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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 폐업해요, 나가주세요" 우리 정말 쫓겨나야 될까?

"건물주가 바뀌어서 고시원 영업을 못하게 됐으니 빨리 방을 알아보는 게 좋을 거다.” 고향을 떠나 경기도에서 학교를 다니는 김상웅 씨(25)는 고시원에 산다. 그는 주거비를 줄이기 위해 살던 원룸을 떠나 고시원을 택했다. 그가 고시원에 자리 잡은 지 3개월 정도 되는 날, 고시원 폐업 소식을 듣게 되었다. 고시원 사장은 밖으로 나가려던 그를 붙잡아 “건물주가 바뀌어서 고시원 영업을 못하게 됐으니 빨리 방을 알아보는 게 좋을 거다"라고 통보했다. 그날은 고시원 폐업일로부터 한달 남짓 남은 날이었다. 다른 고시원 거주민의 의견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상웅 씨는 “다른 고시원 사람들 생각은 모른다. 여긴 사람 간의 소통이 별로 없다. 자주 보는 얼굴이라도 서로 모른척한다. 다들 여기에 오래 살지 않을 걸 알기..

대학 기숙사는 정말 고시텔보다 안전할까?

대학을 위해 고향을 떠나온 대학생들은 하숙·고시원·원룸 등 다양한 주거 방안의 선택에 맞닥뜨린다. 그중 학생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역시 교내 기숙사다. 무엇보다 학교의 보호 아래 가장 안전한 주거 환경을 갖추었으리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연 대학 기숙사는 정말 고시텔보다 안전할까? “기숙사라고 무조건 고시텔보다 안전하진 않은 것 같아요” 숭실대 기숙사에 거주했었던 김고운(24)씨는 기숙사의 안전 문제에 대한 기자의 물음에 단호하게 대답했다. 기숙사는 개관 초기부터 문제가 많았다. 공사 지연으로 1층 로비는 여전히 '공사판'이었음에도 어쩔 수 없이 학생들은 기숙사에 입주했다. 그 후 1년 뒤에는 기숙사 복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쓰레기통에 불이 났지만, 화재 경보와 스프링클러 등 소방 장치는..

"한 끼 때우는 거죠" 추석에도 컵밥 먹는 노량진 수험생들

추석인 19일, 오후 5시 반쯤에 찾아간 노량진에는 의외로 사람이 많았다. 서울이 텅텅 빈 추석 당일에도, 저녁시간이 다가오자 학원이나 독서실에서 공부하던 수험생들이 헐렁한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거리로 나오고 있었다. 세 곳만 열려 있는 컵밥 노점상 앞에는 평소처럼 수험생들로 북적거렸다. 컵밥 먹는 사람들 이어폰을 끼고 혼자서 컵밥을 먹고 있었던 공민준(20·가명)씨는 노량진 고시원에 사는 재수생이다. 집은 천안이지만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고, 눈치가 보여서 내려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에게 추석이란 딱히 별다를 게 없는 날이었다. 오히려 추석에는 상당수의 밥집이 문을 닫는 바람에, 수험생들이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아서 불편하다고 털어놓았다. 컵밥이 맛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그냥 한 끼 때우는 거죠”라며 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