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리 알려진 예수님의 말씀에는 비기독교인들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부분이 많이 있다. 그는 가난한 자, 소외된 자를 차별하지 않고 모든 이웃을 사랑한다. 인간 가까이에서 정의와 평화를 구현하고자 하는 분이기도 하다. 모든 이들을 동등하게 포용한다는 그의 뜻도 알려져 있다. 현실에서 이 이야기들은 관념에 근거한, 이상적인 주장으로 들릴수도 있다. 그러나 '보편적 인류애를 추구한다'는 명제는 철학적 측면에서 수긍할 만하고 실현됐으면 하는 말씀들이다. 비기독교인들이 공감하는 이유도 여기에 기인한다. 그러나 지난 7일 서울 신촌에서 개최된 'LGBT 퀴어 퍼레이드'에서 기독교인들이 보여준 모습은 교회의 핵심과 그 정신에 대한 환멸을 불러일으켰다. 퀴어 퍼레이드를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은 퍼레이드 인파 사이를 돌아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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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전문점에서 파는 에스프레소 추출식 커피는 대표적인 ‘된장 품목’ 중의 하나다. 커피 한 잔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두, 우유, 얼음, 컵 등의 원재료 가격 등을 분석해놓고 커피 전문점 업주나 소비자들을 비판하는 기사나 인터넷 게시글을 꽤나 자주 발견하게 된다. 고작 원가가 500원 남짓한 원가의 카페라떼를 3천원이 넘는 가격에 팔아먹는다며, 또 그런 말도 안 되는 가격의 커피를 마시면서 우아한 척 한다며 그들 사이의 사고 파는 행위의 비합리성에 문제를 제기하곤 하는 것이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이러한 비판은 아주 잘못된 인식에 기반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본래 모든 생산과 판매 행위는 ‘이익을 남기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가와 판매가 사이의 격차를 과장하여 부풀리는 식의 이런 원가 ..
이렇게 대단한 총리 후보가 여태껏 있었나 싶다. 병역, 탈세, 부동산투기, 논문표절 같은 인사청문회 단골 기준을 통과하기도 전에 입 하나로 전국을 혼돈에 빠트렸다. 그가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고위공직자 지명 과정에 새로운 기준, 교회에서 친일발언을 한 적이 있는가을 세웠다는 점은 높게 평가하고 싶다. 이쯤에서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왜 이런 사람이 총리 후보로 지명된 것일까? 문창극 후보자는 언론 외길을 걸어온 사람이다. 75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95년 정치부 부장으로 승진했고 논설위원, 논설주간을 거친 후 06년 중앙일보 주필이 됐다. 퇴직 후 이런저런 자리를 거치긴 했지만 석좌교수, 초빙교수 등 명예직이 대부분이다. 일부 언론은 초기부터 이러한 사실을 문제삼아 문창극 후보자가 ..
지난 6월 10일 국방부는 ‘군 복무 학점인정제도’를 내놓았다. 이 제도는 군 복무를 중 일정 활동에 대해 학점을 부여하고, 이를 교양 또는 일반선택 과목의 최대 9학점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국방부는 이 제도를 학업단절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고 군 복무를 사회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내놓았다. '학점인정제도'에 대해 몇몇은 군대에 가지 않는 여성과 일부 남성을 역차별하는 제도라며 이 제도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그 어떤 집단보다 ‘여성’을 향해 쏟아졌다. 그간 군대 관련 논쟁처럼, 이번 학점인정제도 논쟁에서도 하나의 유령 - 성 대결과 여성혐오라는 유령이, 댓글란을 장악했다. 남성 네티즌은 각종 비속어와 혐오의 감정을 담아 여성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이들의 감수성을 체화한 소위 ‘개념..
바로 어제, 몇 군데 남지 않은 '밀양 송전탑 반대' 농성장들이 무차별 철거됐다. 이날 예고 되어있던 행정대집행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경찰 2000여명이 송전탑 저지를 위해 농성중이던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타 지역에서 이를 돕기 위해 온 시민들을 끌어냈다. 쇠사슬을 몸에 묶고, 옷을 벗어던지고 항의했지만 작은 농성장에 넘치는 경찰들에 의해서 쫓겨났다.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폭행과 폭언이 가해졌다. 구조대가 긴급하게 현장에 방문하기도 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포털의 뉴스탭과 SNS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특이하게도 그 대상은 정부나 공권력이 아닌 밀양 시민들이다. 지난 4일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상남도 밀양 시장으로 박일호씨가 당선됐다. 현 밀양시장 엄용수씨..
오는 19일 파주출판도시에서 개관하는 ‘지혜의 숲’이 화제다. 50만권의 장서 수를 자랑하고 별다른 절차 없이 바로 책을 뽑아 읽을 수 있는 ‘완전 개가식’의 형태이며 365일 24시간 개방에 모든 장서가 기증되었다는 점 등 기존의 도서관과 다른 요소가 많아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실험적이고 새로운 형태의 도서관이라고만 여기기에는 우려스러운 점이 많다. ‘지혜의 숲’에는 사서가 없다. 대안으로 ‘권독사’라는 직책을 만들었다. 30여명의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책을 추천해주는 등 이용자들의 도서관 이용을 돕는 역할을 한다. 최근 ‘지혜의 숲’측은 권독사를 추가로 모집하며 ‘일 4시간 이상, 월 4회 이상, 3개월 이상 봉사가 가능해야 할 것’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이 외의 권독사가 되기 위한 ..
2012년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데이트 폭력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간 7,500여 명에 달하는 데이트 폭력 사범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5일 경찰청은 2013년 연인을 살해한 살인사범은 106명이었으며, 5년 평균 살인사범 수는 102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신체적 상해를 입히거나 폭행해 검거된 건수 역시 각각 2570건, 2848건에 달했다고 한다. 데이트 폭력의 법적 정의가 이성애 관계에 한정한다는 것을 되짚어 볼 때, 이는 곧 적어도 매년 7,500여 명의 여성이 데이트 폭력을 경험하고 있으며, 100여 명의 여성이 살해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더 나아가 데이트 폭력은 언어적, 육체적, 성적, 정신적, 경제적 폭력 등 일체를 포괄하는 개념이므로 그 피해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
유병언 검거 대작전이 한창이다. 5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현상금까지 걸렸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1일 “유병언 일가를 비호하는 세력이 있다면 반드시 찾아내 엄벌하겠다”며 유병언 검거를 촉구했다. 유병언이 있다고 알려진 순천에는 현상금을 노린 유병언 헌터들이 몰려왔고, 유병언의 측근들은 줄줄이 잡혀가고 있다. 유병언의 처남도 구속됐다. 유병언과 관련된 인물들을 다 잡아들일 기세다. 뉴스에서는 매일같이 유병언의 뒤를 열심히 쫓는 검찰과 경찰의 모습이 마치 생중계처럼 방송된다. 한때 유병언을 이미 검거했지만, 지방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지방선거 바로 전날 유병언 체포 소식을 공개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돌았다. 하지만 그건 검경을 과대평가한 말이었다. 수사를 시작한 지 50일이 넘었는데도 검경은 여전히..
이번 선거기간, 대구광역시에 현수막 하나가 나붙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후보가 함께 찍힌 사진이 크게 인쇄된 현수막이었다. ‘대통령과 협력하여 대구발전’이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그 현수막은 놀랍게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부겸 후보의 현수막이었다. 현수막뿐만이 아니었다. 공약에서도 여권의 영향이 보였다. 김 후보가 제시한 제1공약은 ‘박정희 컨벤션 센터 건립’이었다.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단연 두드러진다. 새누리당 소속 권영진 후보의 제1공약은 일자리와 관련된 것이었다. 모두가 알고 있듯 대구는 여권의 오랜 텃밭인 영남 지역 가운데서도 가장 ‘친(親)박근혜’ 정서가 강한 곳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이자 오랜 지역구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선거운동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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