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20대의 시선 (1304)

2D 장그래를 배신한 3D 장그래?

정부가 지난해 말에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일명 장그래법)을 발표했다. 그러나 실상 이 법안은 비정규직 사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릴 수 있고 사내하도급을 합법화하도록 명시되어있다. 게다가 성과가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고 기준을 만들어 해고를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서 일각에서는 ‘장그래 죽이기 법’이라고도 부른다. 이 와중에 드라마 '미생'에서 장그래 역할을 맡았던 임시완이 비난의 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장그래 법을 홍보하는 공익광고를 찍었기 때문이다. 현실 속 3D 장그래가 보여준 모습 임시완은 비정규직이 갖는 설움을 사실감 있게 연기했다. 그는 많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실 속 장그래들을 위로하는 발언도 자주 했다. 그래서 장그래법 홍보광고를 찍은 그의 행동에 대해 아쉬운 점도 많고 대중..

뭘 가져 봤어야 달관을 하든지 말든지 하지

나는 글을 써서 먹고 사는 20대다. 누군가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는데, 내가 생각해도 나는 굉장히 운이 좋았다. 청년 논객이라는 이름이 붙어본 적도 없고 크게 유명해져 본 적도 없지만 여러 웹진부터 패션 잡지, 공중파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일해볼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큰돈을 벌고 있는 건 아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계약서 한 장 안 쓴 계약도 있고 돈을 받지 않고 쓰는 경우도 있다. 그나마 5년 차가 된 지금에서야 대학원 연구소에서 일하는 것까지 합쳐 석사과정 학비 겨우 모아 낼 수 있는 정도는 되었다. 거듭 말하지만 나는 운이 좋은 상황에 해당한다. 일산동구 마두동 자택에서 편안한 복장으로 찍었다고 한다. 디자인 관련 재택 아르바이트를 하며 월 80만원을 번다는데 부럽다 ⓒ 조선닷컴 #노..

'뷰티풀 군바리', 군대이야기가 관음이 되는 순간

네이버 웹툰에서 '작가의 말'과 댓글란은 네이트의 베댓과 역할이 같다. ‘선리후감’은 일상이고, 작가들은 늦은 업로드를 사과하거나 무언가를 알린다. 그 자체로 웹툰의 일부인 것이다. 이 '부록' 중 네이버 월요웹툰 ‘뷰티풀 군바리’는 현재 가장 뜨겁다. 여성의 군복무가 의무가 된 세상을 두고 소위 ‘남녀 대립’의 장이 펼쳐진다. 여기에서의 편 가르기는 군복무를 마친 남성들 - 댓글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그렇게 믿어야하는 - 의 삿대질로 시작된다. 남성이 병역의무를 지는것에 고마워하지 않는, 혹은 외모가 뛰어난 여성에게 열폭하는 보이지 않는 어떤 이들을 향한 공격은 사뭇 진지하다. “싸우지 말라”는 작가의 당부는 순진해 보일 정도다. 훈계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댓글러’들은 말할 자격을 스스로 발급한다..

웹툰 ‘외모지상주의’ 외모권력에 대한 욕망

웹툰 ‘외모지상주의’의 핵심 서사는 이렇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형석은 키 작고 뚱뚱하며 왕따를 당한다. 한계치에 다다른 형석은 전학을 통해 현실에서 도피한다. 그리고 판타지가 시작된다. 낮에는 잘생긴 몸, 밤에는 본래의 뚱뚱한 몸. 이들은 한쪽 몸이 잠들면 나머지가 깨는 식으로 교대하게 된다. 판타지적 요소와는 달리 웹툰은 곳곳에서 고등학생의 학교생활에 관한 상투적인 묘사를 보여준다. 이런 묘사를 통해 웹툰 외모지상주의는 네이버 웹툰 기준 금요일 1위를 달리고 있다. 모든 웹툰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웹툰에서 자주 나타나는 자극적 묘사와 관습화되어있는 서사의 결합은 신선하지 못한 방식으로 1위를 차지한다. 좋지 않은 관습이 ‘복합적으로’ 엮여있는 외모지상주의는 ‘클릭’을 얻어내는 데에만 골몰하는 듯하다. ..

‘아싸’와 ‘군기문화’ 그 공포에 대하여

“나? 요새 그냥 아싸 짓하지” 나는 이번 학기에 복학했다. 비슷한 시기에 복학한 몇몇 친구들에게 근황을 묻노라면, 한결같이 같은 대답이 나온다. '아싸’는 아웃사이더의 줄임말로 소위 대학생활에서 겉도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왕따와 다른 점이 있다면 굉장히 포괄적인 개념이라는 것. 복학생 중에서는 같이 다닐 친구가 있어도 동아리가 있어도 한결같이 아싸라고 하는 걸 보면, 아싸는 결국 과 생활을 안 하면 아싸인가라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사실 여전히 아싸는 신입생들에게 혼자 밥 먹는, 외로운 이미지가 강하다. ⓒ기안84 1학년 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입학하기 전 고등학교 친구들과는 OT를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부터 고민했고, 가야한다는 의견은 "가야 아싸가 안 된다"거나 "안 가면 선배한테 찍힌..

청년들의 중동 진출은 ‘취업 대박’

“대한민국의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한번 해보세요. 다 어디 갔냐고. 다 중동 갔다고.” 지난달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순방 이후 청와대 무역투자진흥회의 자리에서 한 발언이다. 청년 인력의 중동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다. 게임 규제법, 음란물 단속법과 같이 청년의 미래를 위한 정책을 내놓았던 박 대통령의 청년을 향한 관심을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었다. 일자리 부족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오랜만에 단비 같은 희소식이다. ⓒJtbc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2월 청년 실업률은 11.1%로 2014년 9.1%에 비교해 2%가 오른 수치이다. 일각의 전문가들은 실질 청년 실업률이 약 2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청년들이 눈이 높아 당장 일 할 수 있는 중소기업..

'수지'는 있고 '배수지'는 없었다

열애설이 보도된 후 사람들은 호텔에 주목했다. 고급스러운 객실 사진과 이용료 등이 돌아다녔다. 충분히 자극적인 상상을 유도할 수 있는 게시물이었다. 네티즌이 상상하는 것은 ‘팩트’가 되어 인터넷에서 재생산됐다. 댓글에는 그들의 혼숙에 대해 암묵적인 전제가 깔려있었다. 보도 몇 시간 후 이민호의 가족도 함께 투숙한 사실이 알려졌지만, 그것은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두 사람이 한 호텔에 묵었다’는 진실 아닌 진실만이 남겨졌다. "뉴스는 팩트다", 진짜 팩트 맞을까 연예 부문의 특종 보도 매체로 널리 알려진 디스패치의 모토는 "뉴스는 팩트"다. 그들이 보도하는 열애설은 당사자들이 꼼짝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작성된다. 오랜 시간 따라다닌 기록을 여과 없이 공개하고, 결정적인 증거로 ‘사진’을 남긴다..

대안언론을 위한 김영란법 매뉴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이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공직자 등에 대한 부정청탁과 금품 등의 수수 금지가 골자다. 애초엔 법 적용대상이 국회, 법원, 정부와 정부 출자 공공기관, 공공유관단체, 국공립학교였다가 사립학교와 모든 언론사가 포함됐다. 적용 대상자는 약 300만 명 수준. 우리 사회에 작지 않은 파문을 던질 법안으로 평가받는다. 법 적용 대상의 확대로 인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영란법은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 언론사 종사자, 공립 사립학교 직원과 그들의 배우자를 상대로 한 청탁·접대 문화의 변화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재계에서는 기존의 접대 관행이 바뀌어 소통이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새롭게 규제되는 사항에 맞춘 가이드라인을 준비하..

캠퍼스의 로망 = 연애?

바야흐로 3월, 개강과 함께 새내기들의 대학생활은 시작된다. 아직은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운 만큼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가 크다. 동아리, 대외활동, 장학금 등 여러 가지를 꿈꾸지만 가장 관심사 중에 하나는 바로 연애일 것이다. 예비 새내기들에게 과학적 근거도 없이 널리 회자되는 “대학 가면 연애할 수 있다” 식의 낭설은 학창시절부터 학업의 고난을 잊게 해주는 마약이었다. 그리고 연애에 대한 관심은 새내기만의 것이 아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한 재학생 선배들도 갓 입학한 새내기들에게 눈독을 들이기 마련이다. 이 과정이 계획적인지 우발적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대학가의 환경도 사랑을 부추기는 것 같다. 새로운 만남도 생기는데 날씨도 포근해지고 캠퍼스의 벚꽃이 망울을 틔울 때쯤 귓가에서 노래가 들린다. “봄바람 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