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보도의 진실성, 보도가 되기까지의 뒷배경. 또는 사회적 논란이 끊이지 않는 문제에 대해 외면하는 언론에 대한 섭섭함을 끊임없이 가져왔다. 공영 방송은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방송인 만큼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 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시청자들에게 외면당한 공영방송은 뿌리가 흔들리는 나무와 다름없다. 그렇다면 공영 방송의 뿌리를 흔드는 것은 무엇이며, 공영방송이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인가
공영방송? 그의 역할은?
공영방송은 수신료 등을 주재원으로 하여 국가기관으로부터 ‘독립’하여 방송하는 기관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1973년 우리나라 방송공사 설립 이후 KBS와 MBC, EBS가 공영방송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KBS는 1947년 국영방송으로 시작되어 1973년에 한국 방송 공사로 체제를 정비하며 틀을 갖추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 틀을 갖추기 위한 모든 자금은 정부에서 지원되었고, 이름만 바뀌었을 뿐 국영방송의 역할을 해오고 있었다.
언론은 크게 2가지의 핵심기능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기능은 ‘사실 보도’인데 이 기능이 상실된다면 언론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두번째 기능은 모든 권력에 대해 비판하고 감시하는 기능이다. 이 2가지 기능에 충실했을 경우에만 사회적 공론자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기능을 상실했을 경우에는 기득권 세력에 앞잡이가 되어 이른바 PET DOG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여기서 말하는 PET DOG란 말 그대로 애완견을 뜻하는데 언론이 감시와 비판기능을 상실한 체 권력에 애완견이 되어 버린다는 의미이다. 공영방송은 언론의 기능에 충실함은 물론이고 2번째 기능인 모든 권력에 대해 비판하고 감시하는 기능에 더더욱 충실해야 한다.
현재 공영방송 무엇에 영향을 받는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영방송인 KBS는 수신료와 광고로 재원이 충당된다. 앞에서는 공영방송은 수신료가 주재원이라 했는데, 왜 광고가 포함 될까. 수신료가 재정에 차지하는 비율이 적기 때문에 정부 보조나 광고로 재정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 ‘정부 보조나 광고로 재정이 유지되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 보조나 광고가 없어진다면 공영 방송은 흔들리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공영방송사의 재정이 정부와 광고 즉, 정치 권력(정부)나 경제 권력(광고)에 의지하게 되는 비율이 다른 국가의 공영방송사보다 월등히 높음으로 인해 공영방송사가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문제점을 야기시키는 것이다. ( 대표적 공영 방송사인 영국의 BBC 방송사의 경우는 광고방송을 전혀 하지 않으며, 재정의 90%정도가 수신료로 충당 됨.)
정부와 공영방송
우리나라의 방송은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이 혼합된 체제이다. 물론 과거에 KBS가 국영방송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공영방송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공영방송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4대강 사업은 현재 진행 상태나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이 거의 보도 되고 있지 않다. 무엇이 공영방송의 본질을 흐리게 하는 것인가. 단지 방송을 제작하기 위해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 때문이라면 그 이유가 매우 비겁하게 들릴 것이다. 문제는 공영방송의 경영진 임명방식에 있다. 현재 공영방송의 사장과 경영진을 임명하게 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여당과 야당의 비율이 3:2이다. 방송의 메커니즘이 권력에 종속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임명방식은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내사람’ 채워 넣기에 바쁘게 만든다. 야당 ‘측’이사 혹은 여당 ‘측’이사 라는 말이 매체에서 쓰이는데 ‘측’이라니. 공영 방송에도 ‘당’이 있다는 것인가. 이러한 경영진의 임명방식은 공영방송이 정부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도록 만든다. 간부진은 친 정부 세력이 아닐지라도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서 정부의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 대한 비판과 견제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광고와 공영방송
97년도 광고 시장에서는 광고가 100% 판매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IMF 경제위기를 겪은 이후에 60%로 줄어들었고 현재는 대부분 70~80%를 밑돈다고 한다. 현재 광고가 100% 판매될 수 없는 이유는 첫째로 채널의 다양성을 꼽을 수 있고 두번째로는 인터넷의 광고 약진을 꼽을 수 있다. 다양해진 채널과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인터넷 광고 때문에 현재 광고 시장은 매우 위축된 상태이며, 방송사마다 많은 광고를 얻기 위해 ‘광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는 광고 전쟁을 자극적인 예능 편성의 확대로 확인 할 수 있다.
광고시장의 위축은 공영 방송을 공영으로서 멀어지게 할 수 있다. 이제 방송은 광고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묶여있기 때문이다. 위축된 광고시장에서 방송사가 많은 광고를 얻기 위해서는 시청률을 높여야 한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서 방송사는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더 자극적인 내용의 컨텐츠를 생산하게 된다. 이런 광고 전쟁에 공영 방송도 빠질 수 없다. 따라서 광고시장의 위축은 선정적인 컨텐츠를 생산하고 이러한 방송은 공영 방송의 본질과 멀어지게 된다. 컨텐츠의 선정성은 예능 편성의 확대, 다큐멘터리 방영 축소, 시사, 고발 프로그램 폐지 등으로 나타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뉴스의 ‘연성화’이다. MBC 주말뉴스데스크는 친근하게 다가가 국민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겠다는 취지 하에 연성 뉴스를 방송하고 있다. 배우 ‘현빈’이 해병대에 지원했다는 뉴스에 최일구 앵커는 현빈의 본명인 김태평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가 태평해 졌음 좋겠다는 멘트를 했고, 한 기자는 특전사 부대에 찾아가 군인들과 함께 웃통을 벗고 얼음을 깬 계곡에서 같이 훈련 받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아침 뉴스에서는 ‘와글와글’이라는 코너를 통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동영상을 가지고 앵커들이 멘트를 하기도 한다. 이런 뉴스의 연성화는 딱딱하고 어렵다는 기존의 뉴스에 대한 인식을 깨고 친근하게 소통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연성화된 뉴스가 진지한 기사까지 영향을 미쳐 자칫 가볍게 느껴지게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되기도 한다.
컨텐츠의 선정성! 표현의 자유로 바라봐야 할까?
역사를 되돌아 봤을 때, 표현의 자유에 대해 억압받고 많은 제지를 당해서일까? 우리 세대는 '표현의 자유'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것을 강력하게 지지해 왔다. 표현의 자유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고 그것이 상업성과 결합된다면 당연히 컨텐츠는 선정적일 수 밖에 없다. 상업주의는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기 때문에 자유주의 체제 속에서 표현의 자유는 상업성과 결합되어 선정성을 이루게 된다.
표현의 자유는 언론의 자유와 구별되어야 한다. 공영방송은 ‘공영’이라는 이름 안에서 지켜야 할 덕목과 과제가 있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컨텐츠를 생산한다면 이러한 공영방송은 민영방송과 다를 바가 없다. 상업적으로 돌아서버린 공영방송은 공공의 이익이 아닌 상업적 이윤 추구가 목적이 되기 때문에 정치 권력과 경제 권력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고, 그렇다면 비판과 감시 기능은 약해지다가 곧 사라지게 될 것이다. 공영방송은 사회책임형 언론 형태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 자유주의와 권위주의 중간에서 조화롭게 유지하며 기득권 세력을 비판하고 감시해야 하는 의무를 반드시 저버려서는 안 된다. 공영성과 흡입력을 유지한다면, 광고시장에 구애 받지 않고 굳이 선정적인 컨텐츠에 집중하지 않더라도 방송의 문화적, 교육적 기능을 강조하여 국민이 필요로 하는 문화양식을 창출하고 공공의 이익과 취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본래의 목적이자 장점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집단지성은 이성적이기 때문에 공영성과 흡입력을 유지한 방송을 외면하지 않는다. 공영성과 흡입력을 유지하는 것! 이것이 공영방송의 과제이자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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