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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침묵했다 : 인문학 숙청을 바라보며

“나치는 우선 공산당을 숙청했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당원이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엔 사회주의자들을 숙청했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주의자가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엔 노동조합원들을 숙청했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엔 유대인을 숙청했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므로.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줄 이들이 아무도 남지 않았다.” -마르틴 뉘밀러, 건국대 예술 계열 과 통폐합 반대 시위가 한창이다. 비단 건국대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중앙대 구조조정과 동국대 문예 창작학과 폐과 통보를 두고 학생들은 반대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올해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구조조정 문제로 학교와 학생 간에 대립은 존재했다. 그 대립 때마다 학생들은 총장..

중앙대 구조조정, 학과와 학생의 목소리는 배제됐다

2015년 2월 26일. 중앙대의 네 번째 구조조정 개편안이 발표됐다. 이번 구조조정은 기존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말을 아꼈던 교수들조차 사회과학대, 자연대, 인문대, 예술대 단위로 성명서를 내어 이번 구조조정을 비판하고 있다. 중앙대 대학구조조정에 대한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대학 본부와 이용구 총장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며, 구조조정의 맞설 최후의 수단으로 총장불신임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중앙대학교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회 블로그 학과 없이 입학하는 신입생들 두산이 중앙대를 인수한 2008년. 박용성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중앙대학교라는 이름만 빼고 개선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꾸자”라며 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이사장의 의지대로 대학 본부는 강도 높은 개혁을 시도했고..

이 봄, 예체능 구조조정 바람이 분다

대학 구조조정 바람이 ‘또 다시’ 불기 시작했다.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서일대학교 예체능계열의 문예창작과‧사회체육골프과‧연극과의 이야기다. 3월 21일 문예창작과와 사회체육골프과가 폐지된다는 사실이 알려진데 이어 23일엔 연극과 역시 당장 2015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학교 측은 “2016년까지 학생수의 7%를 감축해야 하고 2018년까지는 취업률 70%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취업률이 낮은 예체능계열을 정리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학생들의 반발과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서일대 측은 학과 폐지가 아닌 학과 통폐합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이 과정에서도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예체능계열의 문예창작과를 공업계열의 미디어출판과와 통합하는 등 모순적인 미봉책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대학 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 열려

9월 2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후문 앞에서 ‘대학 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부실대학 정책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대학 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대학평가 지표의 전면 개선 ▲현행 대학 구조조정 정책 폐기 ▲ 대학의 민주적 의사 결정 구조 보장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은 사회를 맡은 경기대학교 임승헌 부총학생회장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임승헌 부총학생회장은 “지난 상반기에 전국적으로 대학 구조조정이 무리하게 진행되었다.”며 “(대학 구조조정 문제를) 대학생들이 힘을 모아 해결해나가기 위해 대학 구조조정 공대위를 발족한다.”고 말했다.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 지정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결국 피해는 해당 학교의 재단이 아닌 학생들에게 돌아온다.”는 지적이었다. 먼저, 대학 구조조..

비민주적인 한남대 철학과 폐지 과정

5월이 끝나가던 어느 날, 인터넷 뉴스를 통해 한남대학교 철학과의 폐지 소식을 접했다. 사실을 확인해보기 위해 한남대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그런데 철학과 폐지와 관련한 어떠한 공지도 찾을 수 없었다. 5월 초 배재대에서 발생한 비슷한 일이 떠올랐다. 배재대 학생들은 학과 구조조정이 논의 중이라는 소식을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접했다. 배재대 학생들은 대규모 교내 집회를 하는 등 구조조정에 반발했다. 전국적인 관심까지 이어지며 배재대의 구조조정 논의는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세간의 관심이 줄어들고, 학생들이 학교 축제를 즐기는 동안 배재대 측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한남대의 구조조정은 배재대보다 훨씬 더 비민주적으로 이루어졌다. 교수들은 물론이고 대학평의원회까지 반대했는데도 구조조정을 밀어 붙였다. ..

대학 구조조정에 맞서는 한남대 철학과 비상대책위원회

대학 안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펼치는 대학생이 많아지고 있다. 전국적인 대학 구조조정 열풍 탓이다. 인문학, 예체능 관련 학과가 대학 구조조정의 주된 대상이다. 학교 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으로 인해 많은 대학생이 하루아침에 자신의 학과를 잃어버렸다. 대학 구조조정의 기준이 되는 지표는 사실상 취업률이 유일하다. 단지 취업률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가치 있는 학과들을 폐지하고 있다. 폐지되는 학과 학생들을 위한 후속 조치 또한 미흡하다. 이렇듯 부당한 방식의 대학 구조조정에 맞서서, 대학생들은 피켓을 들고 시위를 펼치는 중이다. 한남대 철학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도 대학 구조조정에 맞서고 있다. 비대위는 지난 6월 16일에 결성됐다. 이후 한남대 철학과의 폐지 결정을 철회시키기 위해 여러 활동을 해왔..

대학 구조조정, 대학생·전문가·국회의원이 공동 대응한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지난 7월 4일,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학평가에서 인문학, 예체능계열의 취업률 지표를 반드시 없애겠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전국의 여러 대학에선 인문학, 예체능 관련 학과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졌다. 대전에서만 해도 목원대 독일언어문화학과, 프랑스문화학과, 배재대 국문학과, 독일어문화학과, 프랑스어문화학과, 한남대 독일어문학과, 철학과 등 많은 학과의 통폐합 및 폐지가 결정됐다. 잇따른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비판 여론은 거세졌다. 구조조정 대상 학과 학생들은 피켓을 들고 시위를 펼쳤다. 김난도 교수도 지난 7월 3일 가진 ‘김난도의 내일’ 출간 기념 기자 회견에서 “취업률 등 계량화한 자료만 갖고서 대학을 평가하는 건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의 발언은 이..

[데일리이슈] 영업사원이 된 지방대 교수, 성과위주의 교육정책이 문제다

어제 한 공중파 뉴스에 씁쓸한 장면이 방송을 탔다. 한 전문대학의 교수가 학생의 면접을 에스코트 해주는 모습이었다. 해당 대학의 학장은 학교에서 마련한 차로 면접장까지 학생을 ‘모셔다주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다른 교수는 할당받은 기업에 찾아가 학생의 취업을 ‘읍소’한다. 신입생을 유치하러 찾아간 고등학교에서 심지어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다. 교문에 ‘교수 출입 금지’라는 종이가 붙어 있다. 뉴스의 제목은 “취업률이 실적...'세일즈맨'이 된 지방대 교수들”이었다. ‘교수’라는 직업은 사회에서 존경받는 명예로운 직업의 하나였다. 그런데 무엇이 지방 대학 교수들의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든 것일까. 무엇이 교수들을 강의실 연단 밖으로 밀어낸 것일까. 바로 취업률이다. 취업률이 대학이나 학과의 존립을 결정하는..

[대학가 구조조정] ① 구조조정의 바람, 기업을 넘어 대학까지 휩쓰나

기업 구조조정? 이제는 '대학 구조조정' 97년 IMF구제금융 위기는 우리 기억 속에 지우지 못할 흔적을 남겼다. 환율이 치솟자 대기업은 줄지어 도산했다.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수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었다. 구조조정은 대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에 성공했고 이후 한국의 대기업들이 세계적인 규모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었다. 그러나 해고당한 사람들의 삶은 구조받지 못했다. 2001년 IMF 관리체제는 마무리 되었지만 구조조정의 결과는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회와 개인에게 큰 상처를 남았다. IMF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이젠 기업이 아닌 대학이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경영부실대학퇴출이라는 방법을 통해 부실대학 자체가 폐쇄되는 경우도 종종 있으나 구조조정의 일반적인 모습은 대학 내에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