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인 19일, 오후 5시 반쯤에 찾아간 노량진에는 의외로 사람이 많았다. 서울이 텅텅 빈 추석 당일에도, 저녁시간이 다가오자 학원이나 독서실에서 공부하던 수험생들이 헐렁한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거리로 나오고 있었다. 세 곳만 열려 있는 컵밥 노점상 앞에는 평소처럼 수험생들로 북적거렸다. 컵밥 먹는 사람들 이어폰을 끼고 혼자서 컵밥을 먹고 있었던 공민준(20·가명)씨는 노량진 고시원에 사는 재수생이다. 집은 천안이지만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고, 눈치가 보여서 내려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에게 추석이란 딱히 별다를 게 없는 날이었다. 오히려 추석에는 상당수의 밥집이 문을 닫는 바람에, 수험생들이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아서 불편하다고 털어놓았다. 컵밥이 맛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그냥 한 끼 때우는 거죠”라며 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