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20대'에 대한 인상비평이 여기저기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청년이슈팀의 [청년연구소]는 청년과 20대를 주제로 한 다양한 분야의 학술 텍스트를 소개하려합니다. 공부합시다!


“너희들 휴가 나가서 박근혜 대통령님 관련한 글 페이스북에 쓰면 안 돼.”


평범한 20대 남성들은 적당한 나이에 군대에 들어간다. 그들은 입대하기 전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휴가 나가기 전에 상관으로부터 일장 연설을 듣는다. 일명 ‘휴가 전 교육’이라고 불리는 이것은 선거철과 같은 정치적 이슈가 팽배해질 때 더욱 심해진다. 집회참석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나 SNS에 정부와 관련한 글 작성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심지어는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르기 전에도 한 번 더 생각하라는 말을 듣는다.


정말 국방의 의무로서 군 복무를 하는 수많은 20대 남성들은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도 마음껏 못 누르는 걸까? 이에 대한 근거를 찾기 위해 ‘군인의 표현의 자유의 범위와 그 한계’라는 국회입법조사처의 보고서를 참고해보았다.


ⓒ 시사 IN 


투표는 하되, 입은 다물어라


보고서에서는 공무원과 군인은 국가와 특수한 신분관계라고 말한다. 공무원이나 군인은 국가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에 기본권이 제약된다는 것이다. 투표는 할 수 있지만 표현의 자유는 어느 정도 제한되는 것이다. 특히나 군인은 무력집단으로 쿠데타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재가 공무원보다 더 강하게 가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보고서에서는 과도하게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한다. 헌법상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기 때문에 온·오프라인에서 과도하게 군인의 입을 막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군인이 ‘닭근혜 아웃’ 이라고 SNS상에 쓰는 것은 위법이라고 한다. 이것은 ‘표현의 자유’의 측면이 아니라 ‘상관의 범위’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상관의 범위는?


실례로 2년 전 육군 대위가 트위터에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서 집행 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선고 이유는 상관인 대통령을 모욕한 ‘상관 모욕죄’가 성립됐기 때문이었다. 20대 남성들은 군대에 들어가면 강제로 ‘직속상관 관등성명’을 외운다. 암기한 내용에서는 대통령을 최상위 직속상관으로 규정한다. 국군조직법에서도 통수권자를 대통령으로 명시했기 때문에 대통령에 대한 비난도 상관 모욕죄가 되는 것처럼 보인다.


ⓒ SBS


보고서에서는 군인의 신분이 아닌 대통령을 상관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논거로 군형법에서 말하는 상관의 정의를 끌고 들어온다. 군형법에서는 상관의 신분 자체를 군인으로 정의하기 때문에, 순정 상관은 기본적으로 현역 군인을 전제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로 따지면, 상관 모욕죄가 아니라는 주장이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말한다.


국방의 의무를 지는 사람은 표현의 자유도 없는 것일까?


20대 남성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일정 기간 군인신분이 된다. 그렇지만 국방의 의무가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보다 우선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보고서는 군인신분은 국가와 특수한 관계이기 때문에 표현 자유의 제한은 필요하지만, 최소한에서만 가해져야 한다고 마무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