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20대의 시선/데일리칼럼 (654)

모두에게 무서운 김영란법이 돼야 한다

김영란법이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만연한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한 중요한 물줄기라는 점에선 이견이 없다. 하지만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한 지 삼 일만인 지난 3월 3일, 법은 졸속으로 입법 처리됐다. 문제점들에 대한 충분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기에 법은 여전히 논쟁거리다. 법이 통과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당 대표들은 법의 수정할 필요성을 제기했고 대한변호사협회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 SBS 정치권의 여전한 '논란의 불씨', 국민들의 압도적인 '김영란법 찬성'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되는 점은 현행법과의 충돌이다. "부정청탁"의 개념이 모호하여 헌법이 규정한 '법의 명확성'의 원칙을 충족하지 않으며, 이는 검찰의 자의적 판단 개입이 높아질 수..

‘정보공개’시스템? 이름값 좀 하시죠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만들어진 '정보공개시스템'이란 것이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공기관과 그 밖의 일부 단체에 자신이 원하는 정보의 공개를 요청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제도를 이용하고 싶으면 청구인의 간단한 개인 정보와 청구하는 정보의 내용 등을 기재해 해당 기관에 청구하기만 하면 된다. 며칠 전 나는 말로만 듣던 이 제도를 이용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내가 정보공개를 청구한 대상은 30여 개의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사립대학은 관련 법률 시행령에 근거해 정보공개청구의 대상에 포함된다). 홈페이지가 친절히 알려주는 대로 청구서를 기재하고 제출했다. 법령엔 10일 이내에 답변을 하도록 되어 있기에, 나는 이제 느긋하게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아니었다. 청구서를 제출한지 몇 시간 지..

코앞에 다가와 있는 핸드폰제조업의 정체기

지난 12일 핸드폰제조업체 팬택은 자금난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전에 팬택은 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결정했지만, 이동통신 3사가 팬택 제품을 추가 구매를 거부해 협력업체에 지급해야할 채권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팬택이 회생하기 위해서는 재고품을 판매하는 것이 해결방안이지만, 이동통신사의 추가구매를 거부한 상태에서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2000년대 초 중소벤처제조업체인 팬택은 세계 5대 휴대폰 전문기업이었다. 대기업 사이에서 자수성가한 기업으로 벤처신화를 이뤄냈다며 칭찬받기 일쑤였다. 그러던 팬택은 지금 몰락의 위기에 있다. 언론은 법정관리 결정 후 팬택은 중국 업체가 인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업체의 해외 매각은 이번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리고 해외 매각은 국가적..

<1박 2일> 논란, 오나미에겐 발차기를 날려도 괜찮아?

지난 7월 27일 방영된 KBS 에서는 출연진들이 바캉스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두 팀으로 나뉜 멤버들은 특유의 복불복 게임을 통해 각각 최고, 최악의 휴가 시나리오를 경험했다. 여기서 제작진은 게임에서 이긴 팀이 ‘비키니 미녀들’과, 진 팀은 개그우먼들과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이날 프로그램에 등장한 개그우먼은 오나미와 김혜선 두 사람이었다. 역시 이날도 그들은 ‘못생긴 여자’로 소비되었다. 시청자들은 가족 예능에 '비키니 미녀들'의 과한 노출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비난했다. 또한 여자를 게임의 ‘전리품’으로 전락시킨 것, ‘못생긴 여자’를 ‘벌칙’로 규정한 것에 대한 지적을 쏟아냈다. 이에 유호진 PD는 “방송 콘셉트는 휴가지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을 가정해 진행된 것인데, 시청자들께서 불편하셨다니..

아프리카=에볼라? 편견 가득한 덕성여대 행사 취소 요구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했으니 아프리카 학생이 참가하는 행사를 취소시켜야 한다.” 지난 주말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여론이다. 해당 행사를 개최한 덕성여대는 인기검색어 상위권을 유지했다. 네이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를 검색하면 연관검색어 첫 번째로 ‘덕성여대’가 나오기까지 한다. 덕성여대 측이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병한 나이지리아 학생들의 참가를 취소했다는 소식에도 행사 취소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아프리카에 퍼진 에볼라 바이러스를 아프리카의 다른 나라 학생이 들여올까봐 불안하니, 행사를 전면 취소해야만 한다는 네티즌의 원성이 이어졌다. 이제껏 ‘한국정부의 문제 해결 방식’이라는 게시물과 종종 마주해왔다. 전 국민이 모두 알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터질 때마다 정부에서 대책이라고 내놓는 것들..

여름날의 한국일보를 기억하세요?

지난여름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건이 있다. 바로 사태다. 경영진의 횡령과 불법 인사를 지적한 기자들이 편집국에서 쫓겨나 길거리에 나앉고, 기자의 이름도 적히지 않은 정체불명의 기사로 가 누더기가 된 것이 벌써 1년 전의 일이다. 당시 시사IN은 이 사태를 저널리즘이 아닌 ‘너절리즘’이라 이름붙이기도 했다. 지난해 6월 15일 용역에 의해 강제로 폐쇄됐던 편집국은 25일 만에 기자들에게 개방되었고 신문 역시 온전하게 돌아왔다. 하지만 ‘너절리즘’이라는 단어는 계절이 돌아 다시 여름이 왔어도 여전히 유효하다. 세월호 참사 직후의 몰상식한 보도 행태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지 불과 100일, 언론은 유대균, 박수경과 관련한 황당한 보도들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특히 채널A의 보도와 TV조선의 보..

설리 활동 중단, 왜 설리가 숨어야 하나

최근 가수 다이나믹듀오 멤버인 최자의 잃어버린 지갑 사진이 포털 사이트에 유포되었다. 이를 계기로 최자-설리 스캔들은 재점화되었다. 이에 최자와 설리의 행보는 서로 다르다. 최자는 예능을 통해 스캔들을 개그소재로 이용하면서 암묵적으로 스캔들을 인정하는 듯 보였다. 반면 설리는 에프엑스로 공식 컴백 후 감기몸살로 방송 등에 불참해왔다. 결국 지난 25일 SM 엔터테인먼트는 당분간 설리가 연예계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설리 활동 중단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지난 17일 감기 몸살로 무대에 불참한다 밝혔지만, 설리가 지인과 함께 그림을 그리는 사진과 영상 등이 지인 SNS에 올라왔기 때문이다. 논란이 되자 사진과 영상은 삭제되었다. 설리의 활동 중단으로 에프엑스 역시 활동을 3주 만에 중단했다...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외면해야 하나

‘연애도 돈이 있어야 한다’는 흔한 말은 진실일까? 돈이 많으면 연애에 그나마 가까워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나온 「최근 미혼 인구의 특성과 동향: 이성교제를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는 이 사실을 최소한의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서 보여준다. 설문조사에는 1500명의 18~49세 미혼 남녀가 전화조사를 통해 참여했다.미혼 인구가 '솔로일 확률'이 경제적 능력에 의해 차등 분배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대졸 이상 남성의 37.2%, 여성의 38.4%가 이성교제 중인 데 비해, 고졸 이하의 경우 남성 22.4%, 여성 24.5%만이 '솔탈'(솔로탈출)한 상태였다.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 하지 않고 있는 경우보다 교제 비율이 10% 이상 높았고, 연소득이 2500만원을 초..

박 대통령 여름 휴가 쿨하게 보내주자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일정의 여름 휴가를 지낼 계획이라는 소식이 발표되자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28일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의 휴가가 적절한지 대단히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박원석 대변인도 "대통령이 있어야 할 곳은 힘들고 아파하는 국민의 곁"이라고 논평했다. 야당의 공세에 대해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국민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지는 데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과 함께 휴가를 활성화하자는 뜻에서 관저에서 휴가를 보낸다"고 박 대통령의 휴가 일정을 옹호했다. 박 대통령의 여름 휴가를 적극 지지한다. 세월호 특별법 문제가 표류하고 있는 시점에서 박 대통령의 여름 휴가가 적절치 못하다는 반론도 일리가 있다. 그럼에도 휴가 결정을 지지하는 이유는 대통령의 휴가가 박 대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