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전공 (15)

[사설] 대학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야 할 때다

대학에서의 전공과 취업 간의 미스매치에 대한 설문 결과가 발표됐다. 2일 잡코리아에 따르면, 20~30대 구직자 34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문․어학계열 출신 70.3%가 자신의 전공분야가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법정․행정계열(63.8%), 사회과학계열(59.3%) 등 다른 인문사회 전공 대학생들도 전공이 취업에 도움이 되는지의 여부를 부정적으로 봤다. 일반적으로 취업에 유리하다고 알려진 경상계열과 이공학계열의 경우에도 자신의 전공이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비율이 절반을 겨우 넘기는 수준(각각 52.6%, 50.5%)에 그쳤다. 순수학문에 가까운 전공을 가진 대학생들의 취업 문제는 하루 이틀 지적되어 온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이 문제를 알면서도 해결하지 않고, 가만히 놔둠으..

대학교 보충강의는 약속(約束)이다

지난 14일, 숭실대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강의를 듣고 있던 14명의 학생은 교수에게 해명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보충강의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보충강의는 수업시간의 연장으로 학생들에게 좀 더 많은 것을 가르치고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려는 것인데 수업 참여도가 실망스럽다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보강이 진행된 12일은 토요일이라 아르바이트, 대외활동 등 다양한 일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결석한 14명의 학생 중 4명은 농활에, 3명은 아르바이트에, 2명은 봉사활동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충분히 평일에 보강수업을 잡을 수도 있었는데 굳이 보강을 토요일로 잡은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휴일은 한 주를 정리하고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는 날인데 이 ..

대학생 정치성향 - 중도 46.8%, 진보 24.3%, 보수 14.0%

고함20이 실시한 4.11 총선 대학생 여론조사는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2일까지 서울,대구,부산의 대학교에 재학 중인 만19세 이상 대학생 1073명 (서울:614명, 부산:236명, 대구:223명) 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방법은 설문지 응답 형식이었으며, 특정 전공, 특정 연령대에 설문이 몰리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설문조사원이 학교 내 카페나 도서관 등에서 무작위로 설문지를 주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고함20의 설문조사에서는 지지정당 뿐만 아니라, 정치적 성향, 경제 수준, 전공등을 물어보았으며, 그런 요인들이 어떻게 투표와 지지정당을 정하는 데 어떤 형태로 작용하는지 알아보았다. 다만 표본 숫자가 적고, 조사방법에 있어서 면밀하고 구체적이지 않았던만큼 단순 참고용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

학부제가 가져온 부작용, "학부생의 비극"

올해 고3인 민호는 대학으로 고민이다. 많은 대학들이 학부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는데 아직 고3인 민호에게 학부라는 이름은 생소하기만 하다. 민호는 어릴 적부터 영어에 남다른 소질이 있었다. 영어만큼은 모의고사에서 매번 1등급을 맞고 학교에서도 당연 탑이었다. 이런 민호는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으로 택해 깊은 공부를 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가고 싶어 하는 대학에서는 “어문학부”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었다. 담임선생님의 말로는 2학년 때 자신의 전공과를 선택 할 수 있다고 한다. 민호는 고민 끝에 어문학부에 지원하기로 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는 다양한 지식을 요구한다. 그렇기에 배움에 있어 한쪽으로만 기울어진 교육은 지금의 실정에 맞지 않다. 특히 세분화되어진 대학의 학과는 배..

경제학이 무서운 경제학도 이야기

경제학과는 ‘문과 속의 공대’다. 다른 문과생들이 글이나 논문을 읽고 페이퍼를 제출할 때, 경제학도들은 그래프를 그리고 수식을 세우고 문제를 푼다. 들고 다니는 두꺼운 원서 교재에서부터 포스가 남다른 그들은 행동도 특별하다. 수업 전에 강의실 앞에 줄을 서고, 쉬는 시간마다 교수님에게 문제 풀이에 대한 질문 공세를 쏟아 낸다. 보고서 쓸 일은 거의 없되, 그래프를 그리고 수식을 세우고 문제를 풀고 이런 공부를 언제나 잡고 있다. 이쯤 되면, 문과 속의 외계다. 그러나 그곳에도 변종들은 존재했으니, 바로 스스로 경제학에 적응을 못했다고 이야기하는 ‘이름만 경제학도’들이다. 누군가는 스스로를 ‘쩌리 경제학도’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들의 숫자는 생각보다 많다.) 고등학생 때 기대하던 것과 다르게 수학 위주..

영어 강의하는 교수들, "우리도 답답해" <下>

본 기사는 영어 강의하는 교수들, "우리도 답답해" 에서 이어진 기사입니다. Q. 교수님 말씀대로 원어 강의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요. 학교에서 원어 강의를 선호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현주(이하 이) 글로벌 시대에 경쟁력 있는 학생들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명목 아래 추세를 강화시키고 있죠.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소위 말하는 평가와 명성 또한 학교 입장에서는 중요하죠. 모든 학교들이 이러한 추세로 갈 때 우리 학교만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고집을 피우기 어려울 거예요. Q. 그렇다면 학교에서 원어 강의를 선호하는 것이 교수님들께 많은 부담이 되지는 않나요. 이 한국어 수업보다는 확실히 부담이 돼요. 동일한 수업을 준비한다 했을 때 한국어로 한다면 두 시간 준비할 것을 영어로 하면 여섯 시간을 준비해..

영어 강의하는 교수들, "우리도 답답해" <上>

‘대학 원어 강의 열풍’이 논란이 된 지는 오래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각종 매스컴은 꾸준히 대학 원어 강의를 비판하고 나서지만 갈수록 그 열풍은 뜨거워지고 있을 뿐이다. 올해 초 국내 주요 대학들은 대부분 2010년~2012년 3년간 영어강의 비율을 최대 3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이야기했다. 뿐만 아니라 아예 영어 강의를 학칙으로 의무화 해놓은 학교도 늘고 있다. 학칙으로 명시되어 있는 ‘영어전공강의 의무 수강제도’는 내용에 있어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갈수록 많은 대학들이 영어 졸업인증제와 영어전공강의 의무 수강제도를 따르고 있다. 이에 학생들은 여전히 분노한다. 원어 강의는 과목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지고 같이 수강하는 학생들과 영어 실력에 대한 차이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도 적지 않기 ..

박대기 기자는 언론정보학과를 나왔을까?

얼마 전 인터넷 카페에는 ‘흔한 ○○과의 현실’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네티즌들의 흥미를 끌었다. 수많은 시리즈를 양산해낸 이 게시물은 ○○과를 진학하기 전에 배우는 것과 가진 생각들 그리고 과 진학 뒤 현실의 모습으로 구성되어있다. 자신의 이야기인 것 같다고 심한 공감을 내보이는 네티즌이 있었는가 하면 ‘정말 저런 것인가? 몰랐었다’라는 댓글도 있었다. 이러한 그들의 댓글은 각 과의 특성을 잘 알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하는 듯 보였다. 아마 ‘그런 거’ 배우는 거 아니거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 이름을 듣고 그 과의 특성을 판단한다. 심리학과를 예를 들어 말하자면 많은 사람들은 심리학과는 사람과 자신을 알아가는 것에 대해서 배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심리학과는 이과와 더 가까운 학문이다. 심리학..

대한민국에서 인문학은 학문인가?

유럽의 중세 봉건 사회는 농노와 장원, 그리고 기사도로 대표된다. ‘기사와 왕’ 이라는 힘의 논리와 ‘농노와 장원’ 이라는 경제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인 것이다. 따라서 중세 봉건 사회에서 태어나 더 높은 작위를 얻고 더 큰 장원을 지배하기 위해서 발버둥 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조선 시대는 어떠한가? 조선 땅에 태어나 청운의 뜻을 펼치기 위해 과거 시험에 목숨을 걸고 ‘농자천하지대본’을 외치는 것 또한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중세 유럽, 조선 시대와 오늘날이 다른 것이 있다. 그 때는 적어도 인문학이 상식인 시대였다는 것이다. 인문학이 꿈인 시대 오늘날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작위’, ‘청운의 뜻’을 대신할 것은 무엇일까? 안타깝게도 많은 이들이 ‘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말은 사회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