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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얼 강박사회]정말로 '나'를 위한 것인지 생각하자

알베르 카뮈의 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정상을 향한 투쟁, 다만 이것만으로도 인간의 마음을 가득 채우기에 충분한 것이다. 우리는 이제 행복한 시지프스를 상상해 보아야 한다.” 시지프스는 신을 기만한 죄로 영원히 산 위에서 바위를 굴리는 형벌을 받았다. 정상에 바위를 놓으면 형벌은 끝나지만 그때마다 바위는 밑으로 굴러가서 다시 위로 밀고 올라가야만 한다. 영원히 굴러가는 쳇바퀴나 다름없다. 그런데 카뮈는 시지프스의 ‘영원한 형벌’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시지프스의 형벌이 ‘정상을 향한 투쟁’이라고 하며 우리에게 ‘행복한 시지프스를 상상하라고 한다. 카뮈는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카뮈는 시지프스가 주체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보았다. 세계의 부조리함을 깨달아, 어떤 목표 및 희망에 얽매이는 게..

[매뉴얼 강박사회] 사람들이 메뉴얼에 집착하는 이유

애매한 것을 정할 때 매뉴얼만큼 확실한 해결책은 없다. 경험자의 말을 듣는 것도 좋지만, 한 사람의 '경험'으로서 이야기를 듣는 것보단 체계화된 '매뉴얼'로서 정보를 접하는 게 더 신뢰가 가기 때문이다. 매뉴얼은 여러 사람들을 통한 검증 과정을 거쳐 왔고 그렇기 때문에 꽤 믿을 만한 정보가 들어 있다. 일종의 ‘권위’를 가졌다. 물론 그 신뢰가 너무 과도해지면 여러 부작용들이 나타날 수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매뉴얼을 필요로 한다. 왜 사람들은 매뉴얼에 이토록 열광하는 걸까. ◆매뉴얼이 각광받는 이유 가장 큰 이유는 반드시 무언가를 제대로 해야만 한다는 강박 때문이다. 이는 곧 과도한 성취욕과 연결될 수 있다. 놀 때도 제대로 놀고, 쉬더라도 제대로 쉬어야 직성이 풀리는 풍조가 나타난 ..

[매뉴얼 강박사회] 대한민국은 지금 메뉴얼 과잉사회

스마트폰 메뉴얼은 사라지는 추세지만 다른 종류의 메뉴얼은 점차 두꺼워지고 있다 사랑하는 것, 친구와 지내는 것, 노는것, 쉬는것 모든 상황에서 메뉴얼을 찾는 사회 어떤 일을 하고 싶어졌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그냥 하고 싶을 뿐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그 일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나름대로 생각한 바가 있고, 봐 온 게 있기 때문에 그거대로만 하면 될 것 같다. 그런데 누군가가 별안간 책 한 권을 툭 던진다. 표지에는 '매뉴얼'이라 쓰여 있다. 그 책을 훑어보니,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설명이 죽 나와 있다. 책에 나온 방법은 애초에 생각했던 거랑 전혀 다르다. 저기에는 저렇게 나오는데, 처음 생각했던 대로 하는 게 맞는 건가? 갑자기 혼란에 빠진다. 매뉴얼은 어떤 행동을 할 때 적절한 절차를 ..

교직원 연금대납 최고액 연세대, 환수계획 전무 外

▲교직원 연금대납 최고액수 연세대, 환수할 계획 전혀 없어 ▲연세대 기숙사 홈페이지에 학생들 신상정보 노출 ▲서울대, 한국사 과목 졸업 필수 과목으로 지정 추진 ▲뇌물수수에 담합, 선거부정까지...학교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한 조폭 ▲서울대 총학생회, ‘적극적 학생’들의 의견을 더 깊이 경청하겠다고 밝혀 교직원 연금대납 최고액수 연세대, 환수할 계획 전혀 없어 사립학교 교직원연금을 등록금으로 대납한 학교 중 최고액수의 대납을 기록한 연세대가 환수 계획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한성대, 동덕여대, 단국대 등 다른 학교들이 줄줄이 구체적인 환수 계획을 밝힌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연세대 측은 교육부로부터 후속조치에 관한 공문을 받고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환수 관련 논의는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

세상은 바뀌었는데...혼자 밥 먹기, 참 어렵습니다

1 처음 대학교에 입학할 무렵, 어쩌다가 ‘아웃사이더’가 되어 혼자 밥을 먹어야 했다. 동기들이 학교 근처 맛집으로 자기들끼리 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홀로 학생식당으로 들어갔다. 예전에도 몇 번 혼자 먹어본 적은 있었지만, 그때마다 항상 나에게로 집중되는 것만 같은 주위의 시선을 견디지 못해 늘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북적이는 학생식당은 혼자 밥 먹기엔 가혹한 환경이었다. 괜히 신경이 쓰였다. 복학하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동기들과 시간표를 맞출 수가 없어 혼자 먹게 되었다. 나이가 들면 주위 시선에 둔감해질 줄 알았는데 별로 그렇지도 않았다. 절로 밥 먹는 속도가 빨라졌다. 그러다가 나처럼 혼자 밥을 먹는 남자를 발견하면 마음이 다소 놓이곤 했다. 그런데 때로는 그 앞에 ..

왜 성재기의 투신을 부추기고 방관했나

남성연대 성재기 대표의 투신은 마치 퍼포먼스처럼 이루어졌다. 남성연대 성재기 대표가 투신 전날인 지난 25일 홈페이지에 투신 예고 글을 올렸고, 이것이 SNS,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일부에서는 성재기가 지나치게 무모한 짓을 하는 게 아니냐며 우려의 시선을 보이기도 했지만, 상당수의 누리꾼들은 성재기의 투신을 말리기보단 오히려 부추기거나 조롱하는 태도를 보였다. 남성연대를 지지하는 누리꾼들은 전반적으로 성재기의 투신에 힘을 보탰고, 남성연대를 반대하는 누리꾼들은 성 대표가 돈 때문에 쇼를 한다며 성 대표와 남성연대를 싸잡아 조롱했다. 언론매체들도 여기에 동참했다. 성재기가 투신 예고 글을 올렸다, 내일 한강에서 투신할 것이다, 등의 기사를 봇물 터지듯 쏟아냈다. 투신 전날 광풍의..

공무원 부패 척결을 위해 강력한 법안 마련해야

한국의 부패 수준이 다시 뒷걸음질 치는 모양새다. 경제수준은 아시아에서 최상위권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부패 척도는 여전히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홍콩 민간연구소 정치경제리스크컨설턴시(PERC)가 아시아 17개국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기업가 20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패체감도 조사에서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한국은 17개국 중 8위에 머무르며 쑥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중국, 필리핀, 미얀마, 캄보디아 등 전통적인 ‘부패 후진국’들엔 앞서지만,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맹주들에게는 뒤처진 성적을 거두며 체면을 구겼다. 이번 조사결과는 최근 10년 새 나온 부패진단서 가운데 최악의 성적이다. 경제수준이 날로 높아지고 있고 1인당 GDP 역시 2만 달러를 넘어간 상황에서 사회 청렴도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계절학기 등록금

바야흐로 계절학기 시즌이다.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계절학기를 신청한 학생들은 극심한 더위를 뚫고 캠퍼스로 향한다. 16주짜리 과정을 단 4주 만에 마무리하는 속성과정. 힘들지만, 부족한 학점을 채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본래 계절학기는 학점이 너무 좋지 않은 학생들이나 졸업은 해야 하는데 이수학점이 부족한 학생들, 소위 ‘공부 못 하는 학생’들이 듣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복수전공과 전과가 활성화되며 이수학점이 많아지면서, 계절학기를 수강하는 학생들도 점점 늘고 있다. 계절학기 수강인원이 점점 많아지면서 계절학기 등록금은 모든 대학생들에게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학생들에겐 계절학기 등록금이 큰 부담이다. 최근의 등록금 인하 분위기로 인해 각 대학교는 지난 몇 ..

시간강사의 전반적인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

뇌사 상태에 빠졌던 시간강사 김 모 씨가 지난 29일 끝내 숨을 거두었다. 김 씨는 지난 25일 여름계절학기 수업 도중 두통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었고, 그 이후 다시는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해당 학교 측은 김 씨의 사망 원인에 대해 자세한 사항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며 말을 아꼈지만, 주위 교수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김 씨가 상당 기간 동안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왔음을 알 수 있다. 실제 김 씨는 정규학기에도 여러 개의 수업을 담당해 왔고, 방학 때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연구 강의와 학생지도에 신경을 쏟아야만 했다. 김 씨가 과중한 업무 부담에도 불구하고 여러 개의 수업을 떠맡은 이유는 시간강사의 강의료가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올해 4년제 일반대학교의 시간당 강사 강의료는 평균 5만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