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언론을 향한 쓴소리, 언론유감! 시즌3로 새롭게 돌아왔습니다. 수많은 언론에서 날마다 다뤄지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 중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날카롭게 비평하는 고함20의 전통 연재! 언론유감 시즌3에서는 한 주간의 기사들 중 ‘좋음(Good)' '그럭저럭(SoSo)' '나쁨(Bad)'으로 각각 3개의 기사를 제시하는 형식을 재도입함으로써, 20대를 바라보는 바람직한 인식은 무엇일지 독자와 함께 한 번 더 생각해고자 합니다.

 

GOOD : [파이낸셜 뉴스] 5월 청년층 취업 부진 심각… 정부 대책 실효성 의문
http://www.fnnews.com/view?ra=Sent0701m_View&corp=fnnews&arcid=201406110100109790005838&cDateYear=2014&cDateMonth=06&cDateDay=11

11일 통계청이 '5월 고용동향’을 발표함에 따라 관련 자료를 분석한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파이낸셜 뉴스 역시 “정부의 다양한 청년 일자리 정책에도 고용시장에서 청년층의 취업이 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세월호 사고에 의한 고용시장의 위축이 청년 및 사회 초년생을 중심으로 영향을 주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특히 본 기사가 다른 고용동향 관련 기사들보다 눈에 띄는 이유는 정부의 청년 취업 활성화 정책과 관련하여 자료를 분석하고,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기사는 청년 취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마련한 두 가지 정책에 대해, “청년고용대책의 경우 고교생 중심의 대책이라 현재 대졸 실업자에는 효과가 없다”는 점과 “채용형 인턴제도도 기존 공채를 대신할 가능성이 높아 채용 인원 확대 효과는 거의 없다”는 점을 비판한다.

또한 기사의 마지막 부분에서 “정부가 정책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영역은 청년층의 세분화”라는 전문가의 의견이 제시된다. 청년층 취업부진의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이와 같은 모습은 기사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SOSO : [한겨레] “우리에게 대학은…돈먹은 자판기·썸·신기루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641411.html

지난 6일, 전국 29개 대학의 학보사 편집장이 한 자리에 모였다. 국가경영전략 연구원이 주최하고 한겨레가 후원한 가운데, 전국 학보사 편집장 토론회 '이 시대 우리에게 대학이 뭐길래?'가 진행되었다. 20대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기성언론이 나서서 판을 벌린 것은 우선 신선했다.

 

 

ⓒ한겨레

"오늘의 대학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자리에서 각 학보사 편집장들의 이야기는 자유롭게 진행되었다. <한성대신문> 편집국장은 대학을 '썸'에 비유했고, <울산대신문> 편집국장은 '돈 먹은 자판기'에 비유했다. 학내언론에서 한 가닥 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토론회인만큼 대학에 대한 생각을 참신한 비유를 통해 풀어냈다. "극심한 취업 경쟁 속에서 대학이 학문의 전당이 아니라‘취업 학원’역할을 하게 된 세태"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그러나 '전국 학보사 편집장 토론회'라는 거창한 이름에 비해 기사는 '앙꼬 없는 찐빵'처럼 심심하다. 애초에 토론주제가 구체적이거나 명확하지 않았던 탓인지 각 대학의 사정을 꿰뚫고 있을 편집국장들의 이야기 역시 겉만 빙빙 돌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기사 속 생생하고 솔직한 대학생들의 이야기는 언젠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본 동기·선후배의 글처럼 낯익다. 이럴거면 왜 '굳이' 전국 학보사 편집장들을 데려왔나 싶다. 본 기사는 많은 20대의 공감을 받을 순 있겠지만, 그저 그 뿐이다.

 

 

BAD : [메트로서울] 어학연수 비용 투자로 '성공 창업 꿈 일군 20대' 화제
http://www.metroseoul.co.kr/news/newsview?newscd=2014060300203

최근, 취업난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20대 구직단념자가 증가하는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메트로서울의 본 기사도 20대의 구직단념 및 실업 문제를 지적하며 시작한다. 그러나 곧이어 ‘엉뚱하게도’ 어학연수와 비행기표 값을 투자해 어엿한 프랜차이즈 업체의 사장이 된 “패기 있는 청년 점주”의 사례를 소개한다.

기사는 한 청년 점주의 입을 통해 유학을 포기하고 창업을 준비했던 과정과 가게 운영의 어려운 점 등 생생한 ‘20대 창업 스토리’를 들려준다. “프랜차이즈 업체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창업하기도 전에 지쳐버려 포기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초보 창업이다보니 본사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의 절대적 신뢰를 통해 거의 대부분의 어려움을 극복 할 수 있었다”는 상당히 현실적인 조언도 등장한다.

그러나 메트로서울이 보여준, ‘유학비용을 창업에 투자한’ 어느 청년 창업가의 이야기는 대부분의 20대들에게는 다소 현실성 없이 다가온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자금력의 부족에 관한 것인데, 기사에는 이에 대한 고민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창업을 꿈꾸는 20대의 실질적인 고민을 ‘유학자금’으로 쉽게 해결해버린 본 기사는 20대의 공감을 얻기 힘들어 보인다.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 끝내 구직을 단념해버리는 서글픈 20대들에게 '어학연수 갈 돈으로 창업을 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그들에 대한 기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