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대학들이 학교 내 상담 센터를 열고 학생들의 고민을 듣고 있다. 집단 상담이나 심리, 적성 검사, 워크숍 등 많은 프로그램은 학교가 구비하지만 여전히 학생들에게 상담 센터는 어려운 곳이다. 그 이유는 각자 다르겠지만 선뜻 낯선 사람에게 개인적인 고민을 털어놓는 것은 또 다른 고민으로 다가올 수 있다.


찾아가는 서비스, 또래상담

가까운 친구나, 동기가 상담자가 되어주는 건국대학교의 또래상담 프로그램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건국대학교는 20072학기부터 또래상담 프로그램을 실시해왔다. 학생 눈높이의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교내 상담센터도 홍보하려는 취지다. 건국대학교 학생상담센터의 황윤미 상담전문가는 학생들이 센터의 문턱을 높게 지각하기 때문에 또래상담자를 통해 먼저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또래상담은 각 단과대의 두 명씩, 회당 1시간의 상담을 학생들이 주도한다. 상담자는 단과대 학생 중 면접을 통해 선발된다. 선발된 학생들은 이틀간의 상담자 양성교육을 받고 상담에 투입된다. 상담자들은 과에서 적응하기 힘든 친구들을 찾아 먼저 다가가거나 강의실 방문을 통해 상담센터 홍보 활동을 한다. 이들은 기존 진로, 학업 성취 고민뿐만 아니라 연애 상담부터 수강신청, 학교생활 안내까지 다양한 관점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간다. 상담자는 매달 그룹 수퍼비전을 통해 전문상담가와 자신의 또래 상담을 논의하고 일부 고민이 깊은 학생들을 직접 센터와 연결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한 학기, 한 명의 또래상담자가 상담하는 횟수는 20, 건국대학교 전체 16개 단과대로 추산할 때 한 학기 이뤄지는 또래 상담시간은 640시간이다. 한 주 대략 40번의 상담이 이뤄지는 셈이다. 그 밖에 상담센터의 문을 직접 두드리는 학생들까지 감안하면 상담을 받는 학생 수는 비교적 많은 편이다.

이번 학기 또래 상담자로 활동하는 행정학과 김상공씨는 여러 명보다는 소수의 학생들과 먼저 친해지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쉽게 연락이 가능하고,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또래상담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담자로써 가장 중요한 것은 비밀유지와 개인적인 생각을 지양하는 것이라고 덧붙이며 대부분 고민의 답은 스스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담을 통해 스스로의 원인과 해결책을 발견하게 하는 것이 상담자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또래 상담의 경우 비전문성을 띠고 있어 주로 개인적인 고민과 연애문제를 주로 하는데 이 경우 더 진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또래 상담자 스스로도 인간관계를 넓혀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