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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침묵했다 : 인문학 숙청을 바라보며

“나치는 우선 공산당을 숙청했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당원이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엔 사회주의자들을 숙청했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주의자가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엔 노동조합원들을 숙청했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엔 유대인을 숙청했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므로.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줄 이들이 아무도 남지 않았다.” -마르틴 뉘밀러, 건국대 예술 계열 과 통폐합 반대 시위가 한창이다. 비단 건국대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중앙대 구조조정과 동국대 문예 창작학과 폐과 통보를 두고 학생들은 반대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올해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구조조정 문제로 학교와 학생 간에 대립은 존재했다. 그 대립 때마다 학생들은 총장..

새터 4년차의 2015 새터견문록

새터, 새내기 새 생활 배움터의 준말이다. (학교마다 명칭에 차이가 있기도 하다) 대학에 들어온 새내기들이 처음으로 맞게 되는 대학교 행사다. 주로 2박 3일 일정으로 강당이 딸린 리조트에서 진행된다. 새내기들은 조별로 나뉘어 선배들과 한 방에서 함께 지낸다. 새터는 동아리 공연, 단대와 과 시간 등 나름대로 유익한 정보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이 과정에서 술이 동반된다. 사실 새 생활을 배운다고는 하지만 술과 어색함이 대부분이다. 이 글은 여러 가지로 ‘멘붕’일 새내기들을 관찰한 고학번의 일기다. ※주의 : 고학번의 정의는 주관적이지만, 이 글에서는 새터를 세 번 이상 참여한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기자는 올해 새터가 네 번째였습니다. 첫째 날 고학번은 자유롭다. 그들의 가방은 가볍다. 아침에 일어나서 수..

[대학평가 보고서] 가장 오래됐으면 믿을 수 있나? 중앙일보

2014년 11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하지만 입시가 끝난 것은 아니다. 수험생과 학부모 모두 어느 대학에 지원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들은 될 수 있으면 많은 정보를 얻고자 하고, 이 때 주요 언론사에서 해마다 발표하는 '대학평가'는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대학을 단지 몇 개의 기준 – 취업률, 교수 연구 비중, 재정 상황 – 등으로 평가하여 순위를 매겨 발표하는 것은 과연 정당하고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고함20 대학팀에서는 대학평가의 현 모습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먼저 대학평가의 역사와 문제점 등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고, 대학평가를 발표하는 주요 언론사 조‧중‧동의 대학평가를 집중적으로 분석해보았다. 언론사의 ‘대학평가’는 원래 창간 기념 사업에서 시작됐다. 중앙일보에서..

[고함대학교] 장애 학생에게 차별 없는 캠퍼스를 위해

모든 대학생이 행복하게 다닐 수 있는 대학을 꿈꾸며 고함20이 고함대학교를 설립했다. 고함대학교는 기존 대학에서 해결되지 않던 문제들에 대해 철저하게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성적, 취업률, 등록금과 같은 기본적인 문제를 넘어서 학생들의 생활과 직접 연관된 문제들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다. 고함대학교는 우리의 이러한 계획을 학칙으로 구체화해 대학생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이러한 우리의 학칙이 현실의 대학에도 반영되기를 바란다. 1995년에 시작한 장애인 대학입학 특별전형은 내년이면 시행 20주년을 맞이한다. 이제는 일반 전형으로 입학하는 학생까지 늘어나 전국 420개 대학에 7,608명의 장애인 대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2012년 기준)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전히 많은 대학에서는 이들의 학습..

한국외대, 이틀만에 프교과, 독교과 폐지추진 논란

지난 10월 22일 낮, 한국외대는 사범대 교수들을 통해 사범대학 내의 프랑스어교육과, 독일어교육과의 두 과를 통폐합하고, 중국어교육학과를 신설하여 '제2외국어 교육학부'라는 학부 체제로 운영하는 구조조정안을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이는 23일 학교 본부에 의해 정식으로 공표되었고 24일 오후에는 이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비상 교무 회의가 있었다. 비상 교무회의의 결과, 일단의 폐과는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원안과는 다른 점이 있고 이틀 만에 결정된 사항이라는 점에서 마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사범대학의 각 과 정원은 프랑스어교육과 25명, 독일어교육과가 25명이다. 이 과들에서 각 5명, 그리고 영어교육과에서 5명씩 인원을 감축하여 중국어교육과를 신설하고, 프랑스어교육과, ..

열리지 않는 전체학생총회, 불평해야 하는 이유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학기가 시작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은 때, ‘전체 학생 총회’를 소집한다는 공고가 붙는다. 대부분 대학교의 학생회칙에 따르면, 전체 학생 총회는 학생회가 소집할 수 있는 최고 회의 기구다. 지난 학기의 예산 집행 결과, 인선 보고 등을 비롯한 지난 학기의 일들이 보고되며 이번 학기의 예산이 수립되고, 사업 계획과 등록금, 시설 문제 등 학생들의 생활과 관련된 중요한 안건이 처리된다. 때에 따라서는 중요한 결정 사항에 대해 즉석에서 투표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설명을 들었을 때 분명히 전체 학생 총회는 그 중요성이 매우 커 보인다. 실제로도 총회는 총학생회에서도 가장 많은 힘을 기울이는 사업이다. 또한 자보와 페이스북 홍보, 마당사업, 때로는 큰 현수막까지 동원되어 학교의 모든..

[고함대학교] 학생이 보고 정하는 등록금을 위해

모든 대학생들이 행복하게 다닐 수 있는 대학을 꿈꾸며 고함20이 고함대학교를 설립했다. 고함대학교는 기존 대학에서 해결되지 않던 문제들에 대해 철저하게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성적, 취업률, 등록금과 같은 기본적인 문제를 넘어서 학생들의 생활과 직접 연관되어 있는 문제들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다. 고함대학교는 우리의 이러한 계획을 학칙으로 구체화시켜 대학생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이러한 우리의 학칙이 현실의 대학에도 반영되기를 바란다. 대학생과 등록금은 서로 뗄 수 없는 존재다. 학과공부를 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을 쪼개가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 국가장학금이 매 신청기간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는 모습 등은 모두 등록금이 대학생에게 미치는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도 그..

[죽은 대학의 사회⑤] 대학구조조정, 앞으로 남은 과제

대학에 구조조정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군대를 다녀오니 소속 학과가 사라져 있었다’, ‘휴학을 하고 돌아오니 전혀 다른 학과 소속이 되어 있었다’ 같은 이야기는 더 이상 일반 학생들과 동떨어진 도시 괴담이 아니다. 대학에 가면 원하는 학과에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말은 이제 거짓말이 됐다.학교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학생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학생들은 학과의 존립을 넘어 대학사회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학교 측의 일방적인 논리에 ‘따로 또 같이’ 대응했다. 물론 구조조정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함께 맞서자”고 말하는 과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사립대학 구조조정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는 중앙대학교를 중심으로 대학 구조조정에 맞섰던 학생들의 이야기를 ..

대학 기숙사는 정말 고시텔보다 안전할까?

대학을 위해 고향을 떠나온 대학생들은 하숙·고시원·원룸 등 다양한 주거 방안의 선택에 맞닥뜨린다. 그중 학생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역시 교내 기숙사다. 무엇보다 학교의 보호 아래 가장 안전한 주거 환경을 갖추었으리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연 대학 기숙사는 정말 고시텔보다 안전할까? “기숙사라고 무조건 고시텔보다 안전하진 않은 것 같아요” 숭실대 기숙사에 거주했었던 김고운(24)씨는 기숙사의 안전 문제에 대한 기자의 물음에 단호하게 대답했다. 기숙사는 개관 초기부터 문제가 많았다. 공사 지연으로 1층 로비는 여전히 '공사판'이었음에도 어쩔 수 없이 학생들은 기숙사에 입주했다. 그 후 1년 뒤에는 기숙사 복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쓰레기통에 불이 났지만, 화재 경보와 스프링클러 등 소방 장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