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20대의 시선/데일리칼럼 (654)

[데일리칼럼] "안녕들 하십니까" 연대가 증명한 20대의 새로운 운동법

"안녕들 하십니까"로 첫 글귀를 시작한 한 대자보는 일주일이 채 되기도 전에 사회 전체를 들썩이게 했다. 전국 각지의 대학생들은 ‘안녕하지 못한’ 대자보를 자신의 학교에 내걸으며 응답했다. 언론도 과열 취재 양상을 보이는 걸로 봐서 정말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다. 흥미로운 현상이다. ‘감성적이다’ 혹은 ‘선동적이다’라는 비판도 있지만 어쨌건 이 대자보로 인해 나타난 현상 자체만 놓고 보면 굉장히 주목할 만하다. 동시에 이 대자보는 기존 청년 운동권의 접근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을 증명했다. 확실히 2013년의 사회운동의 양상은 80년대의 움직임과는 현저하게 다르다. 조직이 개인을 설득하고 끌어들여 더 큰 조직적 움직임을 만드는 것이 80년대 20대 운동의 스타일이라면, 2013년의 20대 운동은 파편화된 개개..

[데일리칼럼] 선 ‘수신료 인상’, 후 ‘공정보도’에 사라진 진정성

또 한 번의 ‘시청료 거부 운동’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 지난 10일 정종기 방통위 국장이 KBS 수신료 인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 측은 수신료 중심의 재원 구조를 통해 공정성과 공익성을 갖춘 질 높은 콘텐츠를 생산해낼 것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도 함께 내세웠다. 지난 11일에는 KBS 9시 뉴스를 통해 ‘한류 열풍을 지속시키기 위한 KBS 월드 채널을 만들 수 있도록 국민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수신료가 인상되면 KBS가 확대 시행할 공정 책무를 내세워 수신료 인상에 동참해줄 것을 ‘구걸’하기도 했다. 수신료 인상 움직임은 당연히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수신료 인상안을 야당 이사회 의원 없이 ‘날치기’ 통과시킨 과정의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수신료를 받는 행위 ..

[데일리칼럼] 대학본부의 학생회 선거 개입, 원천 봉쇄해야

매년 말이면 대학 캠퍼스는 학생회 선거로 떠들썩하다. 후보가 출마하지 않은 대학부터 법적 분쟁이 일어난 대학까지, 다양한 화젯거리를 낳은 2013년도 학생회 선거는 어느덧 마무리되어 간다. 그중에는 학생회의 구성에 대학본부가 개입하는 일도 발생했다. 조직 폭력배가 총학생회를 장악했던 구미대학교와 김천대학교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구미대에서는 총학생회장을 총장이 임명하게 됐고, 김천대에서는 총학생회 구성 자체를 하지 않게 됐다. 이렇듯 학생회 구성에 대놓고 개입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쩨쩨한 방법으로 교묘하게 개입하는 대학도 있다. 중앙대학교에서는 학교본부의 개입으로 인문대 학생회장 선거가 무산됐다. 인문대 학생회장 후보자 김창인씨의 후보자 자격을 학교본부에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징계를 받은 전력이..

[데일리칼럼]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권마저 '불법'이 되어버렸나

철도노조가 파업을 결정했다. 100만인 서명, 정책토론, 국회 청원, 집회까지 이것저것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본 그들의 마지막 선택이 지금의 파업이다. 그런데 현재 철도노조의 파업을 바라보는 일부 여론과 언론, 심지어 문제의 당사자인 국토교통부마저도 '국민 불편'이라는 주제만을 고장 난 스피커처럼 동어 반복하고 있다. 코레일은 "철도노조의 불법파업으로 일부 열차 운행이 중지… 이용에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라고 한껏 정중한 척 입장을 가다듬고 있고, 국토교통부는 철도노조가 "국민의 불편을 담보로 파업에 돌입"했다고 말한다. 그렇다. 실로 불편하다. 화물열차가 줄어 물류유통의 문제는 있을 것으로 예고되지만, 아직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이용객이 열차이용에 문제를 겪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그렇다면 뭐가?..

[데일리칼럼] 정치 싸움 아닌 국민 위한 국회를 바란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4자회담'이 국정원개혁특위 설치에 합의함으로써 4일부터 국회가 정상 가동될 전망이다. 양당은 그간 미뤄져왔던 내년도 예산안을 연내에 처리하기로 했으며, 민생 관련 법안에도 관심을 쏟을 것을 약속했다. 이번 합의가 이루어지기까지 사흘이 걸렸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과연 합의 내용을 양 당이 충분히 이해했는지 의문이 든다. 이제부터라도 민생 관련 법안 통과에 힘을 쏟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미 벌써부터 추후 논의하기로 합의한 듯 보였던 특검 문제에 대해서 벌써부터 말이 불거져나오는 것이 불안하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정치 공방을 보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양 당이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는 점이다. 대선 때부터 예산안 편성에 이르기까지 핵심 이슈가 되고 있는 '경제민주..

[데일리칼럼] 계속되는 인문계열 학과 구조조정, 호갱님이 된 대학생

2013년, 전국의 여러 대학에서 학과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학과는 인문계열이 대다수였다. 경남대 철학과, 동아대 국문학과·문예창작학과, 목원대 독일어문화학과·프랑스문화학과, 배재대 국문학과·독일어문화학과·프랑스어문화학과, 중앙대 비교민속학과·아시아문화학부, 한남대 독일어문학과·철학과 등 열거하기 벅찰 정도로 많은 인문계열 학과가 통폐합됐다. 인문계열 학과의 낮은 취업률이 주요한 원인이었다. 배경에는 취업률을 중심으로 한 교육부의 대학구조조정 정책이 있었다. 이러한 비판이 이어지자, 올 7월 교육부는 대학평가 때 인문계열 학과에 대해선 취업률 지표를 반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문계열 학과 구조조정은 2014년에도 이어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인문계열 학..

[데일리칼럼] 등록금은 왜 오르나요? "영업상 기밀 입니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 대학생의 제 1대 고민, 바로 등록금에 대한 이야기는 중언하고, 부언하고, 첨언하더라도 부족하다. 학자금 대출이라는 ‘간편한’ 제도는 몇 번의 마우스 클릭만으로 대학 계좌에 등록금을 납부할 수 있게 만들었다. 덕분에 평소에 자신이 몇 백만 원에서 몇 천만 원에 육박하는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채, 대학생활을 한다. 그러다 매달 납부하라는 대출금 이자를 확인할 때에 잠시나마 내가 빚쟁이라는 사실을 되새긴다. 대출금 이자가 매년 끝없이 오르는 대학 등록금을 대신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면서. 지난달 대학교육연구소는 1990년과 비교했을 때, 현재 대학 등록금은 4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더라도, 대학 등록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대학교..

[데일리칼럼] 종교계 시국선언이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난다니

본말이 전도돼도 단단히 전도됐다. 여권이 종교계의 시국선언은 정교분리의 원칙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법이 현실사회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해석의 차이가 생길 여지가 있지만, 이렇게 본말을 뒤집는 해석은 용인의 수준을 넘어선다. 헌법이 엿가락도 아닌데 정치적 상황에 따라 늘였다 줄였다 할 순 없다. 정교분리의 원칙이 헌법에 명시된 취지를 되새겨야 한다. 헌법 제 20조 2항엔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서 분리의 주체는 국가와 종교이다. 즉, 국가가 국교를 정하여 종교적 권위를 갖고 타종교를 배척하거나 국민의 인권을 제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종교적 권위와 국가권력이 결합할 때 어떤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유럽의 역사는 똑똑히 보여주..

[데일리칼럼]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관심이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4대악 척결'을 내세운 이후, 적극적으로 가정폭력 근절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실제로는 거의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 '가정폭력 삼진아웃제'를 도입해가며 9월까지 총 90명의 가정폭력 사범을 구속했다는 것이 성과라면 성과지만, 재판이나 실형으로 이어지는 '교훈'이 잇따르지 못하고 가해자의 '반성'에 의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여기에 주변의 무관심까지 더해져 피해자들이 제때 도움을 못받는 일이 빈번하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올 9월 현재 가정폭력 사범 검거건수는 1만 2,94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601건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흔히 가정폭력이라는 말을 들으면 '매맞는 아내'를 떠올리곤 하지만, 요즘 세상에 맞고 사는 것은 아내 뿐만이 아니다.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