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노동자 (28)

[데일리이슈] 평범한 청소노동자를 비례 1번으로, 진보신당의 선택

진보신당이 10년 동안 청소노동자로 일 해왔던 김순자 씨(57)를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했다. 민주통합당이 비례 1번으로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 ‘참 신나는 옷’ 대표를 고려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진보신당의 선택이 너무 평범하지 않냐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엔 진보신당이 지지율이 1%대에서 오가는 소수정당에 불과하다는 이유도 있다. 3%의 지지율을 확보해 비례대표 의석을 따내는 게 가장 필요한 입장에선 비례 1번 공천은 가장 중요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진보신당은 김순자 씨를 비례 1번으로 공천하면서 다른 당과의 차별성을 톡톡히 보여주었다. 비례대표 1번은 정당의 얼굴이다. 정당을 개혁할 때 가장 손쉽게 칼을 갖다 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비례 1번이 당이 어떤 정체성을..

감시 단속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을 걱정하는 이유

얼마전 에서는 ‘감정노동자’들에 관한 기획기사가 연재됐다. 슬프고 힘들어도 고객에게는 항상 미소를 지어야하는 그들의 모습에 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볼수 있는 기회였을 것이다. 하지만 감정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우리주변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감단직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감단직 노동자라는 말은 처음 접해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감단직 노동자란 무엇인가?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아파트경비원 등 수위, 물품감시원과 같은 감시적인 업무를 주로하거나, 보일러기사, 아파트 전기기사 등 간혈적으로 노동이 이뤄져 휴게시간이나 대기시간이 많은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말한다. 지난 7일 고용노동부는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 단속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100%적용을 3년 뒤인 2015년 으로 미룬다고 발..

[데일리이슈] 끝이 보이는 한진중공업 사태, 그리고 어느 죽음

외로운, 그러나 외롭지 않았던 싸움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한진중공업 노사 간의 교섭을 통해 정리해고자 94명은 1년 내에 재취업할 권리를 얻고, 2000만원의 생계보조비를 받게 된다. 10일 오후 2시로 예정된 노사합의안 찬반투표의 가결만이 남았다. 9일 모든 일이 끝날 것으로 보였지만 경찰과의 마찰이 역사의 순간을 하루 늦추었다. 그러나 일단 합의안이 통과되면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드디어 35m 높이의 85호 크레인에서 내려와 영도 땅에 발을 디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리해고 철회 없이는 내려오지 않겠다’는 그의 의지가 결국 현실화되는 것이다. 김진숙 위원이 올해 1월 6일 크레인에 올랐으니 계산해보면 겨울부터 봄, 여름, 가을까지 1년을 꼬박 공중에서 보내고서야 이 같은 결과를 얻게 된..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를 보내며

지난 3일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가 지병으로 인해 향년 81세로 별세하였다. 9월 6일 오후, 이소선 여사를 기리는 ‘추모의 밤’ 행사가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주차장에서 '희망은 꺼지지 않는다'를 주제로 열렸다. 이 행사에는 장례위원회 관계자와 시민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의 밤 행사는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앞과 제주도 강정마을 등 전국 6개 장소에서 동시에 열렸다. 이어 7일 오전 8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유가족과 이주호 특임장관, 손학규 민주당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종복 목사의 사회로 발인 예배가 열렸고 이후 혜화동에서 영결식이 있었다. 이날 영결식에는 사회 각계 각층의 조문객들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서 이뤄졌다..

당신의 인생은 얼마입니까? <4천원 인생>

친구들과 커피 체인점에 간다. 아메리카노를 시킨다. 아메리카노의 가격은 3,800원. 우유가 들어 있는 라떼를 시킨다면 4,000원이 훌쩍 넘는다. 한참 동안 홀짝홀짝 커피를 들이켜고 나니 주변이 보이기 시작한다. 저쪽에 투명한 유리문을 닦고 있는 알바생이 보인다. 문득 생각이 번쩍 든다. 4,000원. ‘아, 이 커피 한 잔이 저 친구의 한 시간짜리 노동이겠지….’ 한국사회의 전체 임금 근로자 중 33.8%가 비정규직이다. 그 수치는 꾸준히 올라 50%를 넘어설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갈수록 ‘안전한 일자리’가 사라짐에 따라 사회는 몸살을 앓고 있다. 사측은 최소한의 정규직 직원들 뽑기 위해 애를 쓰는가 하면, 해고된 비정규직들의 노·사간 갈등양상은 더 거칠어졌다. ‘88만 원 세대’라는..

비정규직, 너는 안 될 것 같지?

시급 4,450원짜리 아르바이트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하루에 열 시간씩 일한다고 가정했을 때 5만원이 조금 못되는 돈을 벌 수 있다. 일주일에 5일 일한다고 가정하면 약 25만원, 이렇게 셈하면 한 달에 100만 원 정도의 돈이 계산된다. 방학 동안 풀타임 알바를 해서 100만 원 정도의 돈을 벌어본 적이 있는지? 다행히 집에 여유가 있다면 사고 싶은 노트북이나 디카를 장만 하는 수준일 것이고 집안 사정이 어렵다면 학비는 안 되겠고 다음 학기 용돈에 보태는 정도로 써야 할 것이다. 시급 4,450원, 이 금액은 지난 2월 홍익대 청소노동자 어머님들이 49간의 농성으로 이루어낸 성과이다. 홍익대 노동자들의 파업은 성과를 이루어 냈고, 연대 이대 동국대등을 비롯하여 다른 학교 노동자들에게도 문제제기를 할 수..

어느 노예의 일기

나는 노예다. 새벽 다섯시면 나는 일어난다. 군복(건설 현장에선 값싸고 튼튼한 군복을 많이 입습니다.)을 챙기고 챙이 달린 붕어빵 모자를 쓴다. 안양 중앙 시장 앞에 줄을 선다. 말쑥한 그는 봉고차를 타고 내 앞에 온다. 그리고 손가락질하며 나를 부른다. 그리고 나는 봉고차에 오른다. 일을 할 수 있게 뽑힌 것이다. 시공 중인 현장에 도착했다. 엊그제 김씨는 공사 현장에서 아시바(근골) 설치 중 발이 미끄러져 추락 했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다치거나 죽는 것은 순간이다. 오야지(건설 현장 지도하는 관리자)는 묵묵히 서있었다. 그래도 나는 등골이 휘도록 짐을 날았다. 30여년, 공사판에서 각목 들고 다니는 어깨들과도 부대끼고, 이가 두 개 부러졌다. 그래도 나는 일을 해야 했다. 내가 이 세상에서 할..

레드 콤플렉스에서 자유로운 자, 누구인가

1 서울대 대학원에 다니는 공대생이 한 퀴즈 프로그램에서 내놓은 엉뚱한 답변이 논란거리가 되었다. ‘6.25 전쟁 전후에 각지에서 활동했던 공산 게릴라를 일컫는 말’에 대한 질문에 ‘빨갱이’라는 답변을 내놓은 것. (정답은 ‘빨치산’이었다.) 방송 직후 이러한 그의 답변은 네티즌들의 논란거리, 가십거리가 되었다. 여론의 방향은 ‘서울대 대학원생씩이나 돼서’ 빨갱이와 빨치산도 구분을 못 하냐는 것. 뭐 그래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그 사건이 있기 전까진 빨치산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몰랐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랬고, 아직도 그렇다. 하지만 대중들의 이러한 일반적 무지가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지 않는다. 초, 중학교 9년간이 필수교육이라는 이 시대에, 고등학교, 대학교가 선택..

연세대 비정규직 노동자들, 적극적 요구 통해 평화적 합의

연세대학교 간접 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선전전 ※ 노동자 측 요구로 ‘시위’라는 용어를 ‘선전전’이라는 용어로 대체 사용했습니다. 지난 3월 16일부터 19일까지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앞에서 선전전이 열린 후, 지지부진하던 임금 인상에 대한 협상이 마무리 되었다고 한다. 당초 연세대학교 비정규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위원회 주최로 벌어진 선전전에서는 연세대학교 소속 간접 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문제로 인한 용역 업체(동서기연, 제일휴먼)와의 갈등을 다뤘다. 연세대학교에서 비정규직으로 고용된 노동자들은 현재 최저임금만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용역업체측에 55,000원의 월급 인상과 명절에 받을 수 있는 상여금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 이에 중앙도서관 앞에서 선전전을 연 것이다. 간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