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편견 (9)

무언가를 규정하는 것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이렇게/ 엄마를 씹어 먹어/ 삶아 먹고 구워 먹어/ 눈깔을 파먹어/ 이빨을 다 뽑아버려... 이 시는 시집 ‘솔로 강아지’에 실린 시 ‘학원 가기 싫은 날’이다. 보기에는 씹어먹느냐는 둥 구워 먹는다는 둥 다소 잔인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이 시집은 동시로 초등학생 전 연령이 볼 수 있었으나 전량 폐기처분 되었다. 또 이 시를 쓴 작가도 욕을 먹고 있다. 어린이가 보는 시에 이런 내용을 넣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10살짜리 초등학생 소녀다. ‘솔로 강아지’ 시집은 잔혹 동시라고도 불린다. 이 시집에는 학원 가기 싫은 날 외에도 약 50여 편의 시가 수록되어있다. 이 시를 읽은 네티즌들은 "어디서 호러물을 그리다 오셨나?", "제정신이 아니죠", "저는 아이가 썼다는 게 상상이 ..

산부인과 가기 두려워?

감기가 걸리면 내과나 이비인후과를 가고, 치아에 통증이 느껴지면 치과를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렇듯 신체에 이상 징후가 있을 때 사람들은 진찰과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게 된다. 하지만 특히 여성들이 가기 어려워하는 병원이 있다. 그 병원은 ‘산부인과’다. 여성들을 위한 병원이지만, 일부 여성들은 가기를 망설이며 병원 방문을 미루고 미루다 정말 ‘어쩔 수 없이’가기도 한다. 왜 산부인과가 이 여성들에게 두려운 병원이 되었을까? 의문을 가지면서도 나는 본인이 그 중의 한 명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지만 치료를 위해 산부인과를 가야 한다는 생각에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두려움의 원인들을 몸소 알아보기 위해 산부인과로 가는 발걸음을 나섰다 떨리는 산부인과 첫 방문 산..

페미니즘 문화제 <여성의 삶이 보이는 라디오>

3월 27일, 이화여대 중강당에서 ‘여성들의 삶’을 주제로 문화제가 열렸다. 3월 8일 여성의 날을 기점으로, 평범한 여성들의 삶의 현실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풀어내는 자리였다. 전국학생행진에서 전체 행사를 주관했고, 다양한 학회와 학생회들이 동참했다. 기획에 참여한 송지영(25, 아주대 자치학술공간 대표) 씨는 “여성에 대해 우리가 너무 모르잖아요. 같은 여성인데도 뉴스만 보거나, 사회적 편견에 갇혀 제대로 알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노동자든 학생이든 모든 사람들이 현실에 대해 같이 알고,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문화제는 독특하게 라디오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총 3부의 각 코너는 사연 낭독과 논의, 신청곡의 구성을 취했다. “국민연료 썬연료” 광고가 울려퍼지자 ..

이 안에 우리 있다. 불편한 만화 <만월>

이것은 한 사람에게 일어난 하룻밤 동안의 일을 그린 만화다. 만월이 뜬 밤, 상사의 우편 전달 심부름을 하게 된 에두아르 톨벡은 온갖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 부랑자들에게 쫓기고, 강도 무리에서 도망쳐 나오고, 여자 화물 트럭 운전수에게 봉변을 당할 뻔 하고, 군사 지역 사유지에 잘못 들어가 두들겨 맞는 등 톨벡은 계속 쫓기고 도망친다. 주인공이 겪는 산전수전에도 측은함을 느끼는 독자는 얼마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톨벡은 고약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톨벡은 사회보장국에서 일하는 공무원이다. 그는 이주민을 혐오하고, 여성비하적인 농담을 즐기며, 사회보장 서비스를 신청하러 온 사람들과 길거리의 거지를 무시한다. 반면에 직장 상사나 힘이 센 사람 앞에서는 군말도 못한다. 즉,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 앞에 약한 전형..

[기획] 사투리에 대한 비뚤어진 시선

"뭐하노?" 한글 파일에 입력하면 빨간 밑줄이 그어지는 단어다. 그에 비해 "뭐해?" 이것은 빨간 밑줄이 그어지지 않는다. 뜻은 같지만 다른 언어로 취급된다. 빨간 밑줄이 그어지는 순간 반드시 바르게 고쳐야만 하는 사투리. 우리는 평소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언어임에도 불구하고 표준어가 아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수정을 거쳐야만 한다. 표준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느끼지 못 할 사투리의 불편함을 지방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사투리의 불편함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사투리 사용만으로 판단되는 그 사람의 이미지 사람의 첫인상은 3초 만에 결정된다고 한다. 첫인상이 어떻다 하는 것은 사람에 따라 판단하기 나름이지만 말투와 억양은 사람의 이미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듯..

[기획] 대학생도 몰랐던 대학생들의 이야기

대학생으로 살아가면서 빠지기 쉬운 착각이 두 가지 있다. 첫째, 모든 대학생들은 나랑 비슷한 사람들이겠지 하는 생각. 둘째, 그 와중에 나와 조금 다르게 보이는 사람들은 대학 내의 비주류로 취급해버리는 생각. 둘 다 모두 명백한 착각이다. 300만 명에 이르는 대학생들이 모두 다 같을 리는 만무하며, 원래 사람이 둘이 있으면 둘이 다르고 셋이 있으면 셋이 다른 법 아닌가. 또 피부색이 다르다든가, 나이가 확실히 차이난다든가 하는 눈에 띄게 드러나는 속성만 가지고 누군가를 재단해버린다는 것은 얼마나 우스운 것인가. 실제로 인사 한 마디 나눠본 적 없으면서 ‘이런 애는 이럴 거야, 저런 애는 저럴 거야, 우리랑은 좀 달라’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뒷담화’밖에 되지 않는다. 고함20의 이번 기획 ‘대학생도..

박대기 기자는 언론정보학과를 나왔을까?

얼마 전 인터넷 카페에는 ‘흔한 ○○과의 현실’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네티즌들의 흥미를 끌었다. 수많은 시리즈를 양산해낸 이 게시물은 ○○과를 진학하기 전에 배우는 것과 가진 생각들 그리고 과 진학 뒤 현실의 모습으로 구성되어있다. 자신의 이야기인 것 같다고 심한 공감을 내보이는 네티즌이 있었는가 하면 ‘정말 저런 것인가? 몰랐었다’라는 댓글도 있었다. 이러한 그들의 댓글은 각 과의 특성을 잘 알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하는 듯 보였다. 아마 ‘그런 거’ 배우는 거 아니거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 이름을 듣고 그 과의 특성을 판단한다. 심리학과를 예를 들어 말하자면 많은 사람들은 심리학과는 사람과 자신을 알아가는 것에 대해서 배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심리학과는 이과와 더 가까운 학문이다. 심리학..

고재열 기자에게 바란다

“이번엔 선생님 죄송해요 시리즈~ 대학 졸업하고 첫 부임해서 애들하고 친해지려고 인디안밥 하신 독어샘~ 브레지어끈 풀려서 당황하셨죠? 제가 슬쩍 일부러 그랬어요. 쿄쿄쿄.” 고요한 일요일 아침 (3일 아침) 이었지만 트위터 타임라인은 시끄러웠다. 2일 저녁에 시사인 고재열 기자 (@dogsul)가 트위터에 쓴 위의 글에 대한 격한 반응들이 트위터 유저들 사이에서 오고 갔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비난 일색이었다. 고재열 기자 언팔로우 운동을 하자는 움직임도 생겨났다. 사건의 발단은 고재열 기자가 예능 프로그램 ‘세바퀴’를 보고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누구였냐”는 말을 트위터에 남기면서 시작된다. 사람들의 가지각색의 답변을 받는 도중에 자신도 기억나는 선생님을 이야기 한다면서 쓴 글이었다. 고재열 기자는..

대한민국 대학생이라서 느낀다, 차별

‘차이는 인정한다. 차별엔 도전한다.’ 과거 KTF의 광고 중 육군사관학교의 여생도를 소재로 만들어졌던 캠페인의 카피.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차이는 당연히 인정하는 것이지만, 이를 근거로 사람을 구분 짓고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매우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와 보면 상식은 전혀 다른 곳에 가 있다. 언제나 차이에 대한 인식은 그 대상물을 우열 관계 속으로 편입시키고, 이러한 우열 가름은 차별을 낳는다. KTF의 광고가 가져왔던 센세이션과는 별개로, 이러한 메커니즘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보편적 양태로 자리하고 있다. ▲ 큰 이슈가 되었던 KTF의 광고 '차이는 인정한다 차별엔 도전한다' 편 (출처 : http://blog.naver.com/whlovese?Redirect=Log&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