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일은 청년이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다. 정치권은 청년의원이 청년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19대 총선에서는 여야할 것 없이 청년을 기용했고, 그 결과 국회에도 '청년'의 목소리를 내세우는 '청년' 정치인이 등장했다. 김광진(새정치민주연합), 김상민(새누리당)*, 장하나(새정치민주연합)의원이다. 이제 그들의 남은 임기는 1년 즈음. [다시, 안녕?]은 그들을 만나 그간 입법활동을 짚어보며, 다시 청년의원에 대한 의문을 던져보려 한다. 청년의원은 청년문제를 잘 해결했을까? 청년의원은 '정말' 필요할까? 


*[고함20]은 세 의원 모두에게 인터뷰 요청을 보냈지만, 김상민 의원은 일정상의 이유로 인터뷰에 응하지 못했다. 


장하나 의원은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소속이다. 그는 청년의 더 나은 노동 환경을 위해 입법활동을 해왔다. [고함20]은 구체적인 입법 활동에 근거하여 청년의원의 필요성을 검토해보려 했다. 장하나 의원의 입법활동을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하여, 그에게 이와 관련된 질문을 던져보았다. 



장하나 의원. 2012년 6월 2일. ⓒ장하나 의원실 제공



* 인터뷰는 장하나 의원의 일정상의 이유로 서면으로 진행되었다. 


#역차별?_청년고용할당제


청년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청년'의 범위를 어떻게 정의했나? 2009년 공동발의한 청년고용증진특별법 개정안이 2013년에 통과되자마자 역차별 논란이 있었었다. 공공기관과 공기업에 청년고용을 촉진하려는 법안이었지만, 시행령에서 '청년'을 "15세 이상 29세 이하인 사람"으로 규정하여 30세 이상 미취업자들의 반발을 산 걸로 아는데. 


청년고용증진촉진법 개정안은 한국판 ‘로제타 플랜’*을 목표로 했는데 연령에 따른 역차별 논란으로 개정안의 취지가 가려져 안타깝다. 원안의 핵심적인 사안은 법안의 적용대상을 대기업까지 확대하여 실질적인 청년고용을 촉진하는 것으로, 논란이 되었던 연령 문제는 시행령으로 조정될 수 있는 사안이었다. 청년은 단순히 특정 연령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성장을 멈추고 장기침체기에 접어든 한국경제의 후과(後果)를 감당해야 하는 다음 세대의 의미로서 청년을 바라보고 있다.


*로제타 플랜? 벨기에의 청년실업정책이다. 청년들의 취업을 돕기위해 고용주들에게 근로자수의 일정 비율을 청년들로 채우도록 강제하는 정책이다. 



#과도기_노동 


과도기 노동' 포럼. (왼쪽) 패션노조 베트맨 D (오른쪽)장하나 의원. 2015년 1월 28일


과도기 노동*에 꾸준히 관심을 보인 걸로 알고 있다. 과도기 노동의 폐해를 막기 위해 법안을 준비 중이라던데 진행상황이 궁금하다. 


일단 '열정페이', '무급인턴' 등을 법적 용어로 개념화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무급인턴, 열정페이, 현장실습생 등은 대법원 판례에 따라 사용자에게 종속된 형태로 지시를 받아 일하는 ‘노동’으로 봐야한다. 그런데 이중에서 대학생 현장실습처럼 ‘교육’ 목적인 것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대학생 현장실습의 경우가 그렇다. 물론 전공유관성도 없고 직무교육도 없이 정규노동자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는 부분은 노동으로 봐야한다. 따라서 "노동은 노동답게, 교육은 교육답게”라는 원칙에 맞게 관련 내용들을 정리할 필요성이 있다. 


인턴이나 현장실습 같은 것들이 그 목적에 맞게 정확히 운영될 수 있도록 기준을 세우는 절차가 필요한데, 워낙 인턴은 유형도 천차만별이고 편법사례도 많고 해서 법률로 일괄해서 정리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과 인턴 당사자들과 토론을 수차례 거쳤다, 이번 달 즈음에는 입법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과도기 노동? 안정적인 정규직으로 가기 전에 거치는 중간 단계. 인턴, 수습, 시용, 현장실습생 등이 이에 속한다. 교육인지 노동인지 확립되어 있지 않아 노동착취 등 피해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관련기사/ 학교와 직장 사이 '과도기 노동' 


국회 인턴도 '열정 페이'라는 논란이 있었다. 괜찮다면 의원실 분들의 노동조건을 알려줄 수 있겠나. 


무급으로 일하는 사람은 없다. 공식적으로 국회 사무처에 등록된 유급 인턴 두 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운영과정에서는 인턴들에게 9급 보좌진과 같은 대우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회 사무처에서 나오는 급여에 내 급여를 떼어 추가적으로 보조하고 있다.



#점장도_노동법교육


10월 2일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가맹점주들에게 노동관계법 교육을 의무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더라. 법안의 통과가능성을 어떻게 예상하고 있나? 


가맹사업법은 주로 경제민주화와 관련이 많아 여야의 이견이 첨예한 법안이다.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개정안 통과를 장담할 수는 없다. 새누리당이 여전히 프랜차이즈 본사에 책임을 지우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노동관계법 교육을 하고, 받는 의무가 프랜차이즈 업체에만 국한되어있다는 것은 아쉽다. 


일반 자영업자에게로 개정안 적용대상을 넓히자는 취지엔 공감한다. 그러나 현행법상 5인 미만 사업장에까지 노동법 교육을 의무화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대신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들이 직접 '자영업자를 위한 노동관계법'과 같은 소책자를 나눠주고 노동관계법을 홍보하는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개정안의 취지가 좀 더 많은 사업장에 포괄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가능한 방안을 열심히 구상하고 있다.



#청년여성_노동문제


이러면 너무 쉽게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 같지만, 의원님은 청년이자 여성이다. 청년 노동 문제도 문제가 많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여성 청년들의 노동 문제도 만만치 않다. 여성 청년의 노동 문제와 관련해서 준비하고 있는 법안이 있나.


청년여성들의 상당수가 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다. 이분들은 고객 응대 과정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로 고통받고 있는데 그럼에도 이것이 산재로 인정되지 않았었다. 그래서 감정노동도 산재로 인정받고 피해가 발생했을 때 작업을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산재보상보험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글. 정리/ 릴리슈슈(kanjiwon@gmail.com).

인터뷰/ 릴리슈슈. 피오나

[다시, 안녕?] 기획/ 릴리슈슈. 콘파냐. 피오나. 아나오란. 풍뎅이. 박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