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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뭍위에서] ⑪ "나와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사고에 의미를 둔다"

오OO* 씨는 군 전역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복학 준비생이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일병이라는 계급을 달고 군대의 새로운 환경에 한참 적응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입대 전 독서 토론 동아리를 통해 사회적 문제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지만, 입대 이후 사회에 폐쇄적인 환경과 고된 일과로 시사에 대한 관심이 다소 사라졌다고 고백했다. 2014년 4월 16일에 기억이 나는 게 부대에서 아침밥을 먹으며 TV에서 나오는 뉴스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것을 확인했다. 사실 처음 그 사실을 접했을 때는 배 하나 침몰했거니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전원 구조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랬던 이유 때문인 것 같다. 그날, 부대의 행정반에서는 제주도에 여행 간 부대원 가족이 있는지 확인..

[뭍위에서] ⑧ “나는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장OO* 씨는 서울의 한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24살의 2년 차 간호사이다. 작년에는 1년 차 직장인으로 빡빡한 근무 일정에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퇴근, 잠, 출근이라는 반복되고 고된 일정으로 그 소식을 환자를 통해 늦게 접하였다. 그녀는 바쁜 직장 생활과 더불어 사회 문제에 다소 관심이 적은 탓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보를 간간히 SNS로만 접한다고 한다. 2014년 4월 16일에는 이브닝이라고 낮에 출근해서 밤 12시까지 일하는 일정이었다. 당시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몰랐는데 환자들이 튼 TV를 통해 그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저녁쯤에 일을 하다가 전해 들었는데 배가 침몰했고 몇백 명이 그 안에 있다고 해서 엄청 놀랐다. 일하러 가기 전에는 자느라 첫..

'성 소수자 혐오에 침묵하지 않겠다' 2015 국제 성 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공동행동

“혐오를 멈춰라, 광장을 열어라” 16일 서울역 광장에서는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5.17)을 기념하여 국제 성소수자 반대의 날 공동 행동 아이다호(IDAHOT;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 Transphobia)가 103개의 인권시민사회단체의 지지와 참여 속에 개최되었다.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은 세계 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 분류(ICD)에서 동성애를 삭제한 날(1990.5.17)로, 국내에서는 2012년부터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이 성 소수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를 알리는 캠페인과 행동을 해왔다. 아이다호 공동행동 기획에 참여한 성적지향ㆍ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의 정현희 상임연구원은 “이전에는 소수가 대한문 앞에서 플래시 몹 정도로 작게 행사를 진행..

네팔 지진 참사 속 세월호 조롱들

자식 잃은 부모를 표현하는 단어는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고 한다. 수많은 슬픔 중 어디에도 견줄 수 없어 위로조차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대한민국 인터넷 공간에서는 이러한 부모의 슬픔에 대못을 박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바로 세월호 유가족을 향한 조롱이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한 지 1년 그리고 약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은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유가족을 향한 일부 네티즌의 조롱 또한 1년 전과 변함없다. 아니 더 심해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26일 또 한 번 전 세계에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져 왔다. 네팔은 지진으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고, 국가적으로도 큰 손해를 입었다. 이..

세빛섬은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까?

우리는 매일 익숙한 침대에서 눈을 뜨고, 창 밖에서 항상 같은 풍경을 마주한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시간 속 일상은 평소와 다름없다.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 무엇일까. [설익은 르포]는 당신이 미처 경험하지 못한, 혹은 잊고 지낸 세계를 당신의 눈앞에 끄집어낸다. 낯설거나 익숙하거나, 그것들과 함께 일상 속의 작은 일탈을 시작해보자. 한강의 물살 위로 클래식 음악이 흐른다. 음악은 강 물줄기를 따라 흘러가려 하지만 세 개의 인공 섬 위에 있는 외국 풍의 건물이 음악을 어색하게 가로막고 있다. 서울의 랜드마크를 꿈꾸는 세빛섬의 풍경이다. 서울시는 채빛, 가빛, 솔빛 세 개의 인공섬으로 이루어진 세빛섬을 문화전시공간으로 시민들의 한강 휴식처로 만들고 다양한 행사들을 유치해..

청년들의 중동 진출은 ‘취업 대박’

“대한민국의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한번 해보세요. 다 어디 갔냐고. 다 중동 갔다고.” 지난달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순방 이후 청와대 무역투자진흥회의 자리에서 한 발언이다. 청년 인력의 중동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다. 게임 규제법, 음란물 단속법과 같이 청년의 미래를 위한 정책을 내놓았던 박 대통령의 청년을 향한 관심을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었다. 일자리 부족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오랜만에 단비 같은 희소식이다. ⓒJtbc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2월 청년 실업률은 11.1%로 2014년 9.1%에 비교해 2%가 오른 수치이다. 일각의 전문가들은 실질 청년 실업률이 약 2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청년들이 눈이 높아 당장 일 할 수 있는 중소기업..

성 평등은 이미 이루어졌다. ‘말로만’

지난 3월 8일은 올해로 107주년을 맞은 세계 여성의 날로 광화문뿐만 아니라 거리 곳곳에서는 여성들의 권익 신장과 양성평등을 위한 행사가 개최되었다.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하여 대대적인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정되었고, 그 이후 꾸준히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한국도 1985년부터 시민단체들이 참여하여 여성의 권익 향상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3월 8일 여성의 날, 광화문 광장 세계 여성의 날이 오늘날까지 꾸준히 이어져 온 것은 세계의 여성 노동자들이 아직 노동환경 불안과 사회 구조적 성차별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의미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는 이를 향해 “사법고시뿐만 아니라 사회 조직 곳곳에서 많은 여성이 ..

인천에서 평창 동계 올림픽의 미래를 보다

우리는 매일 익숙한 침대에서 눈을 뜨고, 창 밖에서 항상 같은 풍경을 마주한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시간 속 일상은 평소와 다름없다.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 무엇일까. [설익은 르포]는 당신이 미처 경험하지 못한, 혹은 잊고 지낸 세계를 당신의 눈앞에 끄집어낸다. 낯설거나 익숙하거나, 그것들과 함께 일상 속의 작은 일탈을 시작해보자.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이 3년도 채 남지 않았지만, 경기장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다. 공사 중인 경기장의 사후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동계 올림픽 개최에 대한 기대보다 우려가 더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 해 전인 2014년 개최한 인천 아시안 게임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인천시는 대회 전 아시안게임 경기장..

또 한 번의 상처를 주는 학내 성폭력 상담센터

수원 아주대학교에 재학 중인 ㄱ 씨는 교내 중앙 동아리 선배로부터 극심한 성희롱과 언어폭력에 시달렸다. 그 후 ㄱ 씨는 시간이 지나도 선배의 성희롱이 도저히 잊히지 않아 교내 성폭력 상담센터에 신고했다. 하지만 수차례의 진술과 증거 확보에도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성희롱이 별일 아니라 듯 쓰인 공문 한 장과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벌이 아닌 인권교육을 시행한다는 결과뿐이었다. 이 또한 사건을 신고한 지 약 7개월 후에야 내려진 조치였다. 성폭력 상담센터의 문제가 공론화된 것은 ㄱ 씨가 2014년 12월 아주대학교 커뮤니티인 ‘아주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이하 아좋사)에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그녀는 ‘지금까지 성폭력 상담센터에만 의존하였으나 흘러간 정황을 보아 왜 경찰 신고나 국선 변호사 관련 도움을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