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정새임 (28)

[성희롱, 어디까지 알고 있니?] ② '사회적 성희롱', 그 애매함의 함정

B씨는 취미활동을 하며 알게 된 남자 3명과 여자 2명으로 구성된 무리에 속해있다. 그 중 B씨보다 6살이 많은 남자 C씨는 B씨가 가고 싶어 하는 직무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C씨는 자소서를 봐준다거나 팁을 알려주겠다는 이유로 B씨와 개인적으로 연락을 했다. C씨는 챙겨주고 싶은 동생이라 말했고 C씨에겐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도 있었던 터라 B씨는 이성적 마음이 아닌 인간적인 고마움으로 C씨를 대했다. 그런데 C씨가 평소에도 장난기가 많은 사람이라는 건 알았지만 가끔 도를 지나친 발언과 행동을 하자 B씨는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을 했다. C씨가 장난을 치면서 불필요한 스킨십을 하거나 ‘넌 치마만 입어라, 그게 제일 예쁘다’ 등의 발언을 한 것. 단호하게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얘길 하면 ‘그런..

[데일리칼럼] 박근혜 정부, 이렇게 무리수를 둬도 되나

철도 민영화 반대로 시작한 철도 파업이 2주가 채 지나지 않아 심각한 국면을 맞이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강력한 공권력 행사다. 경찰은 22일 ‘노동운동의 성지’로 여겨지는 민주노총 사무실에 공권력을 투입했다. 이것은 언론이 ‘민주노총 18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 혹은 ‘MB정권도 하지 않았던 노동운동의 심장부를 짓밟았다’고 표현할 정도로 상징적인 일이었다. 문재인 의원이 박근혜 정부의 초강수에 대해 “대화와 협상이 먼저여야지 공권력이 먼저여서는 안 된다. 공권력 투입은 마지막 수단이어야 한다”고 비판한 것처럼 이번 파업기간 동안 철도 노조와 정부 간엔 이렇다 할 생산적인 대화는 전무했다. 국토부는 철도 노조원들의 주장에 대해 ‘민영화가 아니니 어서 파업을 끝내라’는 말만 되풀이 ..

[데일리칼럼] "안녕들 하십니까" 연대가 증명한 20대의 새로운 운동법

"안녕들 하십니까"로 첫 글귀를 시작한 한 대자보는 일주일이 채 되기도 전에 사회 전체를 들썩이게 했다. 전국 각지의 대학생들은 ‘안녕하지 못한’ 대자보를 자신의 학교에 내걸으며 응답했다. 언론도 과열 취재 양상을 보이는 걸로 봐서 정말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다. 흥미로운 현상이다. ‘감성적이다’ 혹은 ‘선동적이다’라는 비판도 있지만 어쨌건 이 대자보로 인해 나타난 현상 자체만 놓고 보면 굉장히 주목할 만하다. 동시에 이 대자보는 기존 청년 운동권의 접근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을 증명했다. 확실히 2013년의 사회운동의 양상은 80년대의 움직임과는 현저하게 다르다. 조직이 개인을 설득하고 끌어들여 더 큰 조직적 움직임을 만드는 것이 80년대 20대 운동의 스타일이라면, 2013년의 20대 운동은 파편화된 개개..

[데일리칼럼] 종교계 시국선언이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난다니

본말이 전도돼도 단단히 전도됐다. 여권이 종교계의 시국선언은 정교분리의 원칙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법이 현실사회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해석의 차이가 생길 여지가 있지만, 이렇게 본말을 뒤집는 해석은 용인의 수준을 넘어선다. 헌법이 엿가락도 아닌데 정치적 상황에 따라 늘였다 줄였다 할 순 없다. 정교분리의 원칙이 헌법에 명시된 취지를 되새겨야 한다. 헌법 제 20조 2항엔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서 분리의 주체는 국가와 종교이다. 즉, 국가가 국교를 정하여 종교적 권위를 갖고 타종교를 배척하거나 국민의 인권을 제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종교적 권위와 국가권력이 결합할 때 어떤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유럽의 역사는 똑똑히 보여주..

[데일리칼럼] 언론의 추락, 구조적 변화가 절실하다

얼마 전 의 한 신입기자의 인터뷰가 큰 호응을 얻었다. 신입기자는 고향인 포항을 방문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대선개입 지시’에 관한 돌직구 질문을 던졌는데, 이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퍼지면서 ‘이 시대의 진정한 언론인’이라며 응원을 보내는 댓글이 쏟아진 것이다. 신입 기자에 대한 놀라운 반응은 반대로 기존언론에 대한 냉혹한 비판이기도 하다. 한때 언론인지망생이 가고 싶은 언론사 1순위였던 MBC의 추락은 불과 몇 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국민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언론들이 정부 비판 보도를 축소‧묵인하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다. 이에 대항한 많은 언론인들은 해직 혹은 보직이동을 당한 채 제대로 된 복직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는 다른 언론인에 대한, 국민에 대한 정부의 경고이기도 했..

[언론유감] 장벽을 걷어낼 생각은 안하고 개구멍으로 가라고 한다

기성 언론을 향한 쓴소리, 언론유감 시즌2 ! 수많은 언론들에서 날이면 날마다 다뤄지고 있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들. 20대를 주목하고 다그치고 때로는 힐난하는 기사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요?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20대를 요리하는 키보드 위의 손끝들을 20대의 손으로 처단합니다! 매주 20대, 청년, 대학생 키워드로 보도된 기사들 중 어떤 기사가 왜 나쁜 것인지 조목조목 따져보는 ‘언론유감’ 연재입니다. 이번주 BAD 기사: [광화문에서/박중현]‘정규직-비정규직 틀’ 시간선택제로 깨자 http://news.donga.com/3/all/20131120/59009850/1 앞으로 몇 년간 수만 명의 경력단절 여성, 은퇴자들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얻을 것으로..

[데일리칼럼] 국민참여재판 논란, 사탐공부가 필요한 이들

‘여의도정치’만 정치인 줄 안다. 직업이 ‘정치인’인 본인들만 정치를 하는 줄 안다. 주입식 교육을 받은 사람도 ‘정치’의 개념을 저렇게 한정하진 않는다. 토론교육만 제대로 받았다면 이런 코미디같은 주장은 할 수가 없다. ‘나꼼수’, ‘안도현 시인’ 재판 결과를 두고 새누리당에선 국민참여재판에서 정치적 사건을 배제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배심원들이 야당지지자라고 단정하는 것도 말이 안 되고 문재인 의원이 재판 방청객으로 앉아있어 야당에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일단 모두 차치하고 주장 그 자체만 보더라도 웃긴 말임이 분명하다. 뭐가 웃길까. 일단 ‘정치적 사건’의 개념부터 확실히 하자.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이라면 갈등은 필연적이다. 이해관계가 다르기에 발생하는 갈등이다. 한 쪽이 ..

[데일리칼럼] 민주주의의 '민'자도 모르는 국회의원이라니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진당 파리지부 수십명이 모여서 (촛불시위를) 했다네요. 과연 이들을 대한민국 국민이라 할 수 있을까요?”라고 쓴 데 이어 8일에는 “이번에 파리에서 시위한 사람들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도록 하겠습니다”라며 협박과도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이에 재불한인들은 집회에 참석한 이들 중 통합진보당 당원은 아무도 없었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한 김 의원을 비판했다. 이는 미국 웹모바일 토픽스(Topix)에도 실리며 국제적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 김 의원의 발언엔 민주주의의 ‘민’자도 모른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5천만 명의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의 민주주의 의식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다는 것은 심히 우려스럽..

[데일리 칼럼] 유신시대 옹호? 이석기와 뭐가 다른가

“간첩이 날뛰는 세상보다 차라리 유신시대가 더 좋았다.” 손병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간첩이 날뛰느니 유신시대가 더 좋았단다. 그것도 많은 서민들이 바라는 바라고 했다. 서민들의 생각을 멋대로 대표한 것도 웃기지만 간첩보다 유신시대가 더 낫다는 말은 경악스럽다. 발언의 전후 사정을 따져보면 손 이사장의 가치관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26일 고 박정희 대통령 34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이날 손 이사장은 추도식에 참석해 위와 같은 발언을 했다. ⓒ 연합뉴스 손 이사장은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는 이 말(현 정권에 대한 야권 일부의 ‘유신회귀’ 주장)에 대해 우리 서민들은 ‘간첩이 날뛰는 세상보다 차라리 유신시대가 더 좋았다’고 부르짖는다”고 말했다. 맥락을 따져보건대 손 이사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