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신촌 (12)

[청년연구소] 문제는 20대가 아니야, 바보야!

'청년'과 '20대'에 대한 인상비평이 여기저기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청년이슈팀의 [청년연구소]는 청년과 20대를 주제로 한 다양한 분야의 학술 텍스트를 소개하려합니다. 공부합시다! ‘88만원 세대’ ‘삼포세대’ ‘달관세대’... 많은 ‘세대’들이 20대들을 대표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20대의 삶은 그러한 ‘00세대’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성세대와 기성언론은 20대를 바라볼 때 그러한 ‘세대’라는 안경을 끼고 바라보았다. 20대 하나하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00세대라는 말을 먼저 붙이고 그 틀 안에서 이해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한 ‘세대론’이 간과하는 것은, 20대는 너무나 다양한 모습과 자신들만의 고민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청년 연구소는 '다큐멘터리 ..

"성경은 무기가 아니다" 퀴어와 함께하는 기독교인

우여곡절 끝에 올해도 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이번 퀴어문화축제는 기독교인들의 민원때문에 축제 일주일 전 서대문구청이 장소사용승인을 취소하면서 행사가 열리지 못할 뻔 했다. 다행히 6월 7일 신촌 연세로는 축제 분위기로 충만했다. 하지만 당일에도 축제가 못마땅한 기독교인들의 반대시위를 거리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흥겨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이들의 시도에 눈살이 찌푸려지려던 순간, 흥미로운 부스가 눈에 띄었다. ‘퀴어와 함께하는 그리스도인’이라는 간판을 단 부스였다. 길찾는 교회, 섬돌향린교회, 열린문메트로폴리탄교회 등 각자의 영역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에 반대해온 기독교인들이 함께 꾸민 자리였다. 기독교인은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성소수자를 위해 예배하는 이들의 모습은 굉..

대학생들의 통학혁명, '눈뜨면 도착'

인천, 수원, 분당과 같은 여러 수도권 지역들은 서울권 대학을 기준으로 통학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 지역에 사는 학생들은 집이 대중교통 이용권역에 든다는 이유로 학교 기숙사 입사 신청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려고 해도 교통비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방값이 부담스럽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대부분의 수도권 학생들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통학을 하고 있다. 학교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학생들까지 신경써주지 않자 학생들이 직접 나서서 버스 노선을 만들었다. 바로 ‘눈뜨면 도착’이라는 커뮤니티버스이다. 커뮤니티 버스란 지역주민이 직접 만든 노선으로 운행하는 버스를 말한다. '눈뜨면 도착'의 시작은 '눈뜨면 신촌'이었다. 서강대학교에 재학 중인 박주혁(21)씨는 분당에서 신촌까지 통학하는..

"'문화백화현상'이 홍대 인근의 몰락을 야기했다" - '맘상모' 김남균 대표와의 인터뷰

당신은 혹시 ‘문화백화현상’ 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마 대다수에게 생소할 이 단어는 거칠게 말하자면, 문화 없이는 거리도 없음을 뜻한다. 지난 금요일, 기자는 상수동에서 ‘맘 편히 장사하고 싶은 상인들의 모임(이하 맘상모)’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남균 대표 예술가를 만났다. 그는 ‘문화백화현상’을 처음 제안한 현역 예술가이자 문화 기획자, 그리고 카페 갤러리 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바쁜 사람이었다. 약 1시간 동안 진행 됐던 인터뷰에선, 문화백화현상과 상인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이하 임대법)의 모순점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Q. 반갑습니다. 김 대표님. 목소리완 다르게, 직접 뵈니 카리스마가 넘치시는 외모입니다. (웃음) 본격적으로 인터뷰에 들어가기 앞서, 일단 ..

[데일리이슈] 홍익문고와 이별할 수 없는 이유

‘젊은이의 거리’ 신촌의 작은 랜드마크, 홍익문고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홍익문고는 2호선 신촌역 3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서점으로 1960년부터 53년간 제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서대문구청이 추진 중인 신촌 일대 재개발 구역에 포함되면서 그 역사가 끊길 위기에 처했다. 서대문구청은 이 일대 부지에 높이 100미터 규모의 대형 상업·관광숙박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홍익문고가 이 시설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30억의 건물신축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현재 홍익문고는 이 비용을 부담할 여력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어떻게 보면 홍익문고는 일개 서점일 뿐이다. 어차피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다면, 오래된 무언가가 물러나고 새로운 무언가가 생겨나는 일은 당연하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신촌 살인사건 - 봉인해제의 기미가 보인다

이것은 조금 거창하고 쌩뚱 맞은 이야기. 신촌 살인 사건으로부터 시작했지만 중간고사를 거쳐 선택지와 윤리 의식으로 끝나는 이야기다. 신촌 살인 사건은 자극적이다. 모든 요소를 갖추었다. 오컬트라는 다소 생소하지만 꺼림칙한 문화. 사소한 갈등으로 인한 살인, 살인에 가담한 당사자들의 태연자약함. 비정상적인 사건의 비정상적인 주체들. 언제나 그랬듯이 사회는 변함이 없겠지만 호들갑은 빼놓을 수 없다. ‘사령카페’를 단속해야 한다는 이야기부터. 청소년들의 무분별함까지. 으레 터져 나왔던 비판들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호들갑은 호들갑답게 사그라들 터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주목했다. 바로, 중간고사에. 비현실적인 인간으로 정의된 그 청소년들은 왜 중간고사를 보러갔을까. 혹자는 그 청소년들의 무시무시함을 거론..

새로운 음악을 찾아 즐기는 세 가지 방법

'아 이런 음악도 있었구나' 하고 놀라워만 하지 말길. 직접 들어보지 않고서는 그 음악들의 진가를 알 수 없다. 이 추운 날 어딜 나가냐며 집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사람부터 지금 당장 뭐라도 하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까지, 이 모두가 앞서 언급한 음악들을 소극적 또는 능동적으로 즐길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나른한 오후, 라디오 속 게스트와 디제이의 의미 없는 수다 속에 간간이 흘러나오는 뻔한 인기 가요가 지겹다면, '이런 노래는 온라인 음원 차트에서도 충분히 들을 수 있어' 하는 마음이 든다면, 지금 주파수를 104.5 EBS FM으로 돌려보자. EBS 라디오에는 외국인의 발랄한 영어 회화만 주구장창 나온다는 편견을 깰 수 있을 것이다. 매일 오후 세시부터 네시까지 방송되는 에서는 클래식, 재..

시각 없이 느끼는 더 큰 세계, 어둠 속의 대화

특별한 경험 5년 전, 쇼핑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시각이 서서히 상실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해상도가 점차 낮아지면서 세상이32pixel로, 16pixel, 8pixel로 점차 사그라지더니 세상의 불이 다 꺼져버렸다. 너무 갑작스런 일이라, 사용할 수 있는 다른 감각들은 불완전해서 눈을 만져 보아도 내가 눈을 뜨고 있는 건지 감고 있는지 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내가 생각했던 것들은 위급한 상황의 것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사소하거나 엉뚱한 것으로, 손에 들린 새 책을 못 읽을 지도 모른다는 것. 그리고 내가 버스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어딘가에 갇힌 것이 아닐까, 나는 아직도 그 자리에 있는가를 고민했다. 그리고 혹시나 살짝 엇나갔을지도 모르는 신경들을 접합..

잠시만 '사색' 에 빠져 보세요

지난 5월 초, 학교 축제로 수업들이 줄줄이 휴강을 하는 덕에 마음 놓고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신촌 일대 곳곳에 숨어있는 헌책방을 찾아 돌아다녔었습니다. 평소에도 이렇게 걸으면서 돌아다니는걸 좋아합니다. 보는 재미도 있지만, 걸어 다니면서 이것저것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지요. 너무나도 바쁩니다. 낮에는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강의를 듣고, 집으로 가는 늦은 저녁에도 지친 머리로 책을 읽습니다. 한시라도 무언가를 안하면 불안해지죠. 마치 “내가 자는 이 순간, ‘적’ 들의 책장은 넘겨지고 있다” 라는 말을 가슴 깊이 새겼던 고등학교 수험생 시절로 돌아간 듯 합니다. ‘할 일이 없어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이라는 의미로 한 때 (물론, 지금도) ‘잉여’ 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