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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버스 뒷문 승차, '버스 뒷문으로 타지 마~보이~'

눈이 번쩍 떠진다. 9시 수업인데 큰일이다. 화장실로 달려가 얼굴에 물만 묻히고 양치를 하고 어제 벗어놓았던 옷을 그대로 입고 집에서 튀어 나왔다. 버스 도착 시간을 확인해보니 다행히 5분 뒤 학교 가는 버스가 온다. 이걸 타면 아슬아슬하게 도착할 것 같다. 버스가 정류장으로 들어오자 사람들이 문 앞에 우르르 몰려 열어달라고 아우성이다. 앞문이 열리고 두 명 정도가 타니까 더 이상 자리가 없다. 이걸 놓치면 지각인데… 그 교수님은 출석체크를 칼 같이 하는데…. 필사적인 마음으로 버스 뒤를 보니 사람들이 거의 끼여 있다시피 한 앞쪽과는 달리 뒤쪽은 널찍하다. 뒷문으로 타면 될 것 같은데, 아저씨에게 뒷문으로 승차하면 안 되냐고 물어보니 안 된단다. 야속한 버스는 나와 다른 손님들을 정류장에 남겨둔 채 떠났..

연평도의 죽음과 또 다른 죽음들

23일 북한의 연평도 폭격으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이 사망했고, 연평도에 건설현장 인부였던 민간인 김치백씨, 배복철씨도 목숨을 잃었다. 6. 25. 전쟁 이래로 가장 심각한 사건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나라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만한 사안인 만큼 희생된 장병들과 민간인에 대한 추모의 물결과 북한에 대한 분노도 거세다. 하지만 나는 이런 추모의 분위기 속에서 다른 사건사고들이 자꾸만 떠올랐다. 이 만큼의 관심을 받았어야 했지만 잊혀진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도 잊혀질 사람들이 이러한 추모열기와 심술궂게 맞물렸다. 군 사고로 희생되고 변변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장병들과 건설 현장 사고로 죽은 많은 인부들 이야기다. 보도되지도 않은 수많은 군 사고와 자살 연평도 도발이 일어나기 전에도 이번 1..

법학과 정치외교학을 통해 바라본 대학수업

나의 현재 신분이 대학생이다 보니 아무래도 가장 흔히 받는 질문이 전공에 대한 질문이다. 하지만 언제나 나는 나의 전공을 말하기 전에 멈칫하기 일쑤다. 나의 전공을 말하기가 참 민망하기 그지없다. 우선은 전공이 나의 외모와 전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일 것이고 또한 이어지는 질문에도 나는 ‘아니요.’라는 대답을 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쯤 되면 나의 전공이 궁금해졌을 것 같다. 그런데 타자를 두드리고 있는 이 순간에도 전공을 얘기하려 하니 조금은 머뭇거려진다. 최대한 떳떳하게 얘기를 해보이자면 나의 전공은 ‘법’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우선 사람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법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다시 묻는다. “사법시험 준비 하고 있어요?”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이미 알고 있으리라..

충주대 음주사망사건, 사고일까? 살인일까?

지난 4월 30일, 충주 증편의 원룸에서 충주대학교 여학생 한명(금양, 20)이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었다. 그 여학생은 전날 선배들이 신입생 기강을 잡는다는 명목으로 마련된 술자리에 불려나갔다. 이 술자리에서 금양은 선배들 이름을 다른 신입생보다 많이 몰랐다는 이유로 벌주를 강요당했고 20여분 동안 3병 반의 소주를 들이부어야 했다. 울면서 힘들어하는 금양에게 선배들은 폭언을 퍼붓거나 도움을 주려는 동기들을 물리쳤다. 이쯤에서 질문을 한 번 던져보자. 선배의 음주강요로 일어난 사망사건은 사고일까? 살인일까? 만약 이번 사건이 사고라면 억지로 술을 마시게 학생들은 단지 실수를 저지른 것일 뿐이며 따라서 선처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살인이라면 음주를 강요한 학생들은 고의성을 가지고 금양을 해하..

내 생각, 진짜 내 것 맞나? <생각의 좌표>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았다. 생각의 좌표. 낯익다 못해 생활어로 자리잡은 '생각'과 왠지 초등학교 수학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좌표'가 만들어내는 조합은 의외의 '끌림'을 불러일으켰고, 언젠가 꼭 읽어야지- 하는 다짐을 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저자가 그 유명한 홍세화라니. 진보 진영에서 지속적으로 글을 쓰며 자신의 주장을 많은 사람들에게 피력하는 홍세화가 6년만에 낸 신작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생각의 좌표』는 스포트라이트(까진 아니더라도 상당한 관심)를 받을 만한 책이었다. ▲ 출처 : http://image.yes24.com/goods/3599844/L 주 2회 아침 8시에 회의를 하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요즘, 그 회의 덕에 적어도 1권의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매주 금요일 아침 8시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