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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장르도 알 수 없게 하는 영등위의 홍보문구 심의

2009년을 달궜던 구절, ‘Under my skin'을 기억하는가. 인기 가수 동방신기의 당시 신곡이었던 ’Mirotic'의 가사이다. 청소년보호위원회는 해당 구절이 성행위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동방신기 4집을 유해매체물로 판정했다. 판정은 “우리 오빠들이 절대 그런 사람일 리가 없다”는 80만 소녀 팬들의 격분으로 돌아와 취소되기에 이르렀다. 소녀 팬들의 상상력을 과대평가한 결과 조롱을 면치 못한 것이다. 5년이 지난 지금, 그 시절 납득하기 힘들었던 심의가 영화계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최근 영상물등급심사위원회(영등위)가 ‘님포매니악 볼륨1’의 포스터를 심의 반려했다. 맥스무비에 따르면 “(포스터 속) 여성의 벌어진 입과 ‘채워줘’라는 단어가 (성행위에 대한) 연상 작용을 일으킨다.”는 이유이다..

엑스맨을 보며 6.4 지방선거를 떠올리다

(본 기사는 영화의 내용 및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는 별 거 아닌 사진을 보고도 야릇한 상상을 할 때, “음란마귀가 쓰였어!”라고 표현한다. 노래에 집중하느라 눈과 입가가 풀린 아리따운 가수의 표정 등 객관적, 중립적 사건을 ’음란 렌즈’를 장착한 체 보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현상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렌즈’를 끼고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주체임을 보여준다. 6.4 지방선거를 앞둔 즈음이다. 국민적 선택을 앞둔 시점에 개봉하는 엑스맨 시리즈의 주제가 ‘선택’이란다. 여기서 ‘렌즈’가 발동하기 시작한다. 평일 저녁 시간 영화표 가격의 압박에 3D 안경을 끼고 영화를 체험하는 호사는 누리지 못했다. 3D 안경으로 화려한 액션을 보다 생생하게 수용하는 대신 셀프로 렌즈를 ..

“대기업에서 일하는 것도 힘들어요” 대기업 인턴 인터뷰

고함20은 ‘중소기업에서 온 그대’ 기획을 통해 열악한 근무 환경에 시달리는 중소기업 사원의 고충을 들었다. 그렇다면 대기업의 복리후생은 더 나을까? A 광고회사 인턴으로 근무한 오승아(가명, 24) 씨가 체험한 ‘그들이 사는 세상’은 보다 살만한 곳이라고 하기 힘들었다. 수당과 연차의 체계가 잡혀있다는 것만 중소기업에 비해 나은 조건이었다. 야근과 연중무휴를 강요하는 기업 문화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떤 팀에서 일했나? 광고업계에서 손꼽히는 A 회사의 AP(광고 전략) 팀에서 일했다. 팀에선 어떤 일을 했나? 광고계를 전쟁이라고 한다면 AE(광고 기획)는 무기를 만드는 팀이고 AP(광고 전략)는 전략을 만드는 팀이라고 할 수 있다. AP 팀은 광고계의 트렌드, 기업 분석, 경쟁 광고사 조사 등을 하며..

[중소기업에서 온 그대 ③] 조기취업, 달콤함에 속지 마세요.

조기취업, 중소기업과 대학이 손을 잡고 내세우는 최신 채용 트렌드다. 조기 취업은 4학년 마지막 학기에 취직을 하면 출석을 인정해주는 제도다. 중소기업은 대학으로부터 검증된 인력을 제공받고 대학은 학생의 취직을 보장하니 건강한 상생을 도모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아직 이수하지 않은 학점을 빌미로 열악한 노동 환경을 학생에게 강요한다. 취업 브로커로 전락한 대학은 목표 취업률을 달성하기 위해 학생을 헐값에 팔아넘기기 급급하다. 조기취업의 달콤함, 그 이면의 살벌함을 맛본 A씨의 사연을 들어보았다.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 A 귀금속 회사의 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하고 있다. 반지를 각인하거나 도금하는 일을 하고 있다. 회사는 어떻게 알고 들어갔나? 조기 취업 했다. 조기 취업은 졸업 전에 ..

[기자수첩] 나꼼수 국민참여재판 검,변 전투 관찰기(記)

‘검사. 30대 중후반. 남자. 호남형의 외모. 무스 바름. 적극적. 말 많음.’ ‘변호사. 40대 초반. 여자. 푸근한 인상. 파마머리. 수비적. 묵묵부답.’ ‘나는 꼼수다’ 국민참여재판에 앞서 준비기일에 참석했을 때 취재 노트에 기록한 내용이다. 재판 당사자들도 참석하지 않은 준비기일에 간 건 국민참여재판의 화제성 때문만은 아니었다. 대통령의 동생과 기자의 분쟁을 국민이 심판하는, 이 세기의 재판에 임하는 건, 변 측의 ‘전투력’을 가늠해보고 싶어서였다. 개인의 명예든 언론의 자유든, 어떤 사상이던지 간에 정의의 이름을 꿰차기 위해서는 결국 이겨야 하니까. 세기의 전장에 오르는 장수들을 살펴보았다. 최행관 검사는 의욕적이었다. 배심원단에 영향을 미칠만한 증거들을 연속적으로 제시하며 추가 채택을 변호사..

서류전형, 열린 채용, 총학장 추천하는 삼성 의도는?

19년만의 부활이다. 15일 삼성전자는 19년 만에 공채 서류전형을 다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95년 삼성은 ‘열린 채용’을 실시하면서 서류전형을 폐지했다. 학점, 어학 성적 등의 기본 조건만 충족시키면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누구나 응시할 수 있었다. 이번 삼성 상반기 공채부터는 서류전형을 통과해야 SSAT를 응시할 수 있다. 동시에 ‘총, 학장 추천’과 ‘찾아가는 열린 채용’ 제도가 도입된다. 삼성이 채용 개혁을 단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의 현황과 전문가의 견해를 중심으로 삼성의 채용 의도를 알아보았다. SSAT 사회적 비용 줄이기 위해? 지원자 변별하려는 것 15일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은 “한해 20만 명이 SSAT를 보는데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채용 제도를 개..

‘엑소 100만 장’, 아이돌 앨범 돌풍은 마케팅의 승리다

음원 시장의 개척으로 인한 앨범 시장의 암흑기 속, 2013년 아이돌 그룹의 앨범 판매는 약진했다. 한터차트의 집계에 따르면 신인 아이돌 그룹 엑소는 앨범 판매 100만 장 돌파를 앞두고 있다. 엑소의 뒤를 이어 샤이니가 43만 장, 인피니트가 27만 장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며 아이돌 앨범 돌풍을 알리고 있다. 아이돌 그룹 앨범의 높은 판매량이 대중의 폭넓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앨범의 주요 구매 층이 해당 가수의 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팬의 구매력으로만 치부하기에도 이전에 비해 비약적으로 증가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2013년 엑소, 샤이니, 인피니트의 앨범 판매량은 2009년 24만 장으로 당해 1위였던 서태지의 앨범 판매량보다 높다. 호황기를 맞은 아이돌 앨범 판매의..

[기획: 전교조] ③ 교권추락, 학력저하, 교사 이기주의 - 전교조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한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가 정부로부터 '노조 아님'을 통보받은지 한 달이 지났다. 전교조, 정부, 전문가, 국제단체까지 나서 법리적 문제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사이 법원은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전교조는 당분간 노조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전교조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집행정지 결정이 '법외 노조'결정에 대한 미봉책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전교조는 탄생부터 줄곧 한국 사회와 한국의 교육 문제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어왔기 때문이다. 전교조를 둘러싼 '참교육'과 '이념편향수업'이라는 두 시각 속엔 사회의 다양한 모습이 응축되어 있다. 이번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도 이러한 시각의 연장선상에서 살펴봐야 옳다. 고함20은 전교조를 바라보는데 도움이 될 더 큰 밑그림을 4회에 걸쳐 준비했다. 우리..

[지구촌 20대 뉴스] 영국 컴퓨터공학과는 취업이 안 된다고? 취업률의 허상

 영국 컴퓨터공학과는 취업이 안 된다고? 취업률의 허상 어느 시점부터 정부 및 언론이 대학을 취업률로 평가하고 있다. 철학과, 예술학과 계열의 학생들은 분야 특성상 취업률이 낮게 측정되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취업률에 따른 지원 삭감에 거세게 항의한 바 있다. 영국 대학생 역시 다르지 않았다. 영국 대학교육통계청(Higher Education Statics Agency)에 따르면 대학 졸업생의 실업률이 가장 높은 학과는 컴퓨터공학과로 나타났다. 영국 컴퓨터공학과 졸업생의 실업률은 14%로 나타났다. 이는 농학, 법학, 교육학 등 19개 학과와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수치이다. 컴퓨터공학과 교수와 학생들은 해당 연구 결과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컴퓨터학교수및지도자위원회(The Council of P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