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한가로운 금요일 아침. 나는 1학기 말 학교에서 받았던 2학기 수강편람을 꺼내든다. 내가 다니는 학교는 다음 주부터 수강신청을 시작하는데, 미리부터 이를 준비하지 않으면 큰 코 다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작성하다가 중간에 갈등을 한다.


‘아.. 듣고 싶은 것은 많은데, 이거 알바도 해야 되고, 공부도 해야 되는데...
참 갈등이 많이 드는구먼..
씁쓸하구먼.. 쩝’




많은 대학생들은 이와 같이 미리부터 2학기 수강 시간표를 작성한다. 그리고 이들 중에도 이렇게 어떻게 작성을 해야 될지 갈등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 관리를 해야 되는 대학생들에게 시간표 작성은 2학기의 흥망성쇠가 좌우되는 중요한 순간이다.


과연 여러분들의 친구, 선배, 후배들은 이렇게 중요한 수강 시간표 작성을 어떻게 할까? 평소에는 궁금하지 않지만, 막상 시간표 작성할 때 궁금해 질 수 있는 수강 시간표 작성의 여러 가지 유형을 여러분들에게 공개한다.


1) 주 5파


주 5파’는 일주일에 학교 수업이 주 5일 동안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월, 화, 수, 목, 금요일에 골고루 배치하는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이 경우에 속한다.


09학번 A양은 이번 2학기 시간표를 짤 때 ‘주 5파’를 이용할 것이라고 한다. 주 5파로 하게 되면 하루에 수업이 4개가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날 하루 생활하는데 많은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작년에 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대학원 1학년에 재학 중인 B씨는 ‘주 5파’가 공부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집에 있는 경우보다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효율성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집에 있으면 공부보다는 다른 여러 가지 활동을 하게 되는데, 학교에 있는 것이 분위기상 더 공부가 잘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작년부터 회사에 다니고 있는 C씨는 대학교 다닐 때 ‘주 5파’를 선호했다. 무엇보다도 학교에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집에 있는 것보다는 덜 심심하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학교는 공부를 하는 곳이지만, 친구와의 교제를 통해 더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우정의 공간이라고 그는 말한다.


대학생이라면 모름지기 학교를 자주 와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대학생들, 그리고 하루에 수업이 4~5개가 있는 것을 원치 않는 학생들은 주 5파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았다.


2) 주 4파


학교를 매일 나오는 것에 대해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무엇보다도 대학생이라면 고등학생과는 다르게 학교도 적게 나오고 남는 시간에 하고 싶은 일 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 생각하는 대학생들은 ‘주 4파’를 선택한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 D씨는 ‘주 4파’를 선호한다. 많은 학생들이 선택하는 주 5일은 수업과 수업시간 중에 비는 공강 시간에 효율적으로 보내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시간을 비어 놓을 바에는 하루에 4~5시간 수업을 몰아넣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렇게 되면 하루하루가 빠듯할 수도 있지만, 남는 3일 동안 자기개발, 공부, 취미생활, 알바 , 친교활동 등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도 효율적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졸업준비생인 E군은 ‘주 4파’가 시험기간 일 때는 시험공부 때문에 상당히 힘들 수 있지만, 학교에 있는 것을 싫어하는 학생들에는 상당히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한다. 평소 주 4파를 선택한 그는 학교에 있는 것보다는 수업이 비는 하루 동안 외부로 여러 가지 경험을 하는 것이 대학생활에 더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3) ‘상황에 따라’ 파


숭실대 전기공학과에 재학 중인 박정인 군은 전형적인 ‘상황에 따라’파이다. 그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주4파’와 ‘주5파’를 이용하는데, 그 기준은 학점이 된다고 말한다. 자신이 듣는 학점이 17학점 이하가 된다고 하면 과감하게 ‘주4파’를 이용한다. 그렇지만 18학점이상이 되면 나중에 시험공부 하는데 지장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 ‘주5파’를 이용한다.


현재 대학휴학생인 F군도 ‘상황에 따라’ 시간표를 설정한다. 그런 상황에 따른 시간표 배치는 ‘취향’에 따라 결정이 된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듣고 싶은 과목이 있으면 ‘주4’, ‘주5’ 상관없이 먼저 신청하고, 수강신청 변경 기간에 몇몇 과목들을 수정 삭제하는 방향으로 결정한다고 말한다.


이와 같이 대학생들 중 일부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서 과목 배치를 결정하게 된다. 이런 배치 기준은 박정인군과 같은 학점, F군과 같은 취향이 될 수 있고, 현재 자신의 금전상황, 부모님의 권유, 담당강사의 성향 등도 그 기준이 될 수 있다.


4) ‘친구따라’ 파


군대생활을 마치고 이제 대학으로 복학하는 남학생들은 처음에 시간표를 짤 때 상당히 난감할 수밖에 없다. 뭐 정보도 없어서 상당히 애매모호 한 가운데, 그는 대학교에 다니는 절친 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시간표를 결정한다.


장시간의 휴학 후 아무런 정보가 없는 대학생들, 그리고 학교 수업보다는 우정이 중요하지라고 생각하는 대학생에게는 ‘친구따라’ 파가 때에 따라서는 효율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절친과 똑같은 인생길을 갈 것이 아니라면 시간표 짤 때의 ‘친구따라’파의 남용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될 것이다.


(‘친구따라’파를 ‘상황에 따라’파와 같은 한 부류로 넣을까 생각을 해 보았다. 하지만 ‘친구따라’파는 친구한테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이고, 대학생 본인의 생각이 들어가 있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 둘을 따로 구분하였다. 물론 과목선택에서 전과목이 아닌 일부 과목을 친구 따라 듣는 것은 ‘상황에 따라’파라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4) 기타 - 주1파, 주2파, 주3파, 주6파, 오전파, 오후파


자신의 상황이 현재 대학교 4학년 2학기를 앞두고 있고 남은 학점이 1~15학점정도 된다고 한다면 ‘주1파’, ‘주2파’, ‘주3파’도 가능하다. 수업 듣고 남은 시간을 취업에 All-in해야 되기 때문에 이러한 시간 관리는 4학년들이 사이에 상당히 유행하고 있다.


한편 ‘주 6파’도 있다. 전공 필수과목이 토요일에 있다고 하면 상황에 따라서 ‘주 6파’도 할 수 있다. 공대, 경상대 쪽에 이러한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며, 학교에 가서 더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하면 이 또한 좋은 선택일 수도 있다.

오전파, 오후파는 특별하다. 시간표를 오전에만 몰아넣는다면 오전파, 오후에만 몰아 넣는다면 오후파이다. 이 두가지 경우는 오전, 혹은 오후에 정기적으로 하는 알바나 특별활동이 있을 경우 대학생들이 이용하게 된다.


마치며....



결국에는 취향의 차이이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 더 좋은가? 아니면 집, 학원에서 공부를 하는 것 더 좋은가?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은가? 친구를 따라갈 것인가? 아니면 자주적으로 결정하는가? 알바를 하는가? 취업은 어떻게 준비하는가? 등등등


이중에서 정답은 아무것도 없다. 사람마다 각자의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 각자의 성격과 취향, 그리고 그 밖의 여러 가지 외부 상황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과목선택을 통한 그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이 책임을 져야 된다. 자신이 어떠한 기준에서 어떤 선택을 하든지 그것은 상관은 없지만, 나중에 학기를 마치고 그 선택에 대해 ‘상황이 안 좋았어.’, ‘갑자기 그런 일이 생길 줄은.,’ 이라는 태도는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8월 17일부터 대부분의 대학은 수강신청을 시작한다. 수강신청 가운데서 이글을 보는 여러분 모두가 각자의 유형을 이용한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