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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의 상처를 주는 학내 성폭력 상담센터

수원 아주대학교에 재학 중인 ㄱ 씨는 교내 중앙 동아리 선배로부터 극심한 성희롱과 언어폭력에 시달렸다. 그 후 ㄱ 씨는 시간이 지나도 선배의 성희롱이 도저히 잊히지 않아 교내 성폭력 상담센터에 신고했다. 하지만 수차례의 진술과 증거 확보에도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성희롱이 별일 아니라 듯 쓰인 공문 한 장과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벌이 아닌 인권교육을 시행한다는 결과뿐이었다. 이 또한 사건을 신고한 지 약 7개월 후에야 내려진 조치였다. 성폭력 상담센터의 문제가 공론화된 것은 ㄱ 씨가 2014년 12월 아주대학교 커뮤니티인 ‘아주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이하 아좋사)에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그녀는 ‘지금까지 성폭력 상담센터에만 의존하였으나 흘러간 정황을 보아 왜 경찰 신고나 국선 변호사 관련 도움을 받..

현실을 비추는 살인 이야기,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살인 사건에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등장한다. 살인을 테마로 한 영화들이 보이는 양상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가해자의 극악무도한 행동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것이고 또 하나는 피해자 측근은 가해자를 용서할 수 있느냐 하는 물음을 던지는 것이다. ‘살인의 추억’ 은 연달아 일어나는 미스터리 살인사건을 실감나게 카메라에 담아냈고 ‘밀양’ 은 피해자 가족이 가해자를 용서하려 애쓰는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을 알려주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은 전자도 후자도 아니다. 다만, 가해자 김복남의 잔인한 살인행위를 쓸쓸히 담아내며 관객을 가해자편으로 이끌어 낸다. 김복남의 살인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이유 낫으로 남편의 목을 사정없이 내리치고 도끼로 나무 베듯 팔을 잘라내는 김복..

성희롱 가해자는 무슨 생각할까

“나랑 한번만 자자. 내가 결혼하재? 연애만 하자는 거잖아.” 만난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은 여성에게 마구잡이로 들이대는 이 남자. 귀엽다고 해야 하는 걸까? 파렴치한으로 몰아야 하는 걸까? 술자리에서 조개탕을 시키고 ‘다른 조개가 먹고 싶다는’ 이 남자. 애정 표현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2006년 개봉과 동시에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연애의 목적’에서 유림(박해일)은 극 중 초반부터 홍(강혜정)에게 강도 높은 애정공세를 펼친다. 좋게 말해서 애정표현이지, 사실 성희롱이나 다름없다. 2008년에 발표된 에 의하면 대부분의 성희롱 가해자들은 가해 행위를 친밀감의 표시로 여긴다고 한다. 성희롱 가해자의 대부분이 성희롱에 대해 가볍게 여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신은 순수하게 애정표현을 했을 뿐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