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成均館)은 고려 말부터 이어진 조선의 최고 교육기관이다. 지금으로 따지면 대학인 셈이다. 요즈음 대학 캠퍼스에서는 샴쌍둥이마냥 붙어 다니는 연인들이 흔하다. ‘남녀유별.’ ‘남녀칠세부동석.’ 등 남녀관계에 엄격했던 조선 시대라면 상상조차 못할 일이다. 매주 월요일, 화요일이면 티격태격하며 붙어 다니는 남녀를 볼 수 있는데 그 이름은 이선준(박유천)과 김윤희(박민영)이외다. 이름 하여 ‘성균관 스캔들.’ 원작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의 인기와 동방신기 박유천의 주인공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성균관 스캔들’ 은 여자들이 모이면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이야깃거리다. 무뚝뚝하지만 올곧은 선준(박유천), 괴팍하지만 속 깊은 걸오(유아인), 바람둥이지만 개구쟁이인 용하(송중기) 때문이다. 걸오 앓이 중인 필자 역시 매주 월요일 9시 55분이면 리모컨을 하나의 채널에 고정시킨다. 


삼인삼색, 세 남자의 매력
홍일점, 남장여자

선준(박유천), 걸오(유아인), 용하(송중기) 세 남자는 조선 시대에 보기 드문 꽃미남이다. 세 남자 사이에는 남장여자 윤희(박민영)가 있다. 선준(박유천)의 “내가 잘못했다. 그만 울었으면 좋겠다.” 는 무미건조하면서도 로맨틱한 대사는 여성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거친 남자 걸오(유아인)의 무심한 듯하면서도 “대물 어디 있어?” 하며 윤희(박민영)를 챙기는 배려심은 걸오 앓이를 양산해내고 있다. 재간둥이 용하(송중기)가 중이방 팀(걸오,선준,윤희)이 돌발 상황에 처할 때마다 능수능란하게 해결하며 날리는 백만 불짜리 미소는 여심을 흔들고 있다. 여자보다 예쁜 녹빈홍안 윤희(박민영)는 “여자라서 안 되는 겁니까” 하고 반기를 들며 오기로 대사례에서 장원을 해 내며 ‘당당한 여성’의 면모를 선보이고 있다. 선준(박유천)과 윤희(박민영)의 로맨스가 진행될수록 전생에 무슨 일을 했길래 세 남자와 드라마를 같이 찍냐는 여성들의 부러움 섞인 시기와 질투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꽃보다 남자’의 사극판?
 보일락 말락, 미적지근한 로맨스

성균관스캔들은 선준(박유천), 용하(송중기), 걸오(유아인), 윤희(박민영)를 내세우며 사극판 F4를 표방했다. 홍일점 윤희(박민영)는 '꽃보다 남자' 의 잔디(구혜선)만큼이나 과감하며 마음씨가 곱다. 선준(박유천)은 준표(이민호)만큼 완벽한 집안의 자제이고 용하(송중기)는 이정(김범)만큼 카사노바 기질이 강하고 걸오(유아인)는 지후(김현중)만큼 신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로맨스의 진행속도가 더디다. 드라마 제목 '성균관 스캔들' 과 달리 성균관에서는 뚜렷한 스캔들이 일어나지 않는다. 용하(송중기)는 끊임없이 윤희(박민영)를 의심하지만 여자같은 남자라고 추정하는 데 그치고, 선준(박유천)은 윤희(박민영)가 예쁜 여자가 된 것을 보고 여장했다고 생각할 뿐이다. 목욕하는 장면을 직접 보고 여자라는 것을 확인한 걸오(유아인) 역시 여자라는 것을 알면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드라마가 흥미롭게 진행될 만한 삼각관계나 방해물이 없다. 선준(박유천)을 사모하는 효은(서효림) 역시 어리광 부리는 철부지로 나올 뿐, 선준(박유천)과 윤희(박민영)의 로맨스를 뒤흔들지 못한다. '꽃보다 남자' 의 경우, 미녀삼총사, 민지(이시영) 등의 악인의 등장으로 갈등, 오해를 만들어 내어 둘의 로맨스를 불붙게 만들었다. 따라서 '성균관 스캔들' 이 '꽃보다 남자' 만큼의 시청률을 낼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미적지근한 로맨스 때문인 것이다.

                  출처 : http://www.newsen.com/news_view.php?uid=201009161544281002


동이 vs 자이언트
막강 드라마들 사이에서 고군분투 중

앞서 말했듯이, ‘성균관 스캔들’은 시청률 면에서는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동시간대에 편성된 ‘동이’ 와 ‘자이언트’ 는 고정 시청자들이 형성된 지 오래되어 시청률이 20%대를 찍고 있기 때문이다. 초반 시청률이 부진하자, 박유천의 미숙한 연기력 탓이라는 비판도 곳곳에서 들려왔지만 매회가 거듭될수록 안정적인 연기를 보인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시청률 또한 갈수록 높아져 10회 방송 때는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로 진입하기도 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 ‘동이’ 못지않게 ‘성균관 스캔들’ 은 조선 후기의 붕당 정치를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성균관 스캔들’ 은 보는 재미 못지않게 듣는 재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성균관스캔들’ 의 ost '찾았다', 'Too love' '너에겐 이별 나에겐 기다림' 를 통해 재중, 유천, 준수(JYJ) 3인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화음을 느낄 수 있다. 20부작의 반을 넘어서는 ‘성균관스캔들’ 이 동이와 자이언트의 막강 구도를 깰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