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고함 (141)

시간이 멈춘 그 곳 - '공씨책방' 르포

이곳은 공씨책방이다. 서울 신촌에서 홍대로 넘어가는 언덕길, 중국인 관광객을 노리는 화장품 가게와 신성하게 서있는 교회를 지나치면 수북이 쌓인 헌책들과 LP판이 보인다. 여기에 ‘공씨책방’이라는 간판의 가게가 자리 잡고 있다.이곳은 원래 공진석씨가 ‘대학서점’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했다고 한다. 공 씨는 1977년 월간 논픽션 공모전에 당선될 정도로 유명했고, 경희대 앞과 청계천을 거쳐 광화문에 이르기까지 10여년 넘게 책장사를 했다. 그러던 1990년 7월 어느 날, 공 씨는 여느 때처럼 책을 사고 시내버스로 돌아오는 길에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었다. 그사이 새문안교회 건너편에 있던 책방은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어 철거 위기에 놓였고, 1991년 3월 현재의 창천동 자리로 옮겨왔다. 경이로운 광경,..

[어그로 20] 자리양보 안 하면 '버릇없는' 젊은이?

[어그로: Aggravation(도발)의 속어로 게임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다. 게임 내에서의 도발을 통해 상대방이 자신에게 적의를 갖게 하는 것을 뜻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자극적이거나 논란이 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관심을 끄는 것을 "어그로 끈다"고 지칭한다. 고함20은 어그로 20 연재를 통해, 논란이 될 만한 주제들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론에 정면으로 반하는 목소리도 주저없이 내겠다. 누구도 쉽사리 말 못할 민감한 문제도 과감하게 다루겠다. 악플을 기대한다. 공공장소에서의 자리양보는 ‘동방예의지국’이 갖춰야 할 필수품이 되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젊은 2,30대는 대중교통에서 자리 양보를 하지 않으면 비난받을 위험(?)에 노출된다. '노인(또는 어른)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도..

[고함20 대학평가]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그 강, 대학별 재수강 제도

어느 시점부터 언론이 대학을 평가하고 있다. 언론사 대학평가가 수험생, 학부모에게 영향을 주면서 대학도 언론사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중앙일보가 대학평가로 꽤나 재미를 보자 다른 신문사도 줄지어 대학평가에 뛰어들었다. 고함20도 염치없이 이 축제에 밥숟가락 하나 올리고자 한다. 다만 논문인용지수, 평판, 재정상황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방법을 거부한다. 조금 더 주관적이지만 더 학생친화적인 방법으로 대학을 평가하려 한다. 강의실에선 우리가 평가받는 입장이지만 이젠 우리가 A부터 F학점으로 대학을 평가할 계획이다. 비록 고함20에게 A학점을 받는다고 해도 학보사가 대서특필 한다든가 F학점을 받는다고 해도 ‘훌리건’이 평가항목에 이의를 제기하는 촌극은 없겠지만, 고함20의 대학평가가 많은 사람에게 하나의 일침이..

[곧장토론]카톡을 안 하는 것, 개인의 자유인가? 민폐인가?

넷상에서 벌어지는 키보드 배틀을 현실에서 고함 기자들이 곧장 토론한다. 오늘도 넷상에서는 수많은 키보드 전사들이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전사들이 뛰어다니는 벌판은 정치, 경제, 문화 등 실로 광활합니다. 곧장토론은 키보드 배틀이 벌어지는 다양한 주제 중에서 논란의 여지가 다분하지만, 그 어떤 토론프로그램도 관심을 갖지 않는 주제에 대하여 토론합니다. 곧장토론은 독자의 키보드 배틀을 지향합니다. 카톡을 안 하는 것, 개인의 자유인가? 민폐인가? 오늘은 팀플에서 카톡을 안 하는 사람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카톡이 불러온 가장 큰 혁신은 '단체카톡'이라는 시스템입니다. 1대 1로 주고받던 문자와 달리, 단체카톡은 1대 다수와 대화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단체카톡이 등장하면서 대학교 조별발표엔 단체카톡방을..

박노해 사진전 : 남들과 ‘다른 길’을 걸은 이의 ‘시선’을 보고 싶다면

“우리 인생에는 각자가 진짜로 원하는 무언가가 있다. 분명 나만의 ’다른 길‘이 있다.”고 말하는 박노해 시인의 ‘시선’을 공유할 수 있는 사진전이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다른 길’이라는 타이틀의 사진전에서는 박노해 시인이 지난 14년간 티베트, 인도, 버마, 라오스, 파키스탄에서 만년필과 35mm흑백필름카메라만을 가지고 찍은 사진과 짧은 글들을 함께 보고, 읽고, 느낄 수 있다. 노동운동가, 시인, 사진작가 박 노 해 보통 사진작가라 불리는 사람들이 여는 사진전이지만, 이번 사진전에서는 '시인'이라 불리는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이다. 사실 그는 시인이라 불리기에는 너무 많은 '길'을 걸어왔던 사람이다. 박노해 시인의 본명은 ‘박기평’이다. 박노해라는 이름은 ‘박해받는 노동자의 해방을 위하여..

[기획: 전교조] ② 전교조는 종북인가 - 보수가 전교조를 증오하는 이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가 정부로부터 '노조 아님'을 통보받은지 1달이 지났다. 전교조, 정부, 전문가, 국제단체까지 나서 법리적 문제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사이 법원은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전교조는 당분간 노조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전교조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집행정지 결정이 '법외 노조'결정에 대한 미봉책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전교조는 탄생부터 줄곧 한국 사회와 한국의 교육 문제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어왔기 때문이다. 전교조를 둘러싼 '참교육'과 '이념편향수업'이라는 두 시각 속엔 사회의 다양한 모습이 응축되어 있다. 이번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도 이러한 시각의 연장선상에서 살펴봐야 옳다. 고함20은 전교조를 바라보는데 도움이 될 더 큰 밑그림을 4회에 걸쳐 준비했다. 보수 ..

[언론유감] 요즘 젊은이, 예절교육이 절실하다구요?

기성 언론을 향한 쓴소리, 언론유감 시즌2 ! 수많은 언론들에서 날이면 날마다 다뤄지고 있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들. 20대를 주목하고 다그치고 때로는 힐난하는 기사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요?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20대를 요리하는 키보드 위의 손끝들을 20대의 손으로 처단합니다! 매주 20대, 청년, 대학생 키워드로 보도된 기사들 중 어떤 기사가 왜 나쁜 것인지 조목조목 따져보는 ‘언론유감’ 연재입니다. 이번주 BAD 기사: [함인희칼럼] 스마트폰과 경로석 (세계일보)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3/10/20/20131020002982.html?OutUrl=naver 스마트폰에 몰입 중인 이들을 관찰해보면 개인차는..

11살 어린이가 광화문에서 서명운동을 하는 이유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홀로 광화문에서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교육청과 청와대 앞에서 진행했던 1인시위에 이은 서명운동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이 학생의 사연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학생을 찾아간 날에는 여러 언론에서 취재를 와 있었고, 많은 행인이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었다. 11살 어린이가 이토록 오랜 시간 1인시위와 서명운동을 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왕규진 학생의 주장은 이렇다. 그의 담임교사인 이민아씨는 기독교 교인이다. 그녀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종교를 강요했고, 김왕규진 학생은 이를 거부했다. 이 학생의 아버지는 “학기 초에 가정통신문으로 종교를 조사한 후 기독교와 비기독교 그룹으로 학생을 분리하여 교육했다. 또 점심시간을 이용한 상담을 통해 학생들에게 착한일을 아무리 많이 해도 예..

"Bring the Jikji back to Korea!" 직지반환운동가 리처드 패닝턴씨

직지는 프랑스에 있는 우리나라 문화재다. 원래 이름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으로, 줄여서 직지심체요절 혹은 직지라고 부른다. 직지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이다. 유네스코는 그 가치를 인정하여 2001년 세계기록유산에 직지를 등재했다. 직지는 구한말 프랑스 주한대사였던 빅터 콜린 드 플랑시에게 매입되어 여러 경로를 거쳐 현재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있다. 세계기록유산에까지 등재된 우리나라 문화재가 다른 나라 도서관에 있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직지반환을 위하여 다각도로 노력해왔지만, 현재는 시들한 상태다. 이제 아무도 열정적으로 나서지 않는 일에, 홀로 직지환수를 위해 발 벗고 뛰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 우리나라 국민도 아니다.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