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20대'에 대한 인상비평이 여기저기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청년이슈팀의 [청년연구소]는 청년과 20대를 주제로 한 다양한 분야의 학술 텍스트를 소개하려합니다. 공부합시다!

한국 사회에서 자살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전 세계 중 최상위권이라며 많은 사람이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정부와 사회에서는 이들의 죽음을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려고 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대학생의 자살은 외면받는다. "젊은 게 이런 일도 못 참나", "나약하다"며 이들의 죽음에 대한 평가는 유난히 냉혹하다. 매주 4명의 대학생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1년으로 따지면 230명이다. 이는 초·중·고등학생의 자살자 평균인 109명보다 2배가 넘는 수치다. 이번 청년연구소에서 소개할 논문 ‘한국 대학생 자살의 특성: 보도기사를 중심으로’는 상대적으로 외면받았던 대학생 자살에 대해 다루고 있다.

 

ⓒ 출처 : NJ Hopeline / 편집 : 고함20

아직 구체적인 현황도 모른다 

20대 자살은 10년 동안 꾸준히 증가 추세지만 관심을 끌게 된 시점은 불과 4년 전이다. 학업 스트레스로 포항공대 대학생이 죽고, 등록금 문제로 젊은 대학생이 농약을 마시고 나서야 조사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정부의 조사는 전체적인 자살자 수 파악 정도로 수박 겉핥기 수준이었다. 그들이 언제 어디서 왜 죽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 논문은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대학생 자살의 특징과 원인과 같은 상세한 연구가 시급하다고 보았다. 저자들은 자살자수를 1차원적으로 기록하는 것이 아닌, 보다 구체적인 결과를 위해 ‘N’포털사이트 뉴스 탭에서 ‘대학생 자살’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연구를 진행했다. 범위는 11개의 일간지와 6개의 방송·통신사, 12개의 지역신문 기사였다. 


대학생 자살의 5W1H

What ‘자살’

Who 대학생 자살자 10명 중 7명은 남학생이다. 하지만 나이와는 상관이 없었다. 신입생이 대학에 적응하느라 힘들어서 유난히 많이 자살하는 것도 아니고, 졸업생이 장래가 막막하여 죽음을 결심하지도 않는다. 대학생 자살자는 전 학년에서 발생하지만, 유난히 남학생이 많이 목숨을 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When 대학생의 자살은 시간과 계절을 타지 않는다. 시간대별(00시~06시, 06시~12시, 12시~18시, 18시~24시), 계절별(봄:3월~5월, 여름: 6월~8월, 가을:9월~11월, 겨울:12월~2월) 최고·최저 자살률 간 차이는 최대 10%정도로 크지 않았다. 대학생 자살은 계절과 시간 상관없이 언제나 있는 일이라고 논문을 말하고 있다.

Why 그들을 극단에 상황까지 가게 만든 원인은 학업(27.8%)이었다. 뒤이어 등록금, 생활고와 같은 경제적 문제(12.4%)가 있었고, 부적응·이성 문제가 각각 7%로 3위를 차지했다. 대학생의 자살원인은 개인만의 문제보다는, 학업·경제적 문제와 같이 사회적 원인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Where 대학생의 자살 장소는 집이 40% 숙박시설이 18% 자취방이 11% 순이었다. 특이한 점은 자살 원인과 자살 장소가 어느 정도 연관성을 보인다는 점이다. 등록금과 학점 같은 사회적 원인으로 죽은 자들은, 그렇지 않은 자들에 비해 자살 장소로 학교를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How  자살 방법은 투신이 39.2% 의사(목맴)이 27.8% 음독이 17.5%로 가장 많았다. 이것은 다른 세대의 자살 방법과 비슷했으며, 특히나 청소년의 자살 방법과 유사했다. 


ⓒ출처 : azcapitoltime / 편집 : 고함20


우리는 그들에게 관심이나 있었나 

아직도 대학생 자살은 사각지대다. 그들이 목을 맨 이유가 대부분 사회적, 환경적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관심조차 없었다. 특히나 자살이 모든 나이와 학년에서 일어나는 데 반해 현재 대학 내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중인 자살이나 정신건강에 대한 조사는 신입생을 대상으로만 진행 중이다. 

그 조사마저도 신입생이 대학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인 오리엔테이션 때에만 시행된다. 학교 적응을 지속해서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1차원적인 사전 조사로 구색 갖추기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년이 올라가면 대학생 자살에 대한 지원 방안은 없다. 신입생 뿐만 아니라 전 학년을 대상으로 자살에 관한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휴학생의 자살이다. 그들의 죽음은 집계조차 되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정부의 간단한 수치조사에도 그들은 빠져있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휴학생들에 대한 관심조차 없다. 그러나 그들 또한 자살을 선택할 수 있다. 대학생의 자살은 나이와 학년을 불문하고 발생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휴학하는 학생 중에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들도 자살 위험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죽을 용기가 있으면 차라리 살지." 사회가 20대의 자살에 유난히 많이 던지는 말이다. 그러나 무심코 말을 하기 전에 사회가 자격조차 있었는지 고민해볼 시점이다. 오늘도 아마 계단을 오르는 누군가를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