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슬러 600년 전, 역사에 길이 남을 ‘언어배틀’이 있었다. 이방원과 정몽주가 벌인 ‘시조배틀’이 바로 그것이다. 이성계는 새로운 국가의 건설을 위해 아들 이방원으로 하여금 고려의 대신 정몽주를 설득하라고 명한다. 이방원은 정몽주에게 ‘하여가(何如歌)’를 읊어 정몽주가 고려를 단념하도록 권한다. 그러나 우리가 역사 교과서에서 배웠듯이, 고려의 충신 정몽주는 이방원에게 ‘단심가(丹心歌)’로 답하며 고려에 대한 본인의 마음이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을 확인시켜준다. 시제를 현재로 돌려보자. 또 다른 언어배틀에 대한 포털의 검색 순위와 유투브, SNS의 반응이 뜨겁다. 유명 랩퍼들이 가세한 ‘랩배틀’ 때문이다. 방송에 나와서 흥겨운 힙합 음악을 부르거나 공연장에서 랩을 노래하던 이들이 서로에게 ‘디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