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한줄서기 (3)

지하철 캠페인은 탑승객 감정과는 무관해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 애플리케이션으로 찾아보니 약속시각에 7분 정도 늦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마음이 초조해진다. 친구에게 미리 연락을 해둘까? 아니, 친구도 늦을지 모르니까 미리 말하지 말자. 이런저런 가능성을 재보고 있는데 자꾸만 뭔가가 머리를 친다. 뒤돌아보니 누군가가 커다란 가방을 휘두르고 있다. 승객이 내리기도 전에 타려하는 사람, 새치기하는 사람, 큰 소리로 전화통화를 하거나 음식을 섭취하는 사람에 대해서 우리는 그에 합당한 비난의 눈길을 가해 왔다. 은근한 요청의 눈길 뿐만 아니라 그들을 '비매너'라고 칭하며 자제를 촉구하는 것도 가능하며 주변 사람들의 공감도 쉽게 받아낼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우리는 서로에게 야기했을지도 모르는 감정 소모를 조금이나마 줄여나가고 있다. ..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두줄서기, 제대로 하고 계십니까?

플랫폼에 서서 초조하게 시계를 바라본다. 벌써 아침 8시 30분이다. 9시에 시작하는 계절학기 1교시 출석체크까지 30분밖에 남지 않았다. 시험성적만큼 출석을 중요하게 생각하시기로 유명한 교수님 수업이기에 지각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 7호선 면목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건대입구에 도착하니 벌써 41분. 43분에 출발하는 2호선 내선순환을 타야만 한양대역에 48분에 도착할 수 있다. 역에서 강의실까지 뛰어가는데 10분이 걸리니까… 반드시, 기필코 2분 안에 2호선 플랫폼까지 가야만 한다. 에스컬레이터를 빨리 타기 위해 면목역에서부터 최단 환승 지점 1-1에 탄 나는 빠르게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좋다. 이제 빨리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오늘도 지각을 면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데 내 앞에 있..

에스컬레이터, 아직도 한 줄서기 하세요?

"에스컬레이터는 러닝머신이 아닙니다. 두 줄로 안전히 탑승하세요." 지하철역, 대형 건물의 에스컬레이터를 타다 보면 종종 발견하는 문구이다. 의아함에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이내 걸어 올라오는 뒷사람의 눈치를 보며 오른쪽으로 옮겨 탄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에스컬레이터에서 ‘한 줄서기’를 해야 한다고 알고 있으며, 실제로도 습관적인 한 줄서기를 실천하고 있다. 에스컬레이터 한 줄서기 문화는 1998년 시작된 한 줄서기 운동을 시초로,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 당시 ‘바쁜 사람에게 공간을 양보하자’, ‘선진국의 예절 문화를 정착하자’라는 취지하에 시작된 한 시민단체의 운동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한 줄서기는 시행 이후 여러 문제점을 야기하였고, 이에 대한 한 줄서기 문화 개선의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