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페미니즘 (23)

서울시의 '여행' 프로젝트, 과연 여성을 행복하게 만들어줄까?

'여행시’ 라고 들어봤나? 세계적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서울특별시의 야심작 프로젝트 ‘여성이 행복한 도시’의 준말이다. 이는 서울특별시가 여성들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3불(불편, 불안, 불쾌)의 요인과 걱정거리를 해결하겠다는 목적으로 시행한 정책이다. 2007년 서울시가 시작한 이후 차츰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중인 정책이다. 여성이 행복한 도시는 세계적으로 대세다. 유럽권 국가들은 오래전부터 복지국가답게 여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시행해 왔고, 많은 도시들이 여성 친화 도시로써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유럽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많은 국가, 도시들이 여성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정책, 프로그램들을 시행 중에 있다. 우리나라의 서울 또한 이러한 흐름에 맞춰 여성의 시각과 경험들이 반영..

슬럿워크(Slut Walk) 운동, 단순한 일탈일까?

벗기는 놈, 벗으려는 놈, 벗자는 놈 얼마 전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에게 발길질을 한 20대 남성이 벌금형에 처해졌다. 물론 병적으로 ‘미니스커트’를 혐오하는 그 남성의 특성상 한 정신병자의 소행으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였지만 유독 네티즌들의 반응은 양분됐다. 당시 논쟁이 일었던 주된 내용은 결국 ‘지하철에서 짧은 치마를 입고 계단을 올라가지 말라’와 ‘짧은 치마를 입건 짧은 바지를 입건 간에 쳐다보지 않으면 그만이다’라는 주장이었다.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자유와 사회적 통념에 기반한 윤리의식을 지키려는 움직임의 충돌, 성(性)상품화와 성(性)상품화를 야기하는 마초이즘을 경멸하는 눈빛들… 쉽게 답이 나오겠는가? ‘개인적 가치관의 문제다’, ‘태초부터 존재한 뿌리깊은 인간 본성의 문제다’, ‘사회적 제도적..

[오늘책방] 오늘 남자라서 너무 행복한 당신에게, <이갈리아의 딸들>

“여자라서 너무 행복해요” 한 때 모 냉장고 광고로 유명해진 한 마디다. 광고 속 여배우는 정말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냉장고를 안고 있었다. 그 후 이 광고는 여성의 성역할을 ‘가정주부’ 로 규정짓는다며 페미니즘 진영의 비판을 받았다. 분명히 냉장고와 ‘여자라서 행복하다’ 는 말이 광고 속에서 연관지어지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럼 여자는 무엇으로 행복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특히 결혼과 출산 후, ‘어머니’로서가 아닌 ‘여성’ 으로서, 여자는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가. 아니, 지금의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자의 행복은 가능한 일이기나 한 것일까. 여기까지 말했을 때, 반문을 제기할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남자에겐 남자로서의 삶이 있고, 또 여자에겐 여자로서의 삶..

페미니즘으로 본 20대의 다른 가능성, 연세대 퀘스쳐닝 인터뷰 ③

앞서 2개의 기사를 통해 퀘스쳐닝에 대한 소개와 페미니즘 비판론자들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퀘스쳐닝의 경은, 화정 씨는 페미니즘이 단순히 여성의 소수성뿐만 아니라 인간 본성 속에 내재된 수많은 보편적 소수자성을 이야기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20대라는 세대는 학생에서 사회인으로 나아가는 과도기 하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는 세대라는 점에서 소수자성을 지닌 세대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20대라는 세대와 페미니즘 사이에는 접점, 교집합이 존재한다고도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사회 구조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20대의 문제들을 바라보는 페미니즘의 관점과 비전은 어떤 모습일까. * 여성주의와 페미니즘은 거의 동의어이지만, 문장의 맥락상 어떤 단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다르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어..

여성주의에게 설득을 요구하지 말라, 연세대 퀘스쳐닝 인터뷰 ②

서글픈 일이지만,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봤을 때 우리 사회, 그리고 학생 사회 내부에서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에 대한 반감은 상당한 수준이다. 페미니즘 운동의 이미지가 사회적으로 여성부, 된장녀 등의 이미지로 치환되면서 온당하지 않은 비난도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온다. 연세대학 내에서 오랫동안 총여학생회를 지켜온 여성주의 총여의 1보 후퇴를 알린 ‘퀘스쳐닝’의 낙선은 대학 내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대학 사회 내의 여성주의에 대한 여러 목소리들을 질문으로 구성해 보았다. 여성주의를 지지하는 입장에서는 답답했을지 모르고, 여성주의를 비판하는 입장에서는 무기가 되었을지 모르는 논리들에 대해서 퀘스쳐닝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 여성주..

낙선 그러나 계속되는 여성주의, 연세대 퀘스쳐닝 인터뷰 ①

작년 11월에 진행된 연세대학교 총여학생회 선거에서는 꽤나 주목할 만한 일이 벌어졌다. 오랜 기간 나름의 정통성을 토대로 총여학생회를 이끌어온 여성주의 계열의 선본 퀘스쳐닝(Questioning)이 낙선한 것이다. 연세대학교의 학생들은 졸업앨범 촬영 시 메이크업 지원 등 여학생 복지 공약과 양성 평등 가치관을 제시한 비여성주의 선본의 손을 들어주었다. 어떻게 보면 연세대 내의 페미니즘 운동이 좌초될 수도 있는 위기의 순간이었다. 그간 대학 내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페미니즘에 대한 편견과 조롱의 시선이 많았던 데다가, ‘총여학생회’라는 기반을 상실함으로써 활동력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로부터도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정작 낙선한 당사자인 ..

부동의 타율 1위 기자, 히아 탐구생활

아무래도 글로 독자들과 소통하는 게 일이다보니, 고함이(고함 기자)들은 댓글 숫자나 조회수 같은 것들에 은근히 항상 신경을 쓴다. 열심히 쓰고 나름대로 기쁜 마음으로 공개한 글들. 악플보다 무서운 건 ‘무플’이다. 고함 내 부동의 타율 1위를 자랑하는 히아는 그런 의미에서 참 부러운 존재다. 사람들에게 주목을 끌만한 아이템을 잘 잡아내고, 쉽게 가질 수 없는 참신한 시각들을 통해 문제를 풀어낸다. 수많은 논쟁거리들에 불을 붙여온 히아가 얼마 전 노르웨이로 떠났다. 앞으로도 고함에 글들을 남길 예정이지만, 1년 동안 함께 회의를 할 수 없는 상황. 그녀가 떠나기 전에 고함이 릴레이인터뷰를 통해 그녀의 못 다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자기소개를 스스로 해주세요. (침묵) 싫어요. 나를 소개하는 한 줄 멘트..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남자 대학생들을 만나다

여성주의라는 단어로 번역되곤 하는 페미니즘은 과연,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것 그대로 ‘여성’만을 위한 학문인가? 대다수의 남성들은 ‘꼴페미’ 운운하면서 마초적 남성성을 거부하고 여성의 권리를 증진시키려는 운동 정도로 여성주의를 이해한다. 하지만 이러한 대세에도 불구하고, 진지하게 여성주의를 공부하고 실천하는 남자 대학생들이 있다. 대체 이들에게 ‘여성주의’란 어떤 의미일까. 어느 더웠던 날 이른 아침, 서울대입구역 주변의 한 카페에서 김정석(서울대 정치학·06학번) 씨와 정수환(서울대 경제학·08학번) 씨를 만났다. 페미니즘을 공부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김정석 : 사실 처음부터 페미니즘을 공부하거나 접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에요. 아무래도 대학생활을 하다 보니까 반 분위기 덕에 처음 접할 ..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

아, 그렇다. 올 것이 왔다. 말 그대로 뜨거운 감자. 분명 필요한 것이긴 한데 여기저기서 비판을 받는, 그래서 당당하게 ‘나 이거 해요!’라고 말하기 잠시 망설여지는 그것. 페미니즘이다. 사람들은, 특히 남성들은 페미니즘을 한다고 하거나, 조금이라도 여성주의적 언사나 행동을 보이면 ‘꼴펨’이라고 비하하기 바쁘다. ‘페미니스트’를 가장하고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비하만 하기에는 이 사회를 위해 너무나도 필요한 것이 페미니즘이다. 페미니즘의 주장이나 사회적 전개 방식이 어떻든, 사회적 소수의 지위를 갖고있는 것이 여성 아니겠는가. 페미니즘 운동은 사회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필요성에 비해 너무나 무분별하게 비판이 가해진다. 우리나라의 페미니즘의 장단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