창하거나 화려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소소한 행복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저에게 최고의 가치는 당연 봉사예요. 그리고 봉사활동을 실행하면서 만족을 느끼는 거예요. 예를 들어 봉사활동하면서 장애인이나 어르신들이 저를 보고 웃으면서 "힘들지, 고마워"라는 말 한마디에 행복을 느껴요.


Q. 앞으로 계속 봉사활동을 할 꺼 예요?

A. 당연하지요. 계속 할 거 예요. 늙어 죽을 때 까지요. (웃으면서) "봉사는 중독"이라는 말이 있어요. 저에게 봉사는 중독인거 같아요. 중독이란 말은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저에겐 아니에요. 일종의 "행복한 중독"이라고나 할까요. 모순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하면 할수록 빠져들고 점점 행복을 느끼는 거죠.


남들이 하니까 나도 어쩔 수 없이 해야 만족하는 행복이 아닌, 자신이 만족하고 확신할 수 있는 행동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이야 말로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스펙과 학업이 우선순위가 되어 행복이란 단어에 갈증을 느끼는 젊은이들이 이지민양의 인터뷰를 보고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시원한 아이스 커피처럼 느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