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노동자 (28)

'자랑스런 삼성인상'에 가린 삼성의 부끄러운 일상

지난 9일 삼성은 제 20회 삼성인상 시상식을 열었다. 각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과 모범으로 삼성의 임직원의 본보기가 되는 인재를 격려하기 위한 차원에서 삼성인상을 수여한다고 삼성은 말한다. 수상자로 짐작건대, 삼성이 말한 뛰어난 업적과 임직원의 모범이란 ‘실적’이다. 성공과 이익창출, 그것이 삼성이 ‘삼성인’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작년 최대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 직원이 20명의 수상자 중 11명이나 되며, 이외의 수상자들도 모두 원비 절감, 순익 증가, 시장 확대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했다.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입니다.” 1993년 회장에 취임한 삼성 이건희 회장은 곧바로 다음 해에 삼성의 ‘신경영’을 몸소 실천하는 임직원을 선별하여 삼성..

[데일리칼럼] 전태일 43주기, 그의 외침이 노동자들의 유서로 메아리 되어 돌아왔다

43년 전 어제, 한 청년이 스스로 몸에 불을 질렀다. 자신의 친구들과 근로기준법을 위한 시위를 준비했지만 경찰의 방해로 무산되기 직전이었다. 그는 자신의 몸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붙인 채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죽어갔다. 그의 나이 스물 둘이었다. 그의 이름 전태일. 어제는 그가 세상을 떠난 지 43년째 되는 날이었다. 그날은 어땠을까 생각해보는 과정은 지금의 한국 노동 사회가 처해있는 처절한 현실을 마주 보는 과정이기도 하다.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는 그의 외침이 어디에도 닿지 못한 채 43년째 허공을 맴돌고 있다. 그 사이 여러 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맞서 85호 크레인에 올랐던 김진숙씨가 309일만에 드디어 땅 위를..

삼성 하청 노동자 베트남 소녀가 공장을 그만둔 사연

삼성의 아시아 하청 공장에서 여성 노동자에 대한 착취가 이루어지고 있다. 8월 7일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삼성전자 사례로 본 전자산업 하청 노동권 실태” 토론회에서 삼성의 아시아 하청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 인권 실태에 대한 조명이 이루어졌다. 하청 공장, 여성 차별 지역에 선택적 진출 노동자운동연구소의 이유미 연구원은 “하청 공장의 해외 진출 과정에서 여성 차별 이데올로기가 적극적으로 활용 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폭스콘과 같은 EMS 업체들은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심한 지역에 선택적으로 진출한다”고 설명했다. 여성 노동자에게 저임금을 정당화하기 쉽고 이에 대한 해당 국가의 법적 제재가 약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민주연대의 나현필 사무차장의 “삼성의 아시아 지역 공장 실태”에 대한 연..

[데일리칼럼] '무급인턴 보호법'을 환영하며

8월 1일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국회에 '근로기준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법률안의 제안서에서는 경험 습득을 목적으로 '근로'하는 인턴들이 현행법상 '근로자'로 인정을 받지 못해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을 개선하고자 해당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소위 무급인턴의 활동을 '노동'으로, 무급인턴들을 '노동자'로 인정하고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급인턴 문제는 사회에 적나라하게 드러난 치부였다. 기업만의 문제도 아니다. 희망제작소와 같은 사회적 기업과 인권 단체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서도 무급인턴 또는 차비와 같은 최소한의 경비만을 지급하는 인턴을 모집해왔다. 유엔 국제난민기구나 유네스코와 같은 국제기구에서도 최저임금의 반조차 되지 않는 경비만을 지..

졸업생과 노동자의 동상이몽

2월 중순부터 말까지, 여러 대학에서 학위 수여식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전기 졸업식이 한창 열리게 마련이다. 졸업식은 필참이 아니기 때문에 취업을 하지 못해 사람들과 마주치기가 꺼려져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는 학부생도 있다. 또한 형식적인 졸업장쯤이야 나중에 시간날 때 과사무실로 찾아가서 받아오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참석하지 않는 학부생 역시 존재한다. 10대 시절 때처럼 밀가루로 범벅된 졸업식을 생각하고 졸업식에 왔다면, 사뭇 다른 풍경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2월 26일 화요일, 여느 대학교와 다름없이 충남대학교에서도 전기 졸업식 행사가 진행되었다. 각 단과대 마다 우수 졸업생에게 일종이 훈장이 수여되었고, 졸업식에 임하는 표정만으로도 취업여부를 유추해 볼 수 있을 정도로 극명한 차이를 보이기도 하..

[데일리이슈] 트위터 대나무숲, 웃어넘길 일 아냐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뒷산 대나무 숲에서 이발사가 외친 이 한 마디 때문에 온 나라가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옛날이야기다. 대나무숲이 가상 세계에 자라났다. 지난 11일 ‘출판사 옆 대나무숲’(@bamboo97889)이라는 계정이 생긴 이후, 디자인회사, 통신회사, 광고회사, 이공계 연구실, 방송사, 촬영장 등의 옆에도 대나무숲 계정이 생겨났다. 같은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끼리 비밀번호가 공개된 ‘공용 트위터 계정’을 사용해 업계의 부조리를 폭로하는 것이 ‘대나무숲 트위터’의 핵심이다. 반응은 뜨겁다. 트위터의 확산성은 어김없이 발현됐다. 원조 격인 ‘출판사 옆 대나무숲’의 경우 계정이 생긴지 1주일도 되지 않아 3400명이 넘는 팔로워가 모였고, 2천 개 이상의 트윗이 익명의 사용자들에 의해 작성..

노동자와 연대하는 학생들의 모임, 충남대학교 '청연'

충남대학교 정문 길가에는 오랫동안 계속되어 온 시설관리노동자의 투쟁을 응원하는 현수막들이 마치 그들을 보호하려는 듯 걸려있었다. 시설관리노동자지지 수많은 현수막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다보면, 흰 바탕에 투박한 글씨가 적힌 현수막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힘내세요! 시설관리노동자, 지지합니다 ♡ - 학생지지모임 : 청연’ 노동자, 시위, 파업, 투쟁 등 무언가 노동과 관련되었다고 여겨지는 단어가 들릴 만 하면, 여지없이 고개를 돌리는 학생이 태반인 요즘이다. 이런 대학사회에서‘내가 바로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는 사람이오.’라며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학생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은 왜 현수막까지 걸어가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일까. 노동과 관련된 자신의 생각을 소신 있게 말하고, 생각을 행동으..

홍익대학교, 예술인재의 산실에서 노동 착취의 대명사로?

고함20이 홍익대학교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돌려 '홍익대학교 공공서비스 노조가 농성하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라고 물어본 결과, 무려 83명의 학생들이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단 5명 만이 이들이 농성중인 사실을 알고 있었고 나머지 12명은 단순히 학교 앞에서 농성중인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고 답하였다. 단 5%만이 홍익대학교 공공서비스 노조의 농성 사실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이다. 홍익대학교 관련 노동문제 끊이질 않아 2010년부터 지금 까지, 홍익대학교와 관련된 노동자 문제는 끊이질 않고 있다. 홍익대학교는 2011년 새해 첫날 청소노동자들을 해고하여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그 당시 청소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은 간단했다. 최저임금 보장, 폭언 금지, 식비 지급, 식사공간 제공, 휴가..

“우리도 해를 품고 싶다” 햇빛 못 보는 노동자들의 외침

우리는 때로 소중한 것들의 고마움을 잊고 산다. 공기, 물, 햇빛, 바람처럼 꼭 필요하지만 당연하게 여기는 공유재가 그렇다. 그 중에서도 햇빛은 인간의 정서와 가장 밀접한 요소이다. 일례로 집을 구하러 다녀보면 알 것이다. 똑같은 구조의 집이라도 창문이 있고 없고에 따라 가격 차이가 꽤 난다. 그만큼 창문이 주거환경, 혹은 생활환경에 큰 역할을 한다는 증거다. 그런데 여기, 거의 하루 12시간씩 창문이 없는 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창문이 없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마케팅 상식이다. 창밖의 어둑해진 날을 보고 쇼핑을 급하게 마무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는 창문이 없다. 철저히 소비자들에게 맞춘 전략이다. 그런데 그 안에서 하루 종일 일하는 노동자들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