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국 중 24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12년 ‘행복지수(Your Better Life Index)’에서 한국이 기록한 성적이다. 주거, 소득, 직업, 공동체 등 11개 부문으로 나누어 삶의 질을 측정한 결과다. 언론들은 한국이 24위로 하위권에 그쳤다는 사실, OECD 평균에 비해 노동시간이 400시간 이상 많다는 사실에 대해 일제히 보도했다. 외국발 뉴스는 ‘받아쓰기’하는 언론 관행으로 인해 모든 매체가 같은 내용을 분석한 것으로 보인다. ⓒ OECD ⓒ OECD
소위 ‘선진국’들의 모임인 OECD 내에서 24위라면 ‘꽤 괜찮은 성적’으로 분석될 수도 있다. 그러나 OECD가 발표한 자료를 면밀히 분석해 보면, 단순히 평균치를 이용해 산정한 순위보다도 ‘불평등(Inequality)’의 문제가 한국 사회의 ‘삶의 질’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임을 파악할 수 있다. (참고: http://www.oecdbetterlifeindex.org/countries/korea/)
소득 분위를 기준으로 한 불평등 지수뿐 아니라, 성별에 따른 불평등 지수도 특히 직업 분야에서 높았다. 여성의 취업률은 53%에 그쳐 OECD 평균인 59%에 못 미쳤으며, 77%를 기록한 남성 취업률과 격차가 커 성별 불평등 지수가 36개국 중 30위를 기록했다. 6개월 이하의 계약직의 비율을 바탕으로 한 직업 안정성 부문에서는 29.7%의 여성이 직업 불안정 상태에 있어 22.9%의 남성보다 비율이 높았고 이 분야 불평등 지수에서 31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OECD는 직업 안정성을 고용의 질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척도라고 언급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한국의 6개월 이하 계약직 비율은 25.8%로 OECD 국가 평균인 10%에 비해 심각하게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의 삶, 행복을 느끼는 감각에서 ‘상대적 박탈감’이나 ‘불평등’에 대한 인식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렇기에 통계적으로 드러나는 수치들에서 소득 분위와 젠더에 따른 격차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매우 크게 드러나고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심각한 일이다. 객관적 소득의 수준, 교육의 수준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부분에서 한국인들의 ‘행복’을 깎아 먹는 요인들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평등이 어디에서부터 온 것인지, 어떻게 재생산되고 있는지를 면밀히 분석하여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이 정책을 설정하고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 주요한 이 부분을 고려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아 참, 한국인들의 정치에 대한 신뢰는 41%로 OECD 평균인 56%보다 매우 낮았다. 큰 기대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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