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노동 (21)

[인스턴트] 영화 '위로공단', 가족주의와 시대 바깥에서 비추는 노동

인스턴트는 ‘즉각적인’, ‘순간’을 의미한다. 휙휙 지나가는 트렌드들을 세세하게 짚고 넘어가기보다는, 아직 표면 위로 올라오지 않은 현상의 단면을 조악하더라도 빠르게 훑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트렌드20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연재 ‘인스턴트’는 새로운 문화 현상이나 숨어있던 현상들을 짚어내어 스케치하고자 한다. 취미, 컨텐츠, 소비 현상들을 엮어내, 생활 방식을 파악할 수 있길 희망한다. 영화[위로공단]을 이야기하기 위해 영화를 보고 어머니를 생각했다. 가족주의적인 작품이 아님에도 말이다. 몰염치한 동일시는 아니었던 것 같다. 노동하는 어머니가 아닌 '여성' 노동자. 나의 어머니를 생각했다. 출근을 위해 새벽 4시에 집을 나서고 8시에 퇴근해 귀가하는, 월 130만원 받는 장기 계약직. 그러면서..

"임금도 못 받고 일한다" 패션업계 노동자의 현실

연 매출 40조 원 규모로 성장한 패션산업. 패션산업이 신성장동력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지만 정작 그 안에서 일하는 패션업계 노동자들은 고용주로부터 일상적인 노동착취에 시달리고 있다. 만연한 무급인턴, 월 50만 원에 불과한 임금, 규정에도 없는 해고 등의 문제가 산적했지만 그동안 나서서 이들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없었다. 자신을 ‘배트맨D’로 소개한 패션노조 대표는 “친구들이 겪는 고민에 안쓰러움을 느끼고 내가 나서면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겠냐는 생각”에 패션노조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는 ‘패션노조’ 페이지가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는 업계 초년생들의 구심점이 되었으면 한다는 말을 전했다. 고함20은 패션노조 대표 ‘배트맨D’와 인터뷰를 통해 패션디자인 업계 초년생들이 겪는 불합리한 현..

노동착취 현장으로 전락한 '대학생 현장실습'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현장실습비.. 기업은 수백억대 부당이득 교육은 없고 착취만 있는 현장실습생의 현실 대학교 산학협력 현장실습이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저임금 노동착취 현장으로 전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습생들은 주당 평균 40시간을 일했지만 이들이 받는 돈은 월 35만원에 불과했다. 청년유니온과 장하나 의원실은 지난 9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대학 산학협력 현장실습생 증언대회’에서 이러한 조사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공개했다. 호텔·관광·조리·외식·식품 관련학과를 중심으로 지난 3년 간 현장실습 81개 업체의 채용공고에 나타난 근무조건, 실습비를 조사한 결과 현장실습생의 주당 근무시간은 40.25시간, 근무의 댓가성으로 지급되는 월 실습비는 351,933원으로 나타났다. 월 35만원의 실습비를 ..

'엄마 어디가?!' 아역도 어린이 노동자다

‘노동’과 ‘어린이’를 결부시키기란 쉽지 않다. 국제 사회에서 어린이 노동이 꽤나 입에 오르내렸지만 한국사회에서 어린이 노동은 표면 위로 올라오지 못하는, 올라와선 안 되는 문제에 가까웠다.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을 보면, 만 13세 이하의 어린이 노동은 금지되어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또한 15세 미만의 어린이들이 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풀어 해석하면 결국 어린이 노동은 노동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과 같다.‘연기’ 역시 노동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한국에서 어린이 노동 사례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영화계’와 ‘방송계’다. 그들은 부모의 의지 혹은 호기심에 처음 촬영장에 발을 들임으로써 연기를 시작한다. 배우 유승호도 어머니가 패션 잡지에 사진을 넣으면서 처음 연기를 시작하게 ..

[동동프로젝트] 근자씨 2호로부터

'동동프로젝트'는 활동과 노동사이에 쭈그려 앉아있는 청년활동가, 상근자, 실무자들의 목소리를 담는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플랜비'를 통해 더 많은 이들과 이들의 고민을 함께 공유하려 합니다. 3주 간격으로 총 5회 연재 예정입니다. 20대 대표 독립언론 고함20에서 동동프로젝트의 목소리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또한 이 글은 , 에도 동시연재 됩니다. “세계에서 함께 산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탁자가 그 둘레에 앉는 사람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듯이 사물의 세계도 공동으로 그것을 취하는 사람들 사이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사이(in-between)가 그러하듯이 세계는 사람들을 맺어주기도하고 동시에 분리시키기도 한다.” – 한나아렌트, 중 무엇을 했는지 돌아볼 새도 없이 3주가 후딱 지..

[고함당] 알바생을 위한 노동법 교육 인증제를 도입하라

고함20이 고함당을 창당했다. 고함당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20대를 대변한다. 참신한 정책제안과 숨어있는 정책 아이디어 발굴을 당의 목적으로 삼는다. 노동, 문화, 복지, 창업, 주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정책의 빈틈을 찾아내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고함당은 20대를 위한 정책의 공론장을 자처한다. 고함20의 기자와 독자 사이의 활발한 의견교류를 기대한다. 지난 달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알바를 한 청년 중 약 90%가 부당고용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피해사례는 근로계약서 미작성, 최저임금 미준수, 주휴/초과수당 미지급, 임금체불 등 다양했다. 조사에서 40%의 응답자가 일을 시작하기 전 근로조건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고,..

웹툰 ‘야옹이와 흰둥이’를 보고도 아무렇지 않다면

*다음 완결웹툰 '야옹이와 흰둥이' - 윤필 글/그림 제목만 보고 애완동물 키우는 내용의 웹툰인 줄 알았다. 다음 웹툰 '개와 토끼의 주인'을 통해 애완동물 키우는 이야기를 재밌게 봤던 터라, 비슷한 이야기를 기대했다. 완전히 헛짚었다. '야옹이와 흰둥이'는 동물의 시선으로 세상의 아픔을 담담히 서술하여 독자의 심금을 울린다. 비정규직, 외국인 노동자, 대학생, 알바생 등의 캐릭터가 야옹이와 흰둥이에게 사람에겐 말할 수 없는 그들의 내밀한 아픔을 드러낸다. 사람들은 관심 없는 이야기를, 야옹이와 흰둥이는 차분히 들어준다. 야옹이와 흰둥이의 주인은 보증을 잘못 서서 빚을 내고 도망갔다. 사채업자는 이들에게 주인의 빚을 대신 갚으라고 요구한다. 졸지에 생계전선에 내몰린 야옹이와 흰둥이는 공사장, 배달가게, ..

박노해 사진전 : 남들과 ‘다른 길’을 걸은 이의 ‘시선’을 보고 싶다면

“우리 인생에는 각자가 진짜로 원하는 무언가가 있다. 분명 나만의 ’다른 길‘이 있다.”고 말하는 박노해 시인의 ‘시선’을 공유할 수 있는 사진전이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다른 길’이라는 타이틀의 사진전에서는 박노해 시인이 지난 14년간 티베트, 인도, 버마, 라오스, 파키스탄에서 만년필과 35mm흑백필름카메라만을 가지고 찍은 사진과 짧은 글들을 함께 보고, 읽고, 느낄 수 있다. 노동운동가, 시인, 사진작가 박 노 해 보통 사진작가라 불리는 사람들이 여는 사진전이지만, 이번 사진전에서는 '시인'이라 불리는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이다. 사실 그는 시인이라 불리기에는 너무 많은 '길'을 걸어왔던 사람이다. 박노해 시인의 본명은 ‘박기평’이다. 박노해라는 이름은 ‘박해받는 노동자의 해방을 위하여..

행사 뛰는 대학생 ‘단기알바의 달인’과의 인터뷰

단기알바는 장기알바와 달리 하루 단위로 모집하는 아르바이트를 지칭한다. 단기알바생은 주로 행사 스탭이나 엑스트라로 일하거나 물류센터, 건설현장에서 일하게 된다. 대학생 한윤환(22)씨는 여러 종류의 단기알바 중에서 스탭으로 여러 행사를 뛰었다. 그는 겨울 내내 단기알바를 했다고 한다. 그에게 “단기알바의 달인이시네요.”라는 농담조의 인사를 건네자, “단기알바의 유경험자” 정도로만 불러달라며 수줍게 고개를 저었다. 한윤환씨는 지난 2학기 휴학을 했다. 밝힐 수 없는 이유로 부모님이 경제적 지원을 다 끊으셨다고 한다. 남은 건 자기 방과 집 뿐이었다. 알바를 하고 있었지만 생활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단기알바를 선택했다. Q. 왜 하필 단기알바였어요? 장기알바는 귀찮아요(자유롭지 못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