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쭈볏쭈볏 들어온 참가자는 어딘지 모르게 어벙해 보이는 20세 소녀였다. 그녀가 의자를 마다하고 바닥에 털퍼덕 앉았을 때, 아무도 그녀에게 무언가 기대하지 않았다. 해맑은 표정으로 ‘자작곡 해도 괜찮아요?’라고 말했을 때에도 그 뒤에 펼쳐질 반전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그녀가 노래했다. 반전의 시작이었다.
 최근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화제의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슈퍼스타K.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화제에 오른 인물하면 역시 장재인이다. 어렸을 때부터 외로움에 시달려 왔다던 그녀. 그런 그녀가 가장 화제를 몰고 다니는 ‘슈퍼스타 후보’가 되기까지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장재인 만의 스토리
 
 장재인은 인터뷰를 통해서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를 하고 아르바이트를 통해 자력으로 독학했다는 이야기를 밝혔다. 이것만으로도 보통 사람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고생담인데 그녀의 과거는 한 술 더 떳다. 어렸을 때 가정환경이 좋지 못한 데다가 초등학교 때는 집단 폭행, 4학년 말미에는 언니들의 괴롭힘까지. 그녀의 스토리는 마치 신데렐라 초반부에 나오는 신데렐라의 고생담을 연상시키게 한다.
 그러던 그녀에게 음악은 그녀의 외로움과 우울함을 달래주는 진통제가 되어준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꿈이 이루어지는, 바로 그 순간까지 함께하는 것도 음악이다. 게다가 작사, 작곡까지 혼자서 해내는 싱어송라이터에 독특하고 압도적인 가창력! 그녀가 슈퍼스타가 되기 위해 가는 여정은 마치 그 동안의 고생을 훨훨 털어내고 공주가 되는 신데렐라처럼 보인다.


 

출처 - http://love7.tistory.com/677?srchid=IIMvI1XE100




 이것이 바로 장재인만의 스토리다. 그녀가 여기 온갖 고생길을 헤치고 이제 막 꿈에 도달하려는 주인공이 있다고 말하는 셈이다. 대중이 열광하고 몰입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그녀가 신데렐라와 다른 점은 신데렐라는 왕자에 의해서 공주가 되지만 그녀는 그녀 스스로 꿈을 이룬다는 정도의 차이랄까. 어쩌면 그래서 대중은 로또맞은 신데렐라보다 꿈을 향해 스스로 노력하는 그녀가 더 사랑스러운 지도 모른다. 네티즌 투표 때마다 당연한 듯 1위에 올라서는 모습이 이를 증명한다.

아직 끝나지 않은 역경
 
 분명히 장재인은 이미 슈퍼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열광적인 지지층이 생겼다. 그녀의 목소리는 연일 화제가 되고 슈퍼스타K의 우승자 자리도 눈에 보일 만큼 가까워졌다. 하지만 신이 그녀에게 보내는 질투의 표시일까. 최근의 인터넷 여론은 꼭 그녀에게 호의적이지만은 아닌 것 같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우선 첫 번째, 독특한 가창력. 그녀의 가창력은 앞에서 말했듯이 그녀가 일으키는 장재인 열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 하지만, 지나치게 호불호가 갈리는 목소리라는 점이 문제다. 벌써부터 목소리가 질린다느니, 억지로 만들어낸 것 같다느니 여러 소리가 나올 정도로 그녀를 싫어하는 사람까지 생기고 있다. 
 그 다음은 외모. 이는 보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예쁘고 멋진 아이돌 위주로 가요계가 구성되다보니 마냥 예쁘지만은 않은 그녀의 외모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종종 있다. 개성적으로 생긴 얼굴을 좋아해주는 팬들도 물론 있지만 예쁘기만 한 비주얼에 익숙한 시청자들이 얼마나 호응해줄 지는 미지수다.

 




 마지막으로 문제가 되는 건 바로 성격이다. 그녀가 가요계에 데뷔하고 나면 아무래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런데도 그녀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처럼 소심한 성격을 유지한다면 아무래도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 힘들 수 있다. 그녀의 꿈이 연예인이라는 형태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면, 좀 더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뀔 수 있도록 그녀의 절실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장재인, 기적을 노래하라
 
 지금까지 여러 말을 했지만 사실 그녀만의 스토리텔링이 가능했던 이유도,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이유도, 이렇게나 열광해주는 팬층이 생긴 이유도 따지고 보면 그녀가 진정으로 음악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사실 위에서 약점이랍시고 여러 가지를 나열했지만 그녀의 진정한 약점은 바로 그녀가 ‘더 이상 음악을 즐기게 되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녀가 겪어왔던 고난을 뛰어넘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던 바로 그 ‘즐기는 것’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즐기는 것’ 이상 가는 그녀의 장점이 또 있을까. 아마 음악을 즐기는 지금의 장재인만 있다면 사소한 약점 쯤이야 얼마든지 극복 가능할 것이다. 지금까지처럼 그녀가 음악을 즐겨만 준다면 대중은 얼마든지 그녀와 그녀의 노래를 사랑해줄 것이다. 가수의 즐김과 대중의 사랑이 교차하는 것. 아마 이것이야말로 그녀가 노래했던 기적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