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구조조정 (22)

아직 감각되지 않는 '박용성, 그리고 그 후'

몰락해가는 시골 마을 궐렌에 ‘차하 나시안’이라는 귀부인이 찾아온다. 그녀는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의 옛 애인 안톤을 살해한다면 10억 마르크를 내놓겠다는 제안을 건넨다. 마을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녀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결국 살인은 민주적인 절차의 외피를 입고 진행된다. 1951년 발표된 뒤렌마트의 희곡 [노부인의 방문]은 인간이 돈, 자본이라는 가치 앞에서 얼마나 쉽게 타락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1950의 스위스에서 육십여 해가 지난 오늘의 한국에서도 자본의 힘은 막강하다. 분명 우리는 ‘돈으로 할 수 있는 것’보다 ‘돈으로 할 수 없는 것’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 공간은 시골 마을 궐렌에서 중앙대로, 주인공은 노부인에서 박용성으로 변하였다. 두산의 재단인수 전까지 중앙대학교는 ..

나는 침묵했다 : 인문학 숙청을 바라보며

“나치는 우선 공산당을 숙청했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당원이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엔 사회주의자들을 숙청했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주의자가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엔 노동조합원들을 숙청했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엔 유대인을 숙청했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므로.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줄 이들이 아무도 남지 않았다.” -마르틴 뉘밀러, 건국대 예술 계열 과 통폐합 반대 시위가 한창이다. 비단 건국대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중앙대 구조조정과 동국대 문예 창작학과 폐과 통보를 두고 학생들은 반대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올해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구조조정 문제로 학교와 학생 간에 대립은 존재했다. 그 대립 때마다 학생들은 총장..

[주간대학뉴스] 건국대, 학과 통폐합과 싸우는 학생들 外

[주간대학뉴스]는 대학가 소식을 일주일 간격으로 정리해드립니다.▷ 건국대, 학과 통폐합과 싸우는 학생들▷ 단국대, 전 대법관 석좌교수 임용, 학생들 총장실 점거▷ 제주대, 총장 업무추진비 식비만 2700만 원, 혹시 대식가?▷ 상지대, 신문 발행 중지 사태, 주간교수의 편집권 침해 논란▷ 경북대, 교육부의 총장임용후보자 거부에 교수들 집단행동▷ 서울대, 여학생 상습 성추행한 수학과 교수 파면 건국대, 학과 통폐합과 싸우는 학생들누가? 건국대 학생들이언제? 학교의 학과 구조조정안 발표 후학내와 SNS에서 무엇을? 구조조정 반대 운동을 하고 있다어떻게? 행정관 점거, SNS 피켓시위 등의 방법으로 왜? 일방적인 학과 통폐합을 막기 위해 ⓒ고경표 씨의 인스타그램지난 3월 19일 건국대는 ‘2016년도 학사구조..

[주간대학뉴스] 숙대-연대 15학번 미팅 협박 사건 外

[주간대학뉴스]는 대학가 소식을 일주일 간격으로 정리해드립니다. ▷ 숙대-연대 15학번 미팅 협박 사건, 내 생에 최악의 미팅 ▷ 중앙대, 학생 반대에도 일방적인 ‘학칙 개정안’ 공고해 ▷ 서울대, 셔틀버스 노동자 정규직 전환 막으려고 꼼수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신입생 군기 잡기, 우리도 빠질 수 없다” ▷ 한양대, 김무성 강연은 환영 노회찬 강연은 사절? 숙대-연대 15학번 미팅 협박 사건, 내 생에 최악의 미팅누가? 연대 15학번들이 언제? 숙명여대15학번과의 미팅 날 어디서? 연대-숙명여대 단체 미팅 자리에서 무엇을? 폭언과 때리려는 손짓을 어떻게? 취해서 커뮤니티에 논란이 일었다. 왜? 숙대생들이 찍었다가 지운 사진을 검사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23일 페이스북 페이지 ‘숙명여대 대신 전해 드립니..

중앙대 구조조정, 학과와 학생의 목소리는 배제됐다

2015년 2월 26일. 중앙대의 네 번째 구조조정 개편안이 발표됐다. 이번 구조조정은 기존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말을 아꼈던 교수들조차 사회과학대, 자연대, 인문대, 예술대 단위로 성명서를 내어 이번 구조조정을 비판하고 있다. 중앙대 대학구조조정에 대한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대학 본부와 이용구 총장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며, 구조조정의 맞설 최후의 수단으로 총장불신임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중앙대학교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회 블로그 학과 없이 입학하는 신입생들 두산이 중앙대를 인수한 2008년. 박용성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중앙대학교라는 이름만 빼고 개선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꾸자”라며 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이사장의 의지대로 대학 본부는 강도 높은 개혁을 시도했고..

중앙대식 구조개편,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쏴라?

지난 21일, 중앙대학교 102관 3층 대강당은 데워져 있었다. 다섯 시에 시작된 ‘학문 단위 구조 개편 설명회’가 열리기 위해서였다. 중앙대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네 시 반부터 모여들기 시작해, 다섯 시가 되자 꽤 많은 인원이 강의실을 메우고 있었다. 설명회는 김병기 기획처장의 프레젠테이션으로 진행되었다. 설명회는 ▲중앙대학교 구조개편의 필요성 ▲개편 추진계획 ▲커뮤니티 사이트 의견 수렴 개요 및 현황 등의 차례로 구성되었다. 김병기 기획처장은 이번 구조개편의 목적을 “미래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체질 개선이 필요하며, 미래 유망 학문에 트렌드를 맞춰가야 한다”고 밝혔다. 학과별 평가지표를 통해 개편을 하게 될 예정이라 밝힌 기획처장은 이어 구조개편을 향한 시선을 의식한 듯 “외부에 이 지표를 공개하지 ..

[죽은 대학의 사회④] 뭉쳐야 산다, 대학 구조조정에 맞서는 사람들

대학에 구조조정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군대를 다녀오니 소속 학과가 사라져 있었다’, ‘휴학을 하고 돌아오니 전혀 다른 학과 소속이 되어 있었다’ 같은 이야기는 더 이상 일반 학생들과 동떨어진 도시 괴담이 아니다. 대학에 가면 원하는 학과에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말은 이제 거짓말이 됐다.학교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학생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학생들은 학과의 존립을 넘어 대학사회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학교 측의 일방적인 논리에 ‘따로 또 같이’ 대응했다. 물론 구조조정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함께 맞서자”고 말하는 과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사립대학 구조조정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는 중앙대학교를 중심으로 대학 구조조정에 맞섰던 학생들의 이야기를 ..

[언론유감 시즌3] 개강과 새내기, 과연 어떤 기사를 쓸 것인가

기성 언론을 향한 쓴소리, 언론유감! 시즌3로 새롭게 돌아왔습니다. 수많은 언론에서 날마다 다뤄지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 중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날카롭게 비평하는 고함20의 전통 연재! 언론유감 시즌3에서는 한 주간의 기사들 중 ‘좋음(Good)' '그럭저럭(SoSo)' '나쁨(Bad)'으로 각각 3개의 기사를 제시하는 형식을 재도입함으로써, 20대를 바라보는 바람직한 인식은 무엇일지 독자와 함께 한 번 더 생각해고자 합니다. 3월 초는 모든 언론사에서 모처럼 기삿거리가 풍성해지는 시기다. ‘희망찬 새 학기’ 타령이나 ‘새내기 마케팅’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때인 동시에, 대학에 입학한 인기 연예인의 인증샷을 미끼로 온라인 독자들을 끌어들일 수도 있는 주간이기 때문이다. “새내기에게..

대학구조조정,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대응하나 <구조조정 워크숍>

“특정 학과의 이해로서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구조조정에 반대해야만 하는 이유, 즉 구조조정 반대의 ‘보편적인 근거'를 쥐어주는 것이 필요했으나 투쟁이 진행될수록 학교의 논리를 넘어서지 못하는 난점에 부딛쳤다(중앙대).” “대학 구조조정 정책에 효과적으로 저항하기 위해선 정부와 대학 당국 모두에 항의하는 것이 필요하고 각 학교의 여건에 따라 그 촛점이 달라질 수 있어야 한다(국민대).” 1월 18일(토) 서강대학교에서 ‘전국대학구조조정공대위 구조조정 워크숍'이 열렸다. 전국 대학 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현재의 대학구조조정 정책에 대해 이해하고 각 대학에서 학과통폐합이나 정부 재정지원대학 선정에 맞서 항의한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1부 강연에선 전국교수노조 부위원장 임재홍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