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옹달샘 (9)

혐오를 편집하라

'옹달샘'을 계속 출연시키기로 한 JTBC에 대한 보이콧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사태에 문제를 느낀 시청자들은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채널 불매'를 선택했다. 이 보이콧은 지금도 조롱받고 있다. 그것은 장동민의 발언을 여성혐오로 지적하는 말들이 계속 공격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들의 프로그램 잔류를 보는 내 시각은 복잡해졌다. 내가 예능을 보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부터, 혐오발언을 하지 않는 출연진들의 활약약에 안심하고 웃고싶어서 였는지, 나 역시 '백마디 중 한 마디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하던 것은 아닌지와 같은 자아성찰 수준까지 나아갔다. 여기에 연예인의 행동을 어디부터, 언제부터 용납 가능한 범위에 넣을것인지까지 이어졌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 혐오발언을 한 예능인들을 피해..

아3인, 용감한녀석들의 개그가 불편한 이유

예능을 다큐멘터리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웃자고 하는 소리인데 뭐 그렇게 심각하고 예민하게 구냐는 말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아무리 웃자고 하는 소리여도 꼭 다큐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상황도 있는 법이다. 웃자고 한 소리에 누군가가 상처를 받고 불편함을 느낄 때, 예능이라는 이름의 면죄부는 통하지 않는다. 최근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tvN ‘아3인’ 팀의 ‘JSA’, 그리고 KBS 의 ‘용감한 녀석들’. 두 코너는 가장 ‘핫’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불편한 그래서 조금은 ‘후지게’ 느껴지는 콩트다. 아3인, 관객 모욕을 그냥 참으라고? “터지라우!” 오늘의 ‘핵폭탄’에게 이상준이 명령한다. 즉석에서 아3인 팀에 의해 선정된 오늘의 핵폭탄은 ‘터지는’ 연기를..

혈액형에 대한 진실게임

소개팅에 나가면 꼭 여성분들이 묻는 질문이 ‘혈액형이 뭐에요?’라는 질문이에요. 여자분들은 혈액형으로 성격을 단정 짓는 거 같으시더라고요. 정말 혈액형이 성격을 좌지우지 하나요? - A씨가 ㄱ사이트에 올린 글 "넌 혈액형이 뭐야?"라고 물었을 때- ◇ A형 “A형인데..사람들이 다 A형으로 안보고 다들 B형이나 O형같대” (A형같음을 숨긴다.) ◇ B형 “몰라 왜!!” (혈액형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 O형 “O형이야.” (당당하게 밝힌다) ◇ AB형 “AB형인데 왜?” (오히려 반문한다.) >이쯤 되면 지겨울 만하다. 귀가 아프도록 들어온 혈액형별 행동, 혈액형 궁합, 혈액형별 성격, 혈액형과 관련된 영화는 누군가에게 ‘혈액형 콤플렉스’를 느끼도록 부채질한다. 혈액형 콤플렉스를 지닌 이들은 혈액형..

학회, 동아리 활동도 마음대로 못하는 시대

1980년에 있을 법한 일이 2010년에 일어났다. 지난 3월 24일, 한 대학생 A씨는 서울대학교 중앙전산원에서 경찰로부터 IP조회 요청이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경찰이 해당 학생의 IP조회를 요청한 이유는 ‘외국환 거래법 위반 혐의’라는 명목 때문이었다. 경찰청 보안3과(이하 ‘대공분실’)의 의뢰로 된 ‘통신자료제공요청’ 공문에는 ‘붙임 IP번호에 대한 IP접속장소(주소지), 해당 주소지에 대한 가입자 인적사항, 연락처’ 정보를 요청한다고 되어있었다. 그리고 이 공문은 서울대뿐만 아니라 고려대, 서강대, 중앙대, 이화여대 등 다른 학교에도 보낸 것으로 나와 있었다. 외국환 거래법 위반이라니 연락을 받은 A씨는 처음에 무슨 상황인지 몰라 한동안 어리둥절했었다는 심정을 전했다. 주식을 한 경험이 없고..

누가 대한민국 20대를 구원할 것인가

한 마을극장에서 3월 26일, 27일 이틀간에 걸쳐 어마어마한 연극이 펼쳐졌다. 바로 성미산 마을극장에서 열린, ‘누가 대한민국 20대를 구원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연극이다. 극단 ‘드림플레이’가 펼친 이 연극은 연극 제목 그대로 대한민국 20대에 관한 연극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20대에 관한 연극이라고 해서, 대한민국 20대만을 위한 연극인 것은 아니었다. 20대 뿐만 아니라 10대, 30대, 40대 등 다양한 세대들이 이 연극을 보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 연극은 옴니버스 연극이어서 단 하나의 스토리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는 없지만 잠시 연극의 단면들을 엿보기로 하자. 잔액이 부족합니다. ‘잔액이 부족합니다.’라는 소리와 함께 시작된 연극은 가장 먼저 등록금으로 인해 겪는 대학생들의 ..

오늘 당신을 속인 거짓말과 당신이 행한 거짓말들

속고만 살았나요? 누군가에게 속아서 분통을 터뜨리거나, 누군가를 속여서 낄낄거리며 재미있어 한 적이 있는가? 그런 경험이 한 번도 없다면 그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본의 아니게 수많은 거짓말들을 접하며 성장한다. “엄마가 금방 갔다 올게”라는 말부터 시작해서 잘못을 저질렀을 때 반사적으로 나오던 말 “제가 안 했어요.”, 병원에 갈 때마다 듣던 말 “하나도 안 아파요.”, 학창 시절에 지긋지긋하게 들어왔던 “엄마 친구 아들은 전교 1등이더라.”라는 말까지. 그리고 유년 시절을 지나, 성인이 되어도 우리 주변에서 거짓말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의 성장판과 함께 자라났던 거짓말은 이제 우리에게 상대방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 전에 의심하기를 요구한다. 그래서 우리는 거짓말에 이리저리 채이며..

클릭만으로도 만날 수 있는 이색 멘토

10대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빠질 수 없는 주제는 ‘공부’이다. 각종 교육기관에서 주최하는 수많은 멘토링 프로그램들을 증명하듯이, 10대 청소년들이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가장 기대하는 것은 대학생 멘토에게 자신의 학업 성적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받는 것이다. 반면, 20대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빠질 수 없는 주제는 ‘취업’이다. 자신이 취직하고 싶은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멘토에게 쏠쏠한 조언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이 20대 대학생들에게 매력적이다.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멘토링 프로그램들 역시 ‘공부’와 ‘취업’에 관한 멘토링 프로그램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러나 온라인에는 ‘공부’와 ‘취업’에 관한 멘토링 프로그램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각종 이색 멘토링 프로그램..

새내기들의 고민, 친구 사귀기

시간은 어느 덧 3월, 개강을 한 후 대학교 캠퍼스에는 1년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넌지시 알려주는 조짐이 가득하다. 이 중 하나가 새내기들의 출현이다. 오랫동안 꿈꾸었던 대학 생활을 맛보게 된 새내기들의 얼굴은 설렘이 가득하고 이들 앞에는 화려한 나날만 펼쳐질 것 같아 보인다. 그런데 대학 입시를 끝으로, 한동안 마음고생을 하지 않을 것 같은 새내기들에게도 고민이 없는 게 아니었다. 바로 친구 사귀기. 이 고민은 새내기들에게 ‘수강 신청’이라는 고민보다 더 큰 고민이고, 새내기가 된 후 처음 주어지는 과제이기도 하다. 그동안 한 교실에서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 것에 익숙해진 새내기들에게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는 것은 어렵기만 하다. 개강한 날 처음으로 학교에 갔어요. 집에서 학교까..

대학 입학 전 새내기의 모습

한 차례 입시철이 지나가고 대학 입학을 앞둔 새내기들은 고등학교 졸업식을 마친 뒤 정모, 오리엔테이션, 새터 등의 일정에 본격적으로 바빠질 시기가 다가왔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새내기들의 모습은 제각각이다. 한 쪽에서는 교복을 처음 사서 입던 시절이 생생한데 이제는 학교에서 교복을 기부하라는 공지를 보낸다는 얘기를 하며 고등학교 시절을 그리워하는 새내기들이 있는가하면 다른 쪽에서는 인터넷에서 이루어지는 대학교별 정모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다가 덜컥 마주하게 될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를 기대 반 걱정 반에 하루를 보내는 새내기들이 있다. 대학 입학 전 새내기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지 그들의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습을 담기 위해 새내기들 중 한 명인 김지나 씨(경북대 독어교육과)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