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론 중에 ‘제3자 효과(Third person effect)’라는 이론이 있다. 제3자 효과란 미디어의 영향력에 대해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하여 이중 잣대를 적용하여 바라보는 것을 말한다. 즉, 미디어의 영향에 쉽게 받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자기 자신은 미디어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간주하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이 유해한 미디어에 대해 잘못되었다는 인식을 할 수 있는 분별력을 가지고 있으며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보지만 일반 대중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판단한다.

그런데 지금 한 기독교 단체에서 이러한 ‘제 3자 효과’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기독교 단체 '레이디가가 공연 반대 페이스북 그룹'이오는 4월 27일 잠실종합경기장에서 열릴 레이디 가가(Lady GaGa)의 내한공연을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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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가가 공연 반대 페이스북 그룹'은 21일 레이디 가가 공연을 철회하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현대자동차 사옥 앞에서 시위를 가졌다. 그들은 레이디 가가의 콘서트가 외설적이고 음란할 뿐만 아니라 살인, 사탄 숭배, 동성애 등을 지지하는 그녀로 인해 한국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연예인들을 모방하는 대중의 특성상 레이디 가가의 콘서트가 한국 사회을 문란하게 만들고, 우울증, 자살을 합리화시키고 부추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레이디 가가 공연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사례까지 덧붙였다. 그들에 따르면 그녀의 공연을 보고 자극 받은 영국의 한 소년은 성전환 수술을 했으며 미국의 한 여성은 자신의 고양이를 살해해 그 피를 뒤집어 써 체포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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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앞서 언급한 제 3자 효과 이론처럼 대중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미디어의 영향에 취약하지 않다. 그만큼 레이디 가가의 영향도 크지 않다. 물론 그녀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스타’이기에 그녀의 팬들에게 주는 영향이 존재함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독단체들이 예시로 들었던 성전환 수술을 한 소년과 고양이를 살해한 여성을 예시로 든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사례에 나온 그들의 행동이 정말로 순전히 레이디 가가 그녀의 영향 때문일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제시한 일부의 사람들만 가지고 레이디 가가의 공연 자체를 하나의 경향으로 일반화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들의 논리를 보강 하려면 다양한 사례들과 요인들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본래 12세 관람가이었던 레이기 가가의 공연은 18세 관람가로 상향됐다. 기독교단체가 우려했던 대중들 중에서 이제 성인들만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성인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나이다. 다 자란 성인이 기독교 단체의 주장에 따라 ‘외설적이고 음란한 공연’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다시 말하지만, 대중이 생각보다 미디어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는 것을 레이디가가의 공연을 반대하는 기독교 단체에서는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선택은 온전히 대중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