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자취생 (9)

[자취일기 2014] 자취방의 우편물 이야기

2014년 고함20은 [자취일기 2014]라는 제목으로 20대의 자취생활을 중계합니다. 소재 제보를 환영합니다! 한동안은 세 칸 짜리 우편함에서 주간지를 꺼내오는 것이 일상이었다. 하얀 종이로 포장되어 왔기 때문에 각종 고지서 사이에서 접혀있는데도 눈에 띄었다. 명동이나 광화문 한복판에서 약속한 누군가의 얼굴을 발견하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조금 오버하자면 말이다. 많은 '월세장사'용 건물이 그렇듯, 이 곳도 지하 PC방부터 5층의 옥탑방까지가 빼곡하다. 방을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방을 굳이 반으로, 또 반으로 갈라놓은 원룸 건물이다. 많은 가구의 우편물이 깔끔하게 주인을 기다리기에 작은 철제 보관함은 턱없이 작다. 빌라 입구에 서서 가로로 된 직사각형 우편함을 뒤적거리고 있으면, PC방 출입..

"한 끼 때우는 거죠" 추석에도 컵밥 먹는 노량진 수험생들

추석인 19일, 오후 5시 반쯤에 찾아간 노량진에는 의외로 사람이 많았다. 서울이 텅텅 빈 추석 당일에도, 저녁시간이 다가오자 학원이나 독서실에서 공부하던 수험생들이 헐렁한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거리로 나오고 있었다. 세 곳만 열려 있는 컵밥 노점상 앞에는 평소처럼 수험생들로 북적거렸다. 컵밥 먹는 사람들 이어폰을 끼고 혼자서 컵밥을 먹고 있었던 공민준(20·가명)씨는 노량진 고시원에 사는 재수생이다. 집은 천안이지만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고, 눈치가 보여서 내려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에게 추석이란 딱히 별다를 게 없는 날이었다. 오히려 추석에는 상당수의 밥집이 문을 닫는 바람에, 수험생들이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아서 불편하다고 털어놓았다. 컵밥이 맛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그냥 한 끼 때우는 거죠”라며 씁..

맥딜리버리와 자취생은 애증관계

맥딜리버리. 맥도날드와 딜리버리(배달)의 합성어로, 매장에 방문하지 않아도 전화나 인터넷으로 일정 금액 이상 주문하면 입력된 주소로 맥도날드 제품을 배달을 해주는 서비스다. 패스트푸드점에서 ‘빠르게’ 식사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서, 이제는 집에서 한 발자국 나가지 않고도 햄버거를 ‘흡입’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맥도날드는 지난 2006년 패스트푸드 업계 최초로 홈서비스를 도입됐다. 맥도날드에 이어 최근 롯데리아, 버거킹 등도 홈서비스를 시작했다. 작년 12월 26일부터 시작된 온라인 주문 서비스의 경우 메뉴, 가격 정보 및 칼로리, 배송 예상 시간을 웹사이트에 제공해 고객의 주문을 도와준다. 24시간 영업하는 매장이 늘어나면서 아침부터 야식 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짜장면이나 치킨처럼..

'오늘도 우리는 살아간다' 20대 한달 생활비 밀착 취재

요즘 ‘20대’를 타겟으로 한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대선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반값등록금’이나,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필두로 한 ‘청춘서적’들이 그것이다. 분명 20대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늘어나고 있고, 더불어 청년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치권의 의지도 상당해 보인다. 하지만 20대들의 주거권과 생활권 같은, 20대들의 생활과 밀접한 사회적 고민은 여전히 부족하다. ‘하우스 푸어’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살 곳이 부족한 20대의 주거 권리에 관한 기사는 아무리 찾아도 잘 보이지 않는다. 상경한 20대 대부분이 기숙사, 원룸, 고시텔 등에서 살고 있지만, 정작 이들이 주거비용이나 주거환경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부분은 공론화되지 않고 있다. 그뿐만 ..

[D-69] "내 삶과 도전을 위해 독립을 하게 되었어요." 20대 독립남 백노성씨

정치란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생활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요? 영어에 소질이 없어 토익 600점 넘기가 어려운 20대부터, 맞벌이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부, 본업 말고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예술계 종사자들까지. 대선을 100일 앞두고, 100일 간의 릴레이 20대 인터뷰를 시작해 20대의 진짜 삶을 정치권과 사회에 전달하겠습니다. 취지에 공감하신다면, 여길 클릭해 고함20과 20대의 목소리를 후원해주세요! 20대 독립은 대한독립만세다? 20대는 분명 ‘다 자란 사람’ 혹은 ‘완성된 사람‘의 뜻의 성인에 속한다. 분명 부모님 세대만 하더라도 20대가 되면 대학진학에 상관없이 ’취직, 결혼, 출산‘이라는 전통적인 ’20대 코스‘를 밟아 ’완성된 독립‘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요즘 사회에서..

폐기율 0%에 도전한다, 자취생 초간단 건강 레시피

자취생의 서러운 이야기: 1. 아침에 눈을 뜨면 혼자다. 2. 집에 날 위해 밥을 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3. 요리를 할 줄 몰라 매일 김, 통조림, 김치, ‘밥이랑’ 이런 것만 먹는다. 4. 안되겠다 싶어 큰 맘 먹고 ‘자취생 초간단 레시피’를 찾아본다. 그러나 복잡하다. 속은 기분이다. 5. 자주 거르는 끼니, 그나마도 집에서 먹는 건 영양부실, 밖에 나가면 폭식. 점점 건강이 망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준비한 자취생 초간단 건강 레시피, 그 선정기준: 1. 귀차니즘을 소환해서는 안 된다. 간단한 준비 과정. 2. 비싸면 안 된다. 한 끼당 푸드 코스트는 최대 2,500원. 3. 성가신 음식물쓰레기, 애초부터 만들지 않는다. 4. 그 와중에 영양은 구색을 맞춰 건강에 청신호를 주는 레시피여야 한다..

박원순, 기성세대를 대표해서 대학생들에게 사과하다

‘대학생 주거문제 해결 워크샵’이 진행되었던 홍익대학교 가람홀, 2시간동안 대학생들과 패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박원순 시장이 450명의 대학생 앞에서 정중히 사과를 했다. 시장으로서, 또 기성세대로서, 대학생들의 주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서울에 와서 나도 잘 때가 없어서 독서실에서 3달간 양말도 안 벗은 채 살았다. 그런데 그 때로부터 40년이 지났다. 아직도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은 너무나 죄송한 일이다. 기성세대를 대표해서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의 말을 전하는 동시에 “정책의 방향은 미래에 가 있어야 한다. 기성세대가 힘들더라도 미래세대가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는게 중요하다.”며 대학생 주거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시장님 우리 ..

"학생 피가 뜨네요" 헌혈을 못하는 요즘 학생들

'성인남녀 10명 중 6명은 헌혈 자체에 관심이 없다' 지난 27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하지만 무료과자, 화장품, 영화 관람권 등 다양한 혜택이 있는 헌혈을 아는 대학생들에게 헌혈은 관심의 대상이다. 하지만 이런 혜택을 기대하고 간 대학생들에게 '오늘은 안되겠네요' 라고 말하는 헌혈의 집이 있다. 관심이 있어도 퇴짜 맞은 대학생. 그들이 안 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학생 피가 뜨네요. 오늘은 하기 힘들겠네.' 섬뜩하게 느껴지는 이 말은 대학로에 있는 '헌혈의 집'에서 들은 말이다. 헌혈을 하기 전 문진단계에서 헌혈 희망자의 피를 파란 시약(황산동용액)에 떨어뜨리는데, 이 용액의 비중(12.5g/dL) 보다 혈액의 비중이 낮아 피가 뜨게 되면 헌혈을 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혈액 비중은 성..

자취생의 물가 체감도

어느덧 자취경력 3년차. 김치찌개도 된장찌개도 멋들어지게 끌여 낼 수 있지만, 혼자 먹는 게 무슨 재미겠어. 바쁜 생활로 인해 여전히 나의 단짝은 라면과 계란이다. 그리고 조금 시간 있다 싶으면 스팸을 굽거나 참치와 김치를 함께 볶는다. 가끔은 참치 김치찌개로 해결. 응용작은 참치를 넣은 계란말이나 스크램블로. 계란과 김치, 참치만 있으면 진수성찬은 금방이다. 하지만, 자취생 살아남기가 이렇게 힘들던가. 치솟는 물가는 자취생의 최저생계비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두둥) 자취생의 필수 아이템. 쌀, 계란, 참치, 김치다. 김치는 집에서 가져다 먹는다 치고, 간단하게 가져다 먹을 수 있는 김을 추가하도록 해보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에 계란 후라이 한 조각과 볶은 김치 조금을 넣어 김과 함께 먹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